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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금 폐지' 이면에 있는 사립대학들의 고민"
[기자수첩]편집국 유제민 기자
2017년 11월 10일 (금) 16:28:15

[대학저널 유제민 기자] 요즘 사립대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입학금 폐지'다. 지난 2일 교육부와 사립대학총장협의회 관계자들, 학생 대표단이 모여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체' 1차 회의를 열고, 각자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사립대들도 '입학금 폐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입학금 폐지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만큼 교육부가 입학금 폐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입학금이 폐지되면 학생들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분명 환영할 일이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취업이 힘겨운 현실 속에서 학비 외에 주거비·생활비 걱정도 해야 한다. 정부와 대학이 대학생들 부담 덜어주기에 나선 일은 반갑기까지 하다.

다만 대다수 사립대들은 정부에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대학의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에서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대학 역시 힘겨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여건 완화를 위한 해법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지방 사립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대학가의 속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관계자는 "학생 정원과 등록금이 묶여 있어 재정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경기 불황 때문에 기업들의 후원금도 예전에 비해 줄었다. 재정이 갈수록 나빠진다면 이는 결국 교육의 질 하락으로 연결돼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 말대로 대학들이 경비를 확충할 수 있는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정부재정지원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것도 확실한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 정부재정지원사업은 우수한 평가를 얻은 몇몇 대학만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사업 선정 과정의 공정성을 의심하기도 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학금 폐지 압박을 받으니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정부에서 균형 잡힌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있는 지에 의문이 든다. 더욱이 전체 대학을 뭉뚱그려 보는 시선에는 문제가 많다. 사립대학 중에는 재정적으로 넉넉한 곳도, 그렇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이다. 위의 대학 관계자는 "우리 같은 지방 사립대의 경우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입학금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정부는 이런 부분까지 보지 않는다"며 아쉬운 마음을 나타냈다.

또한 학생들이 힘겨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에는 정부도 책임이 있다. 학생들이 주거 문제로 신음하고, 취업 문제로 좌절하는 것은 정부의 잘못이다. 입학금 폐지를 강요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을 대학에 전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입학금을 둘러싼 이번 사안의 이면에는 '재정 절벽'에 내몰린 대학의 현실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대학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학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또 해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국가 발전을 위한 대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대학이 안정된 여건을 갖췄을 때 좋은 인재가 나올 수 있다. 정부는 대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압박을 지양하고 대학도, 학생도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대학이 재정 위기에서 벗어나 일류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길이다.


유제민 기자 yj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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