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대학뉴스 > 대학일반 | 데스크 칼럼&기자 수첩 | 실시간 교육/대학뉴스
     
"출신학교 차별 근절돼야"
[기자수첩]편집국 신효송 기자
2016년 11월 04일 (금) 11:46:06
   
 

며칠 전 편집국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한 전문대 졸업생이 자신이 소개된 온라인 기사를 지워달라는 내용이었다. 사연은 이랬다.

해당 졸업생은 한 학원에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어느 날 새로운 학생들이 와서 첫 수업을 가졌는데 다음 주부터 학생들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대학 간판 때문이었다. 해당 학생들의 친구가 자신이 나온 기사를 찾아보곤 ‘이런 사람에게 배우냐’고 비아냥거렸다고 한다. 그것 말고도 기사를 보고서는 기분 나쁘다며 다른 학원을 찾아가는 일도 있었다고 졸업생은 토로했다.

이 졸업생은 재학 당시부터 관련 분야에서 재능을 보인 인물이었다. 유능한 인재가 단지 출신학교 하나 때문에 사회로부터 차별받는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한국 사회에서는 ‘차별’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달린다. 남녀차별, 지역차별. 빈부차별 등등 셀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출신학교 차별’은 수없이 문제점이 논의됐음에도 개선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취업시장에서의 관행 때문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이 기획재정부 지정 공기업 가운데 10곳을 대상으로 입사지원서의 학력 기입란과 출신학교명 기입란의 유무를 조사한 결과, 2015년 당시 10곳 중 무려 7곳에서 출신학교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일부 기업에서는 삭제했으나 여전히 10곳 중 4곳에서는 차별이 이어지고 있다. 사기업 또한 마찬가지.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 채용관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518개 기업 가운데 94%가 학력 기재를 요구했다고 한다. 

취업시장에서의 관행만이 문제가 아니다. 교육의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도 ‘대학간판’과 ‘사’자 직업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혀 있다. 통계청이 지난 6년간 사교육 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사교육비를 과도하게 지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채용 때 출신학교(학벌)를 중시여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채용 관행으로 인해 명문대 진학에 목매고 성공한 자와 성공하지 못한 자를 구분 지으며 차별하기에 이른 것이다.

얼마 전 한 고교교사는 전자공학도가 꿈인 한 제자가 수능 성적이 잘나오자 의대 쪽으로 진출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었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대학서열, 학과서열, 직업서열을 타파하지 않는 이상 ‘진정한 진로’는 개척할 수 없다는 말도 남겼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출신학교 차별행위. 올해 들어 큰 변화가 발생했다. 지난 4월 사교육걱정은 ‘출신학교차별금지법’ 제정 국민운동을 시작했다. 사교육 유발행위, 채용 관행을 없애고 시민들의 학벌의식을 바로 잡기 위해서다.

그리고 지난 9월 6일 더불어민주당 사교육대책 TF가 이에 동의하며 ‘학력·출신학교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사교육걱정 측은 타 당 의원들도 유사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출신학교 차별금지가 되려 명문대생을 차별하는 행위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노력해서 얻은 정당한 대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와 별개로 대학 간판 하나로 사람을 판단하려 하는 사회구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대학은 배움을 추구하는 공간이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4년제는 4년제대로, 전문대학은 전문대학대로 나름의 특장점을 갖고 있다. 학생들이 마음 놓고 꿈꾸던 진로에 발을 들이고 사회에서도 인정받게 하려면 출신학교를 차별하는 의식을 바꿔야 할 것이다.


신효송 기자 shs@dhnews.co.kr
ⓒ 대학저널(http://www.dh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회사소개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규약 준수 광고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주소]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9길65, 906호(가산동 백상스타타워1차) | TEL 02-733-1750 | FAX 02-754-1700
발행인 · 대표이사 우재철 | 편집인 우재철 | 등록번호 서울아01091 | 등록일자 2010년 1월 8일 | 제호 e대학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우재철
Copyright 2009 대학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h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