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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제도 개편 설마 '답정너'인가?"
[대학저널의 눈] 정성민 편집팀장
2018년 05월 18일 (금) 09:30:37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답정너'란 용어가 있다.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의 신조어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이하 대입특위) 위원장의 발언을 보고 문득 '답정너'가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교육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학종과 수능 적정 비율을 일률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 "(수시·정시를) 통합했을 때 수능전형·학종전형·교과전형의 칸막이가 허물어지면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나올 수 있다", "수능은 불공정한 시험이다" 등의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이송하면서 ▲선발 방법(수능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적정 비율) ▲선발 시기(수시·정시 통합) ▲수능 평가방법(절대평가 전환, 상대평가 유지, 수능 원점수제)에 대해 중점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 개편 논의를 위해 대입특위와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를 구성했다. 대입특위는 공론화 범위를 설정하고 공론화위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공론화위의 공론화 결과를 바탕으로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마련한다. 공론화위는 공론화 추진 방안을 구체화하고, 공론화 과정을 관리하며, 공론화 결과를 대입특위에 제출한다. 대입특위는 4월부터 5월까지 국민제안 열린마당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공론 범위를 선정한다. 이어 공론화위는 6월부터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일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대입제도 개편안은 '공론화위→대입특위→국가교육회의→교육부' 순서를 거쳐 8월에 최종 확정된다. 그런데 대입제도 개편 권고안을 마련할 대입특위의 위원장이 거침없이 의견을 쏟아냈다. 심지어 '수능은 불공정하다'고 못을 박았다.

수능은 대입제도 개편 논의의 핵심이다. 현재 대입의 문제점이 학생부 중심의 수시모집 확대와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 축소에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결국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을 부정하고, 학생부 중심의 수시모집을 옹호한 셈이다. 그렇다면 대입제도 개편 논의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기존의 추세를 따르면 될 뿐이다.  

물론 국가교육회의의 해명처럼 김 위원장의 발언은 대입특위 공식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대입특위 위원장뿐 아니라 국가교육회의 상근위원도 맡고 있다. 국가교육회의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크다.

따라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어차피 답은 정해져 있는데 여론 수렴도, 공론화 과정도 '쇼'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부는 교육분야에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교육 분야 국정 운영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이 30% 수준에 불과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국민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정부의 말을 신뢰하고, 대입제도 개편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은 ▲수능과 내신 동시 절대평가 ▲수능종합전형 도입 등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생부종합전형 비교과 영역 반영 대폭 축소 ▲수능 전 교과 9등급 절대평가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정시전형 50% 이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저마다 국가 교육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 발언에 따라 '답정너' 논란이 확산되면, 이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라는 말이 있다.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않는다'는 의미다.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으면, 오이를 훔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오해받을 행동이나 발언은 처음부터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입제도 개편 여론수렴 과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기에 김 위원장은 충분히 오해받을 만한 발언을 했다.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할 망정 오해와 논란을 불러오는 발언이나 행동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정성민 기자 js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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