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은 생각보다 손목에 부담을 주는 일이 많다. 에어컨 바람에 손목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관절이 예민해지고, 기압과 습도가 크게 변하는 날씨는 힘줄과 주변 조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여기에 장시간 스마트폰을 쥐거나 키보드와 마우스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이 더해지면 손목 통증은 더욱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런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손목건초염’이다. 이는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과 이를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드퀘르벵병’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손목이나 엄지 부위에 찌릿한 통증이 나타나고, 손목 안쪽이 붓거나 물건을 잡고 비트는 동작이 불편해지면서 증상을 자각하게 된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 특히 손가락에 반복적으로 힘이 들어가는 작업을 하는 경우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손목건초염은 날씨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름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고 기압이 낮은 시기에는 관절 주변 조직이 팽창하면서 힘줄과 막 사이의 마찰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염증이 쉽게 발생한다. 냉방기 바람이 손목에 직접 닿을 경우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런 증상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일시적인 불편함으로 넘기는 경우다. 통증이 반복되면 염증이 만성화되고, 힘줄이 유착되거나 손목의 움직임이 제한돼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불편을 줄 수 있다.
손목건초염은 대부분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가 먼저 시행된다. 염증을 줄이는 소염제나 진통제는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며, 전기자극이나 온열요법 등 물리치료는 손목 주변의 긴장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다.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사용해 부종을 가라앉히고, 힘줄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회복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통증이 일상적인 동작을 방해할 정도로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손목건초염 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편에 속한다. 국소마취 후 1cm 내외의 절개를 통해 염증이 심한 건초를 절개하거나, 유착된 조직을 제거해 힘줄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손목건초염은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고착되거나 만성화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관절이 예민해져 작은 자극에도 증상이 쉽게 악화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대부분 호전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오히려 수술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목을 중립 자세로 유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손목을 과하게 꺾거나 비트는 동작은 힘줄에 불필요한 압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반복적인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경우 손목 보호대나 마우스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손목에 통증이 느껴질 때는 냉찜질을 통해 염증 반응을 줄이는 것도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손목 부위에 15~20분 정도 냉찜질을 시행하는 방법이 가장 흔히 권장된다.
손목에 나타나는 가벼운 통증이나 불편함도 방치하면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통증이 반복되거나 심해지는 경우에는 조기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회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글: 수원 매듭병원 정형외과 임경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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