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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서 인천제일고 교장, "명문대 1~2명 보내는 것보다 많은 학생을 집에서 통학 가능한 대학에 진학시키는 게 더 의미"
[대학저널 특별 인터뷰]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
2017년 03월 27일 (월) 17:41:23

[대학저널 이원지 기자] <대학저널>이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고교 교육의 현장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교육과 대입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합니다. 4월호에서는 이기서 인천제일고등학교 교장과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먼저 <대학저널> 독자들에게 인천제일고등학교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일고는 설립자이신 김계홍 이사장님께서 자수성가하여 모은 전 재산을 투자해 설립한 인문계 고등학교입니다. 지난 입시에서 제일고는 인천지역에서 4년제 대학 진학률로 일반고 5위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평소에 가지고 계신 교육 철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학생들에게 자주 들려주는 얘기가 있는데 ‘꿈을 가꾸며 자신 있게 열심히 살자’입니다. 안타깝지만 요즘 학생들은 남의 손을 너무 많이 탔다고 해야 하나요? 자기 자신만 가지고 있는 고유색깔이 없고 일률적으로 정해진 앞날에 본인을 맞추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꿈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라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꿈은 대입 합격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수시비율이 높아지면서 많은 고교에서 수시전형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인천제일고는 학생들의 수시 합격을 위해 어떻게 지도를 하고 계신지요.

“대입은 수시와 정시로 나뉘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각 전형별로 맞춤형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수시에서 중요한 것은 생활기록부죠.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한 이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내 경시대회만 1년에 40여 회에 이르고 봉사활동도 각각 테마를 가지고 다양하게 계획적으로 진행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공적합성은 물론 다양한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100여 개의 동아리를 개설하여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일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학교에서 수시에 필요한 만큼의 이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정시 합격을 위해서는 어떻게 지도하고 계신가요.

“일반계 고등학교는 대부분 수능에 자신이 없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수시를 겨냥해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나머지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수능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3등급이 제적인원의 40%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명문대 1~2명을 보내는 것보다 많은 학생들을 집에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대학을 보내는 게 더 의미 있다고 봅니다. 3등급은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있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입니다.”

남자학교이다 보니 과목별 수준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맞습니다. 남자학교이다 보니 수학은 괜찮은데 국어와 영어과목이 조금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연중무휴입니다. 수업시간 이외의 시간은 자유롭지만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설득해서 주말에도 학교에 나오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쉬어버리면 공부의 리듬이 깨지기 마련입니다.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고생스럽겠지만 더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주말자율학습을 권하고 있습니다.”

제일고에서 진행하고 있는 특색교육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도덕적 품성을 기르는 인간교육, 선도카드를 통한 민주시민교육, 경제실천교육, 독서교육 등이 있습니다. 인간교육으로는 예정, 삼강오륜, 봉사활동 교육이 진행되고 민주시민교육은 준법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한 교육이 진행됩니다. 경제실천교육은 자립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개교이래 1인 1통장 갖기를 지속적으로 실천해 오고 있으며 독서교육은 독서감상록쓰기와 결합해 독서가 내면화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교육관계자들은 우리나라 교육 현실 중 공교육이 무너지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

“40명 정원 중 극소수의 학생들만 수업에 집중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엎드려 자거나 친구들과 장난치는 모습을 뉴스 등 각종 매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일고는 수업시간에 조는 학생이 없게 하는 것은 당연하고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이 없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30%의 학생만 공부하고 나머지 70%의 학생이 공부하지 않는다면 학급의 분위기는 공부하지 않는 쪽으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70%의 학생이 공부하고 30%의 학생이 공부를 포기한다면 그 학급의 분위기는 공부하는 분위기가 됩니다. 그러면 공부를 포기했던 30%의 학생들도 학급의 분위기를 따라 다시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나라 교육은 대입에 맞춰져 있는데요, 교장선생님께서 보실 때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1970년대 고교 간의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교평준화가 시행됐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정책이 굉장히 좋은 정책이라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대학도 평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사교육부터 많은 입시관련 교육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대학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입시시즌마다 의문이 들었던 것은 대학들이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우리 대학의 지원 이유’를 묻는데 이 질문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수험생들이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설립이념과 교육목표, 비전 등을 꼼꼼히 알아보고 그것에 맞춰서 대학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하지만 수험생에게 학과를 지원한 이유를 물어보는 것은 학생의 변치 않는 소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사추천서를 요구하는 대학들이 있는데 각 학생에 대해 꼼꼼히 기록해 둔 생활기록부가 있는데 교사추천서는 왜 요구하는 지 의문이 듭니다.”

제일고를 이끌어 가시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비전이 있으시다면요.

“요즘 고교생들을 보면 선후배가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급급해 남을 돌아볼 줄 모르고 본인만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선후배 관계가 돈독한 학교, 정을 나눌 줄 아는 학교, 언제든지 찾아가면 만날 수 있는 선생님이 있는 학교, 언제든 다시 찾아오고 싶은 학교. 제일고를 이런 분위기의 학교로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전국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수험생들에게는 공부도, 노는 것도 학교에서 하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주말에도 학교 시간에 맞춰서 생활하길 바랍니다. 학부모님들께는 자녀에게 학교 선생님 말씀을 잘 들으라고 얘기해주시길 바랍니다. 당연한 얘기지만요. 자녀에게 학교와 선생님에 대해서 부정적인 얘기를 한다면 자녀가 학교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기본과 본분을 지키자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길 바랍니다. 학생들의 기본과 본분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니까요.”


이원지 기자 wonji@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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