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 상대평가, 독? 약?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3-08-30 10: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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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15% 선정 방식 따라 부실대 운명 도돌이표

부실대 명단이 공개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무엇보다 부실대 선정 대학들은 상대평가 방식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부(장관 서남수)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위원장 송용호)와 학자금 대출제도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4학년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학자금대출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 결과 전체 337개 대학(대학 198개교/전문대 139개교) 중 35개교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대학 18개교/전문대 17개교)에 지정됐다. 또한 이 가운데 14개교는 학자금대출제한대학(대학 6개교/전문대 8개교)으로 지정됐으며 학자금대출제한대학 중 11개교는 경영부실대학(대학 6개교/전문대 5개교)으로 지정됐다.


그렇다면 교육부는 어떤 기준에 의해 해당 대학들을 지정했을까? 먼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 평가에서는 평가지표로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율 등 8개(전문대는 9개) 지표가 활용됐다. 특히 인문과 예체능계열에 대해서는 취업률 지표가 반영되지 않았고 정원감축을 적극 추진한 대학에는 총점에 가산점이 부여됐다. 그리고 교육부는 수도권과 지방을 통합해 전체 대학 중 하위 10% 내외를 선정한 뒤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 각각 하위 5% 내외를 추가 선정했다. 이를 통해 전체 하위 15% 내외 대학들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됐다.


학자금제한대출대학 선정 평가는 상대평가(1단계)와 절대평가(2단계)로 진행됐다. 즉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되는 대학들이 후보군으로 선정된 뒤 후보군 중 절대평가지표 2개 이상 미충족시 '제한대출 대학'에 그리고 4개 모두 미충족시 '최소대출 대학'에 각각 선정됐다. 절대평가지표는 취업률, 재학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 환원율 등이다.


또한 경영부실대학 선정 평가를 위해 교육부는 현재 경영부실대학으로 남은 11개교에 대해 8월까지 구조조정과제 이행여부를 평가한 후 결과에 따라 4개교는 지정에서 해제했고 7개교는 경영부실대학으로 계속 지정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경영부실대학 신규 지정을 위해 2014학년도 학자금대출제한대학 14개교 중 경영부실대학으로 계속 지정된 기존 7개교를 제외하고 7개교에 대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경영부실대학 선정지표인 교육, 재무·법인지표 값을 표준화하고 가중치에 따라 합산한 결과 3개교를 새롭게 지정했으며 중대·부정비리대학으로 1개교를 추가 지정했다.


그런데 논란이 되고 있는 대목은 상대평가 방식이다. 즉 교육부는 부실대 선정의 1단계라고 할 수 있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에 있어 하위 15% 그룹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따라서 결국엔 어느 대학이든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는 결과가 초래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들은 당혹스런 현실이다. 다른 대학들보다 평가지표를 올리는 게 급선무이지만 다른 대학이 평가지표를 더 많이 올리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된다. 이번에 부실대 오명에서 벗어난 대학들이 평가지표 올리기에 전력을 다해 온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하위 15% 그룹에서는 평가지표가 절대적으로 미흡하고 부실이 심한 대학들도 분명 있다. 이런 대학들은 학자금대출제한대학이나 나아가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된다.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될 경우 교육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심지어 퇴출 리스트에 오르기도 한다. 따라서 하위 15% 그룹에 선정되지 않기 위해 대학들은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평가지표 향상이라는 순기능이 작용한다.


그러나 상대평가 방식이 갖는 허점도 분명하다. 예를 들어 평가대상인 4년제 대학이 200개교이고 그 대학들의 평가지표가 모두 일정 기준을 충족시킨다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하위 15% 그룹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되는 현 상대평가 방식에서는 결국 부실대 오명을 떠 안는 대학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부실대로 선정된 대학들의 평가지표가 가까스로 부실 오명에서 벗어난 대학들에 비해 별반 차이가 없다 해도 어쩔 수 없는 결과다.


이번에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성공회대의 한 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지표들은 전년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향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대평가에 의해 이런 결과가 나와 안타깝다"면서 "우리가 잘해도 다른 대학이 더 잘하면 결과적으로 못한 게 되기 때문에 답답하다. 상대평가를 통해 하위 15%에 들면 무조건 부실대로 치부되니 이런 측면에서 가혹한 평가체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학가에서는 교육부의 평가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교육부가 대학들이 정상적인 교육과 운영을 위해 충족해야 할 평가지표 기준을 제시하면 평가지표를 명백히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부실이 분명할 경우 부실대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들의 경쟁도 유도할 수 있고 불합리한 평가 결과도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부실대 선정을 통해 대학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교육부. 현 상대평가 방식이 독일지, 약일지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합리적인 평가를 위한 고민이 계속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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