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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事必歸正)'과 '발본색원(拔本塞源)'
[대학저널의 눈] 정성민 편집팀장
2016년 12월 07일 (수) 11:28:19
   
 

최순실 씨 딸 정유라의 고교 졸업이 취소됐다. 동시에 지원자격 미달로 이화여대 입학 자체도 무효가 된다. 이화여대는 공식 절차를 거쳐 정유라의 입학을 취소할 방침이다. 한때 정유라는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꿈꿨을 터. 그러나 한순간에 '고졸(고등학교 졸업)'도 아닌 '중졸(중학교 졸업)' 신분으로 전락했다. 

'사필귀정'(事必歸正·모든 일은 반드시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정유라는 청담고 3학년 재학 시절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규정상 출석 일수를 지키지 못했다. 141일이 출석인정결석(공결) 처리됐지만 최소 105일의 출석인정결석 근거 공문서가 허위로 드러난 것. 즉 출석인정결석 처리 근거가 된 대한승마협회 협조요청 공문 가운데 62일간 국가대표 합동훈련(2014년 3월 24일~2014년 6월 30일)과 43일간 '2014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훈련(2014년 7월 1일~2014년 9월 24일)이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 

이화여대는 부정한 방법으로 입학했다. 교육부의 특별사안감사 결과 이화여대가 정유라를 체육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할 당시 ▲입학처장이 '금메달을 가져온 학생을 뽑으라'고 말한 점 ▲원서접수 마감일 이후 획득한 금메달이 평가에 반영된 점 ▲상위 순위 학생 성적이 조작된 점 등이 확인됐다. 

결국 정유라의 고교 졸업과 이화여대 입학에 특혜가 작용했다. 그리고 정유라는 고교 졸업 취소와 이화여대 졸업 취소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에 교육계에서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어디 정유라뿐일까? 돈과 권력의 힘을 빌어 학교에서 특별 대우를 받고, 대학에 부정 입학한 사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수능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나갔을까? 한 학생은 "정유라가 비리와 특혜로 이화여대에 갔다니 분노가 치민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발본색원(拔本塞源·근본을 빼내고 원천을 막아 버린다는 뜻)'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학교 학사관리와 대학 입학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부정과 비리가 발견된다면 '뿌리를 뽑겠다'는 심정으로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특히 일선 학교에서의 학생부 관리 실태와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및 특기자전형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 우선 학생부는 조작 사실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상 고등학교 학생부 정정 현황'에 따르면 총 371개 학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 부문 조작 ▲출결상황 조작 ▲수상경력 조작 등 419건의 학생부 조작·오류 사실이 적발됐다. 또한 광주 소재 한 고교에서 교장이 1등급 학생들의 성적 관리를 목적으로 교사들에게 학생부 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었다. 

그러자 교육부는 '학생부 기재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개선방안은 학생부 권한 부여와 입력 주체 명시, 학적 사용 용어 정비, 학생부 기록 방식 변경, 인증 절차 강화, 교원의 책무성 강화 등만 제시했을 뿐 조작 방지와 처벌에 대한 내용은 미흡하다. 예를 들어 학생부 조작 방지를 위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 학생부 조작 사실이 1회라도 발견되면 해당 교사를 교단에서 퇴출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되면 더욱 효과가 클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도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대부분 1단계 서류 심사와 2단계 면접으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3~4배수가 선발되고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자가 가려진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은 일명 '깜깜이 전형'으로 통한다. 교문위 소속 송기석 의원이 초·중·고 학생과 대학생 자녀를 가진 학부모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9.6%가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과 학부모가 합격, 불합격 기준과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전형'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학생부종합전형이 특정 계층이나 대상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

특기자전형의 경우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기자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체육, 과학, 수학, 예술 등 특정 분야 재능이 출중해야 하고 이를 위해 경제적 투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특기자전형은 대학이 얼마든지 선발 종목 또는 분야를 감축하거나, 확대할 수 있다. 이화여대도 정유라를 부정 입학시키기 위해 체육특기자전형 선발에서 기존에 없던 승마 종목을 추가했다.

지금 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하나둘씩 진실이 밝혀지고, '사필귀정'이 실현되고 있어 다행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정말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발본색원'의 심정으로 관련자들을 엄벌하고 재발 방지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정직하게 살아가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민초들에게,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대학 입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미래와 희망이 있다. 국회와 정치권이 탄핵 정국만 주장하지 말고, 국민들이 원하는 '사이다' 정책을 하루속히 내놓기를 바란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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