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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내홍과 화해의 갈림길, 최경희 총장에게 달렸다"
[대학저널의 눈] 정성민 편집팀장
2016년 08월 01일 (월) 17:08:26
   
 

지난 7월 30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화여자대학교가 등장했다. 보통 수시모집을 앞둔 시점에서 대학명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린다. 기자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화여대 관련 뉴스를 보고 사뭇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이화여대 학생들이 3일째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계획 폐기 요구가 무산되자 농성을 시작했다. 본관 점거 농성에 따라 대학평의원회 소속 교수와 직원 몇 명이 본관에서 나올 수 없는 신세가 됐다.

이에 본관에 있는 교수와 직원들을 밖으로 빼내기 위해 학교 측의 요청으로 1000명 이상의 경찰 병력이 투입됐다. 그 과정에서 경찰과 학생들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화여대 소식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경찰 병력 투입은 곧바로 '과잉진압', '폭력진압' 논란으로 이어졌다.  

경찰 병력의 대학 캠퍼스 투입. 과거 학생운동 시절에는 종종 있었다. 그러나 기자의 기억으로 최근 사례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이번 이화여대의 경찰 병력 투입은 가히 충격적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그것도 국내 최고의 여대이자 대표 명문사학으로 자부하는 이화여대에서 벌어졌을까? 시발점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이하 평단사업)이다. 평단사업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을 한 뒤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도입됐다. 즉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가 평단사업의 목적이다.

이화여대는 평단사업에 선정되면서 고졸 직장인 대상의 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LiFE·Light up Your Future in Ewha) 대학'을 설립하고 뉴미디어산업전공(미디어 콘텐츠 기획·제작)과 웰니스산업전공(건강·영양·패션)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화여대 학생들은 물론 졸업생들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미래라이프 대학 학생들도 수준 이하 교육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계획 폐기 시까지 농성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이화여대는 1일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중단 의사를 시사했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평생교육 단과대학(미래라이프 대학) 설립과 관련한 대학평의원회 등 앞으로 일정을 중단하고 널리 의견을 수렴해 반영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화여대가 평단사업 이전에도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ogram for Industrial needs- Matched Education·PRIME) 사업(이하 프라임사업)을 두고 내홍을 이미 겪었다는 것. 프라임 사업은 대학의 체질을 사회 변화와 산업 수요에 맞도록 개선함으로써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사업이다. 한 마디로 이공계 중심의 대학구조조정사업이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프라임 사업 준비부터 학교 측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을 비판하며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요구했고 "프라임 사업을 강행한 이후 대학의 기초학문이 다른 실용학문과 마구잡이로 융합돼 본질을 잃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볼 때 지금 이화여대는 비록 학교 측이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중단 의사를 밝혔지만 2014년 최경희 총장이 취임한 뒤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평단사업 선정과 경찰 병력 투입 이후 이화여대 교수들도 학생들의 편에 선 것이 이러한 사실을 방증한다. 실제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총장이 경찰력 투입을 직접 요청했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졸속으로 이뤄진 직업대학의 설립을 즉시 철회할 것을 학교 당국에 단호하게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따라서 이화여대가 더 이상 내홍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최 총장이 직접 대화를 통해 학교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왜 교육부 사업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지, 그리고 교육부 사업 선정을 통해 학교가 어떻게 발전할지 등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다면 이해를 시켜야 하고, 학생들의 주장이 정당하다면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학생들도 최 총장에게 원하는 것은 대화다. 오죽했으면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총장님이 직접 나와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에도 총장님은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30일 오후 12시 총장님께서 직접 오시겠다고 연락을 주셨고 학생들은 총장님과 대화를 하겠다고 답변을 했다. 하지만 12시에 도착한 것은 총장님이 아닌 대규모 경찰병력이었다"고 호소했을까!

이화여대는 평단사업과 프라임사업을 비롯해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인 코어사업까지 올해 교육부 주요 대학재정지원사업을 석권했다. 지원금액은 연간 기준 100억 원이 넘는다. 부인할 수 없는 최 총장의 성과다.

하지만 최 총장이 진정으로 자랑해야 할 성과는 '교육부 사업 선정 수와 지원금액'이 아닌 '학교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는 데에 있다. 다행히도 최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소통 부족을 인정하고, 앞으로 충분한 소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부디 최 총장의 말이 진심이기를 바란다. 그래야 이화여대가 더 이상 내홍을 겪지 않고 최 총장을 둘러싼 불신과 불만이 해소될 수 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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