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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흥미로운 학문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소통하는 교사’ 되고 싶어”
[베스트 티처] 한정택 위례한빛고등학교 교사
2019년 02월 22일 (금) 13:35:27

과학 교육의 시작은 ‘관심사’를 발굴하는 것…교사는 학생 의견에 귀 기울여야
젊은 세대의 다양한 가치관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 고질적인 교육문제 해결할 수 있어

   
 

[대학저널 김등대 기자] 2016년에 개교한 신생학교이자 일반계 고등학교인 위례한빛고등학교는 교육체계를 초석부터 만들어가고 있는 학교다. 위례한빛고의 특징은 운영 초기부터 학생들이 스스로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는 ‘자유수강제’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자유로운 학습 분위기와 혁신적인 교육 환경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 학교 융합과학정보부장을 맡고 있는 한정택 교사는 과학 교사로서 2017년 부임해 위례한빛고의 시작을 일궈온 장본인이다. 그는 ‘화학’을 좋아해 과학을 배웠고 남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교사라는 직업을 택했다. 위례한빛고에서 교편을 잡은 후 과학을 흥미롭게 가르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지금까지 크고 작은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대학저널>이 한정택 교사를 만나 위례한빛고 부임 3년차의 감회와 그만의 교육 철학을 들어봤다.

열정으로 가르치는 ‘과학 선생님’
한정택 교사가 부임할 당시의 위례한빛고에는 1·2·3학년이 모두 갖춰져 있지 않았다. 1년에 한 학년씩 교실이 채워졌고 해야 할 업무는 점점 많아졌다. 자칫 학생에게 소홀할 수 있었지만 한 교사를 포함한 위례한빛고의 교사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열정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신생학교 특성상 학교 전반에 걸쳐 해야 할 일이 많았어요. 그래서 주변 선생님들이 지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학교 곳곳에 능력 있는 선생님들이 계셨고 오히려 서로 도움을 주는 분위기에서 열정적으로 일을 하셨어요. 저도 덩달아 힘이 났습니다. 덕분에 아직까지 교사로서의 열정을 잃지 않고 있죠.” 과학 교사인 그는 과학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특히 그가 전공했던 ‘화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그 학문이 가진 매력을 알려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 교사는 항상 학생들이 가진 ‘과학은 추상적이고 고지식하다’는 선입견을 깨려고 노력했다.

어렵지만 재미있는 ‘과학 실험’
학기 초에 학생들이 과학 수업에서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면 언제나 ‘실험’을 언급한다고 한다. 한 교사도 실험이 살아 있는 수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만 실험을 교사가 주도하게 되면 학생들이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해 한 가지 묘수를 떠올렸다. 그가 택한 수업 방식은 학생이 직접 주제를 선택해 이에 대한 실험을 해보고 여기서 얻은 지식을 다른 학생들 앞에서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첫 실험 수업 때 제가 학생들에게 주문했던 것은 ‘관심이 가는 실험 주제 정하기’였습니다. 쉬운 주제를 고르는 학생도 있었지만 자기가 평소 궁금했던 주제를 다른 학생들과 토론을 통해 정하는 학생도 제법 있었습니다. ‘예비 실험, 결과 도출, 다른 학생들에게 설명하기’ 순으로 수업이 이뤄졌는데 제가 가장 눈여겨봤던 대목은 ‘실험 준비’였습니다. 다른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려면 스스로 실험 도구를 챙겨 수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실험 도구를 정말 많이 다루게 되더라고요. 이런 경험이 대학에 가서도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한 교사는 실험 수업이 지금보다 더 자주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 여건 상 실험 수업을 매번 할 수 없으니 한 번 할 때 제대로 배우게 하고 싶었다. 학생들이 예비 실험을 준비할 때는 정규 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빠짐없이 학생들과 함께 했다. 실험이 끝나면 학생들에게 보고서를 쓰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학기 동안 자기가 실험한 주제만큼은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실험 수업에 대한 학생들 반응은 ‘어렵다’였어요. 개념에 대한 선행 학습 없이 주제 하나만 가지고 스스로 실험을 이끌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학습 효과는 꽤 컸다고 봅니다. 학생이 직접 체험한 지식을 다른 학생들에게 전달해야 하니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토론이 활발해지고 질문도 자주 나오거든요. 이 과정에서 깨우친 것들이 학생들 기억에도 많이 남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자신이 원하는 길을 탐색할 때
한 교사는 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할 때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라’라고 조언했다. 자신도 고등학생 때 부모님과 친척들에게 등 떠밀리듯 대학에 진학했고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한참 뒤였다고 한다. 그 탓인지 그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만큼은 진로를 일찍 고민하고 많은 경험을 해보길 권하고 있다. “학생들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부모님이나 주변 친구들에게 휘둘리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 진로를 정할 때도 남이 원하는 미래를 마치 자신이 원하는 미래인 것 마냥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경험했지만 이런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더라도 다시 진로를 고민하고 방황하는 시기를 겪게 되더라고요. 저는 학생들에게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신이 즐겁고 재미를 느껴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해줘요. 학생 때야말로 자기 적성과 진로를 마음껏 찾을 수 있는 얼마 없는 시기라는 말도 빼먹지 않습니다.”

학생부와 수능, 보다 공정한 입시 요소로 개선되길
그는 교사로 근무하며 대학 입시가 교육현장에 미치는 안 좋은 영향을 여러 번 경험했다. 그의 바람은 학생부, 수능 모두 지금보다 더 공정하고 투명한 입시 요소가 될 수 있도록 입시제도가 개선되는 것이다. “학생부를 기록하는 입장에서 보면 학생부가 정말 공평한 입시 요소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결국 학생부는 교사가 기록하기 때문에 어떤 학교인지, 어떤 선생님인지에 따라 학생부의 질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학생의 집안이 얼마나 잘 사느냐에 따라서 학생부가 달라지는 현실도 분명 존재한다고 봅니다. 학생부가 온전히 학생 개인의 적성과 역량만을 판단할 수 있는 입시 요소가 될 수 있도록 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수능 위주 전형 역시 오랫동안 논란이 있어왔고 지금도 교육 현장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나 싶어요. 예를 들어 과학 과목 중 ‘화학’은 수능 점수를 올리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공부하는 학생이 점점 줄고 있어요. 화학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이라도 수능 점수 때문에 화학 공부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 수능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영어나 국사 같은 과목만 절대평가 형태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과목들도 절대평가로 바뀌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나무보다 숲을 보는 공부
한정택 교사는 입시에 매몰된 학생들에게 ‘멀리 볼 것’을 당부했다. 당장의 점수에 연연하는 것보다 한해 농사를 계획하는 농부처럼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고등학생 때는 대학 입시가 큰 관문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 한 개념씩 제대로만 공부해도 1년이면 엄청난 양이 쌓이거든요. 남들보다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부하다보면 쉽게 지치기 마련입니다. 지금보다 나아지겠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시작한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공부를 이어갈 수 있을 겁니다.”


김등대 기자 homm@d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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