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스펙’ 시대, 대학가에도 새 바람이···

김준환 | kjh@dhnews.co.kr | 기사승인 : 2013-08-25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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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통해 구직활동 하는 취업준비생들 속속 늘어
스펙 중심의 채용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탈스펙’ 채용문화가 확산되면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활동에 능통한 구직자들이 취업에 유리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정부는 ‘스펙’ 중심의 서류전형과 단순 지식 위주의 필기시험 등을 탈피해 직무능력과 인·적성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박근혜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학교·학점·영어성적 등 이른바 ‘스펙’을 초월해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것.

국내 주요 기업도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맞춰 열린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은 SNS를 채용 과정에 접목한 최초의 기업으로, ‘소셜 매니저’를 선발해 55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여 화제가 됐다. 지원자들은 SNS를 활용해 자신의 소통능력을 발휘하는 미션과정을 서바이벌 방식으로 평가받으면서 채용과정이 진행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서류·필기전형 없이 SNS를 통해 올 하반기 대졸 신입직원을 공개 채용한다. 일종의 ‘스펙초월 소셜리크루팅’ 채용 전형으로 성적이나 자격증 등 스펙이 잣대가 되는 서류전형 대신 매주 정해진 주제에 대해 동영상이나 문서를 만들어 SNS에 올리는 것이다. 참여자의 능력과 문제해결능력 등을 평가해 획일화된 인재 선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이 같은 채용과정을 보면 ‘학력’, ‘전공성적’, ‘어학능력’ 등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스펙보다는 자신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열정’, ‘인성’, ‘창의성’과 같은 요소로 선발하겠다는 기업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국내 기업 73% 정도는 최종 면접에 올라온 지원자들의 SNS에 방문해 그들의 평소 말투나 생각 등을 보고 채용당락에 참고한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도 있다.

이미 경력직 채용 시장에서는 SNS를 통한 채용이 활발하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는 최근 미국 전체 고용주 가운데 77%가 SNS를 활용해 채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일상 생활에서 SNS를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SNS 활동을 채용 과정에 직접 반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이 창의적 역량을 지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입사 지원자의 SNS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SNS 활동이 중요한 스펙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져 가고 있다. 기업에서도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한두 번의 면접으로 지원자를 속속들이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원자의 SNS 계정을 통해 나타난 모습, 활동사항, 활용 능력, 사회관계망 등을 통해 레퍼런스 체크가 유용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소재 H대학을 다니는 지모(영어영문학과 4학년) 씨는 “SNS를 통해 관심 분야인 외교 및 국제개발에 대한 행사나 강연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대외활동 기록 등을 이 곳에 남기고 있다”며 “나만의 스토리로 승부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진 도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 소재 H대학생 장모(신소재공학과 4학년) 씨는 “처음에는 남들이 하니까 가입해서 활동했는데 지금은 대외적인 활동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까지 맡고 있다. 취업 활동과 관련된 개인적인 SNS 이용의 경우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 페이지를 통해 채용 공고, 기업의 대내외 활동 및 가치관, 사회공헌사업 등 유용한 정보를 알게 된다”면서 “취업 정보를 얻는 네트워크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내가 필요한 온라인 스펙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상당수 취업준비생들은 자신들의 온라인 평판을 관리하기 위해 SNS 활동에 시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더구나 기업들마다 이력서에 기재되는 스펙이 변별력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여서 구직자들이 해당 직무에 맞는 관심사나 경력 그리고 인적 네트워크를 평가할 수 있는 SNS 이력은 채용 담당자들의 시선을 끌 가능성이 높다.

황은희 커리어 HR사업본부 팀장은 “기획, 홍보, 마케팅 분야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 개인 SNS는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인정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류전형이나 최종면접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단순히 인사담당자에게 잘 보이기 위한 정보만을 올려놓을 게 아니라 SNS 상에서 자기만의 개성과 색깔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한다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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