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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다 죽이는 구조개혁”
[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2016년 09월 07일 (수) 16:52:51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언제부터인가 평가만이 대학의 전부인 것처럼 돼버렸습니다.” 얼마 전 취재과정에서 듣게 된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대한 대학직원의 하소연이다. 많은 대학들이 이와 비슷한 문제로 고민이 많다.

최근 들어 지성의 상아탑인 대학에서 지성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평가가 차지하는 세상이 됐다.

지난 5일 교육부는 ‘대학 구조개혁 후속 이행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등급(D·E)을 받은 66개의 정부재정지원대학 가운데 27개 대학과 올해 처음 E등급을 받은 대학까지 총 28개 대학이 부실대학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일부 대학들은 퇴출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들 대학 가운데 일부는 평가 이전부터 각종 비리, 신입생 부족 등의 요인으로 학생들에게 질 낮은 교육을 제공하는 대학이었다. 교육의 미래를 위해 이러한 대학들을 미리 골라냈다는 점에서 대학구조개혁평가 시행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부실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에게는 이 평가가 부담을 넘어 대학 전체를 지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 적합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등급제다. A~E까지 등급을 나눠 서열화를 조장하고 등급 간 정원감축율 격차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D등급부터는 정부재정지원사업과 국가장학금도 제한되기 때문에 등급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각 대학별 특성이나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임교원 확보율, 졸업생 취업률 등 획일적인 기준만 담은 평가기준도 대학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정원 감축에 따른 재정문제 해결방안도 마땅한 것이 없다. 오히려 8년째 등록금이 동결인 상태에서 재정악화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한 교직원은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정부재정지원사업 유치 업무까지 떠맡게 됐다”며 “등록금 동결로 월급은 몇 년째 그대로인데 평가에다 사업유치까지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대학이 사업을 유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과도한 정원감축 정책과 선별적 사업유치 그리고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악화가 대학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교육부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예정된 2018년이 아닌 2017년으로 앞당겨 진행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가만히 앉아서 대학들이 준비해온 서류와 점수만 검토하다보니 현장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 평가 이전에 개선해야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교육부는 평가에서 A~E까지의 등급을 없앨 필요가 있다. 지난해 교육부는 기껏 책정한 등급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예 다음평가부터 정상대학과 부실대학으로만 분류하고 감축비율만 대학별로 조절해주는 편이 낫다. 

두 번째는 회생가능성이 전혀 없는 부실대학은 과감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퇴출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올바른 교육을 지향하는 대학들의 불필요한 정원감축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부실대학을 제외한 정상대학들에게는 고른 재정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자 모든 대학이 공통적으로 정원 감축하는 마당에 재정지원은 일부 대학들에게만 사업형태로 제공되는 행위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한 교수는 “10억 원의 사업금을 1개 대학이 아닌 10개 대학이 나눌 경우 그 효과는 전자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등록금 인상의 필요성을 논하고 전 사회적인 공감을 얻기 위한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만 일부 인상되더라도 숨통이 트인다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교육부는 현장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진정 고등교육기관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교육부 스스로 대학을 찾아가 그들의 고충을 듣고 이를 평가나 사업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에게 평가가 아닌 진정 필요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려는 대학들의 심정을 알아줬으면 한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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