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대학뉴스 >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
     
[임병욱 인창고 교장]"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과정과 즐거운 학교생활이 중요"
[대학저널 특별 인터뷰] 고교 교장에게 듣는다
2018년 04월 23일 (월) 15:24:14
   
▲임병욱 인창고 교장

성암 손창원 선생이 민족 갱생과 구국 일념으로 인창의숙 설립…인창중과 인창고로 분리
4년제 대학 진학률, 서울대 합격자 서대문구·은평구·마포구 최상위

…서울일반고모의UN총회 개최
협력교육과정 과학거점학교, 연합형교육과정 등 6개 학교 운영
…전교생 1인 1악기 문화예술교육 실시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소재한 인창고등학교. 역사는 19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암 손창원 선생이 1922년 재단법인 인창의숙을 설립했고 학교명을 인창의숙으로 정했다. 당시 우리 민족은 3·1운동 실패로 비탄과 절망에 빠졌다. 이에 성암 손창원 선생은 민족 갱생과 구국 일념으로 인창의숙을 설립한 것이다. 이후 1953년 인창중과 인창고로 분리됐다.

올해 창학 96주년을 맞은 인창고. 서울 서대문구·은평구·마포구에서 최고 명문 위상을 자랑한다. 5년간(2012년~2016년) 4년제 대학 진학률은 평균 40.26%. 서울 서대문구·은평구·마포구 13개 고교에서 ‘Top’이다. 12년간(2005년~2016년) 서울대 합격자는 총 39명으로 서울 서대문구·은평구·마포구 9개 고교 가운데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 입학사정관제 대비 선도학교(2009년) ▲국회·보훈처 나라사랑 최우수학교 선정(2012년) ▲서울시교육청 과학거점학교 최우수학교 선정(2013년) ▲수능운영유공교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2016년) ▲서울시교육청 수·과학융합영재학급 지정(2016년) ▲서울시교육청 인문사회영재학급 지정(2016년) ▲서울시교육청 역사과제연구 거점학교 지정(2016년) ▲서울일반고모의UN총회 개최(2017년) 등 성과가 화려하다. <대학저널>이 임병욱 인창고 교장을 만나 임 교장의 교육철학과 비전, 인창고의 교육프로그램과 강점 등을 들어봤다.

먼저 <대학저널> 독자들에게 교장 선생님과 인창고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인창고 교장 임병욱입니다. 6년간 교감을 지낸 뒤 올해부터 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인창고는 진학률이 우수하고, 폭력·왕따·일진이 없고, 급식만족도가 96%에 이르고, 교육과정이 다양하고, 1인 1악기 수업과 밴드경연 등 활기가 있고, 선생님들의 열정과 참여가 최고인 학교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평소 갖고 계신 좌우명과 교육철학은 무엇입니까?
“‘己所不慾 勿施於人(기소불욕 물시어인·자신이 싫으면 남도 시키지마라)’이 오랜 행동지침입니다. 특히 교사, 직원, 시간강사, 협력교사를 선발할 때 바른 인상과 선한 행실을 중시합니다. 교육자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인성의 바탕이 중요합니다.”

교직 생활을 하시면서 어떤 업적과 성과들을 이뤄냈다고 자부하십니까?  
“교직 생활 동안 진학과 관련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입학사정관 전문·양성기관 강사, 서울 주요대학 입학사정관 자문위원, 교육부·대교협 입학사정관 정책위원회 위원, 대통령실 교육문화수석실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입학사정관제(현 학생부종합전형) 발전에 공헌했습니다.

관리자가 되면서부터는 다양한 교육과정과 즐거운 학교생활이 학생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에 교육과정 개선과 다양화를 실천, 인창고 내에 6개 학교·학급을 더 만들었습니다. 6개 학교·학급은 모두 법률에 따라 학생부에 기재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인창고는 ▲협력교육과정 과학거점학교 ▲협력교육과정 역사과제연구 거점학교 ▲인문사회영재학급 ▲수·과학융합영재학급 ▲연합형교육과정 ▲인창-경희대후마니타스 주니어칼리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학거점학교와 역사과제연구 거점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합니다. 단위 학교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심화과학과정과 역사과제연구과정을 개설, 인창고와 인근 고교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17학년도에 과학거점학교를 통해 진로체험캠프, 과제연구, 생명과학실험, 화학실험, 물리시험을 제공했고 역사과제연구 거점학교를 통해 체험학습, 과제 연구, 한국사 강의, 역사 특강을 제공했습니다. 인창고는 과학거점학교와 역사과제연구 거점학교를 운영하며 공교육 내실화와 학교교육 신뢰도 제고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영재학급은 영재성 있는 학생을 조기 발굴, 창의력과 탐구사고력이 뛰어난 인재로 육성하는 것입니다. 영재학급 역시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합니다. 인문사회영재학급은 독서와 토론, 영어, 역사, 예술 분야에 대해 대학 학부 수준의 수업을 진행합니다. 수·과학융합영재학급은 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예술 분야의 전공 심화 수업을 진행합니다.

연합형교육과정은 국제경제, 지구과학실험, 사회·문화 과제연구, 3D 모델링으로 구분됩니다. 또한 인창-경희대후마니타스 주니어칼리지는 인창고와 경희대의 고교-대학 연계프로그램입니다. 철학, 문학, 윤리, 문화, 과학, 수학, 작문, 예술, 사회분야 연구활동과 창의융합탐구대회가 진행됩니다.”

말씀하신 6개 학교 · 학급 외에 인창고만이 자랑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인창고는 일반고 최초로 1인 1악기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드럼, 기타, 건반 등 각자 한 가지씩 악기를 정하고 전문교사들로부터 레슨을 받습니다. 특히 수행평가를 통해 우수팀(약 20개팀)을 선발, 연말에 밴드경연대회를 개최합니다. 학생들은 악기를 배우면서 신체와 정신기능을 향상시키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일반고모의UN총회도 인창고가 최초로 개최했습니다. 서울일반고모의UN총회는 2016년 시작된 뒤 2017년 204개교(42명)로 참가 학교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서울일반고모의UN총회 참가 학생 전원에게 수료증이 배부되고 서울일반고모의UN총회 활동 내역은 학생부에 기록됩니다. 우수학생에게는 인창고등학교장상과 세계화교육문화재단 이사장상이 수여됩니다.”

   
 

다양하고 심도 있는 교육과정 운영이 대학 진학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인창고는 교육과정을 다양하고 심도 있게 운영함으로써 서울 최고 지명도와 지원율을 자랑합니다. 인창고 학생의 70%가 서울대 등 대학에 진학합니다. 특히 대입 합격자의 72%가 학생부전형
(교과·종합)으로 진학했습니다. 인창고는 미래교육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충실한 학생주도 수업과 활동의 학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용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를 학교에 빗대면, 좋은 교사들 밑에서 좋은 학생들이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창고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선생님들과 야근하면서 교육프로그램을 설계·검토·제안·시행합니다. 또한 작년에 선생님 한 분이 자율동아리 110개 가운데 7개를 지도하셨습니다. 작년에 수시모집 학생부전형 응시생을 위한 인문, 사회, 자연계팀의 교사 면접지도 시간 합이 500시간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인창고 선생님들이 전국 최고의 용장들이 아닐까요?(웃음)”

우리나라 교육은 대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철학자 루소가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했듯이 교육은 학생들을 올바르게 가르치고,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찾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입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현재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계시며, 우리나라 교육이 발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불과 4년 전에 세계적으로 두 가지 이슈가 터졌습니다. 하나는 2014년 개교한 미국 미네르바스쿨입니다. 미네르바스쿨은 대학 건물도 없이 LA(미국), 베를린(독일),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 서울(한국), 하이데라바드(인도), 런던(영국), 타이베이(대만) 7개국을 순회하며 수업합니다. 미국에서는 지원자 대비 합격률이 명문대의 기준입니다. 미네르바스쿨은 2016년 1.9%의 합격률을 기록했습니다. 하버드대·예일대·스탠퍼드대가 4~6%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이고,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대학으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수업은 더욱 놀랍습니다.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수업 전에 영상강의를 보고, 논문과 교재를 읽은 뒤 토론 수업을 진행합니다. ‘교수는 4분 이상 말할 수 없다’는 규칙도 있습니다. 주입식 강의, 전달실 강의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토론 참여 정도에 따라 학생들의 노트북 위에 빨강·노랑·녹색불이 켜지는데 너무 많이 발표하면 빨강불이 켜지고, 토론 참여도가 적으면 노랑불이 켜집니다. 획일적 교사의 전달수업, 학생 주도가 아닌 교사 위주 수업, 토론이 없는 벙어리 수업, 전국이 동일한 교재로 정답 찾기를 하는 우리나라 인문계 고교 수업에 경종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2014년 일본 문부과학성의 발표 내용입니다. 일본도 우리나라의 수능과 유사한 대학센터시험을 실시하는데 2020년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신 ‘대학입학공통시험’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객관식 시험 1단계를 폐지하고, 지식 활용 능력 측정 시험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수능 EBS 70% 연계를 운운하고 있을 때 미국, 일본, 유럽의 교육패러다임은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가교육회의가 독립적으로 우리나라 교육을 위해 고민하고, 진정성 있는 대안을 마련할지 걱정입니다.”

수능 시험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은 문제은행식으로 출제되고 연중 실시됩니다. 또한 학생들이 무조건 응모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준비됐다고 생각할 때,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됐을 때 응모합니다. 2400점 만점에 1800점, 2000점, 2370점을 받아도 최고점만을 대학에 제공하지 않고, 세 가지 점수를 모두 평가에 반영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했습니다만, 일본의 수능인 대학센터시험이 없어지고 유럽에는 객관식 표준화 시험이 아예 없습니다. 미국의 SAT도 고교 교육과정과 무관한 지능 검사식 시험입니다. 대학입시에서 SAT 점수만을 당락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교교육은 정답 찾기만 가르칩니다. 그래서 토론과 자기 발표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벙어리 고교교육은 빨리 개선돼야 합니다. 이는 대학의 학생선발 방식이 바뀌어야만 가능합니다.”

   
 

최근 대대적인 교육개혁들이 추진되거나 예고되고 있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정부가 성공적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며, 고교 교장 입장에서 정부에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적어도 대입 개혁은 대학만의 손으로 어렵습니다. 이해 당사자의 문제이고 개혁 피해자가 반발하기 때문입니다. 개혁의 생명은 현장성입니다. 고교가 현장이고, 담당자입니다. 현장 정보에 가장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수능 개편, 학종 개편, 학생부 개편, 대입제도 개편 등에 있어 대학의 안을 고교가 따르기만 하는 시대가 지났다고 봅니다. 고교 선생님들이 교육과정, 학생부, 수능의 역할과 기능을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교육부에서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시행합니다. 560억 원 정도의 예산으로 대학을 평가, 지원합니다. 그런데 당사자인 고교에 애당초 묻지도 않습니다. 어느 대학이 어떤 사업으로 고교교육에 기여했는지는 고교 선생님들이 제일 잘 압니다. 고교에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개선되길 희망합니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이미 시행됐고 고교학점제가 예고됐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보통교과 100개 과목, 전문교과 113개 과목을 학생들이 선택·이수한 뒤 졸업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입보다 복잡한 과목을 고교가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은 무엇을 선택, 듣고 진로를 결정할까요?

미국 고교에는 컨설턴트들이 10여 명 이상 모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 최고 공립학교인 스타이브센트 고등학교는 학생이 3297명이지만 학습 컨설턴트 교사가 무려 17명입니다. 과연 전국 2350여 개 고교의 교육과정을 읽고,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가 대학에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정진후 전 의원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2015년 기준 3151명의 입학사정관 가운데 정규직 분포는 고작 2.9%입니다. 정년보장 무기계약직 5.5%를 합쳐도 8.4%입니다. 대부분 정년 미보장 무기계약, 비정규직, 위촉직 신분입니다.

건국대 이미경 박사는 ‘제도 핵심인 평가자에 대한 고려가 매우 미진했다. 오랫동안 객관적 점수평가에 익숙한 우리사회에 시작되는 정성적·종합적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려면 무엇보다 평가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우선돼야 했다. 평가전문가로서 ‘입학사정관’이 대학 내에서 어떠한 지위와 업무를 맡아야 하는지, 이들의 자격 검증이나 신분의 안정성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마스터플랜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평가 공정성과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입학사정관양성 및 교육센터를 건립, 운영해야 합니다. 그리고 고등교육법 2장 2절 제14조(교직원의 구분)의 ‘①총장 또는 학장 ②교수·부교수·조교수 및 강사 ③행정직원 등 직원과 조교를 둔다’ 다음에 ‘입학사정관을 둔다’ 항목도 신설해야 할 것입니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 대학저널(http://www.dh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회사소개 인터넷신문위원회 자율규약 준수 광고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이메일 무단수집 거부
(주)대학저널 | [주소] 08511 서울특별시 금천구 디지털로 9길65, 906호(가산동 백상스타타워1차) | TEL 02-733-1750 | FAX 02-754-1700
발행인 · 대표이사 우재철 | 편집인 우재철 | 등록번호 서울아01091 | 등록일자 2010년 1월 8일 | 제호 e대학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우재철
Copyright 2009 대학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h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