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는 이윤만 추구하는 주식회사?’

최창식 | ccs@dhnews.co.kr | 기사승인 : 2013-07-16 11: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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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등록금에서 수백억원 적립, 교육시설 개선은 ‘인색’

몇몇 대학들의 등록금 장사가 도를 넘고 있다. 지성인을 길러내는 학문의 전당인지, 학생들을 상대로 이윤만 추구하는 일반기업인지 구분하기 힘들 지경이다. 결국 학생들이 대학을 상대로 부당하게 모은 적립금을 되돌려 달라며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수원대 학생 88명으로 구성된 등록금환불추진위원회(등환추)는 15일 “대학이 교육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등록금을 사용하지 않고 쌓아 둔 돈만 4300억 원”이라며 “실험 실습비, 기자재구입비, 교육시설 개선 등에 돈을 쓰지 않고 모은 돈인 만큼 돌려 받아야한다”고 소장을 제출했다.
등록금 인하·동결을 위한 학생들의 집단행동은 있었지만 수원대처럼 ‘등록금을 돌려 달라’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듯싶다. ‘등록금 반값’ 요구가 거세지면서 우리나라 대학사회는 ‘등록금’으로 인한 갈등의 골이 깊어져가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지만 수원대 사례는 학생들의 주장에 상당부문 공감이 간다.
수원대는 이른바 ‘장사를 잘해서 돈을 많이 번 대학’이다. 수원대 학교법인 고운학원은 법인전입금 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도 2012년 현재 3244억 원에 달하는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 적립금은 해마다 수 백 억 원 씩 늘었다. 2009년 2575억 원에서 2010년 2972억 원, 2011년 3119억 원으로 늘어났다.
▲ 이인수 총장
이 대학의 2010년 법인전입금이 불과 1억 4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립금의 대부분이 등록금으로 조성됐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누적 적립금도 이화여대, 홍익대, 연세대 다음으로 많은 대학이다. 전국 대학 중 랭킹 4위다.
하지만 수원대의 교육환경이나 인프라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기자도 최근 수원대를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교육시설만 보더라도 다른 대학들과 비교가 안될 만큼 열악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1학기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불만을 쏟아 냈다. 학교 시설이 낡고 수업용 기자재와 실험용품이 부족하며, 수업용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아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그렇다고 이 대학의 등록금이 타 대학에 비해서 적은 금액도 아니다. 서울 주요사립대와 맞먹은 연간 800만 원대다.
등환추도 “지난 1학기동안 등록금 사용내역을 밝히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묵살당하고, 시설개선과 실습비 지급약속도 지키지 않고 방학을 맞았다”며 “공대건물신축계획은 10년이 넘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대학 교육시설개선에 인색한 수원대는 지난 2011년 출범한 모 일간지 종합편성 채널에 50억 원을 투자했다. 물론 학생 등록금으로 모은 돈이다. 故 이종욱 설립자의 차남인 이인수 수원대 총장은 이 신문사 사장과 사돈지간이다.
수원대는 지난 4월 교수협의회가 설립되면서 교수들도 학생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대학 측은 교수협의회 출범 이후, 예년 보다 교수 승진 수를 늘리고, 학과운영비를 다시 지급하고, 필요한 기자재도 구입하겠다고 교수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요즘 대학마다 ‘학생행복’, ‘학생중심’을 제일의 가치로 삼고 있는 추세다. 수원대는 교수나 학생들이 나서 변화를 이끌어 내지 않는 이상 ‘스스로 변화할 수 없는 대학’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편으로 대학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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