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서열 가속화 논란을 빚은 삼성의 대학 총장 추천제도가 결국 유보됐다. 지난 15일 삼성이 대학 총장에게 추천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신입사원 채용제도 개편 계획을 밝힌 지 불과 14일 만이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쩌다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됐을까?
당초 삼성이 도입하려 했던 대학 총장 추천제도는 선의의 성격이 강했다. 이에 따라 전국 대학 총장 모임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학벌주의 채용과 스펙중심 채용을 전면 개선, 능력중심 사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인재를 시험이 아니라 대학 추천에 의해 채용하는 이번 제도 개선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방법이었다. 즉 삼성이 대학 총장 추천제도를 발표했을 당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각 대학에서 공평하게 인재를 추천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삼성은 각 대학에 추천인원 수를 통보하면서 대학별로 추천인원 수에 차등을 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삼성이 재단으로 있는 성균관대가 가장 많은 추천인원 수를 배정받았고 여대와 호남권 대학들의 추천인원 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곧바로 삼성의 자기 대학 챙기기, 여대와 호남권 대학 홀대 등의 논란을 빚었고 삼성의 대학 서열화 조장 논란까지 불러왔다.
이에 삼성은 대학별 입사자 수, 대학 규모, 산학협력, 수행 사업 분야 등을 고려해 대학별 추천인원 수를 배정했다고 밝혔다. 즉 의도적으로 자기 대학을 챙기거나 여대 또는 특정 지역 대학들을 홀대한 게 아니라는 것. 하지만 삼성의 해명에도 불구, 논란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삼성은 여론의 뭇매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렇게 볼 때 삼성이 놓친 한 가지는 '국민들의 기대 심리'였다. 다시 말해 국민들이 삼성에게 기대했던 바는 대학 총장 추천제도를 통해 그동안 삼성 입사가 어려웠던 대학의 졸업생들도 적은 인원이나마 삼성 입사 기회를 얻는 것이었다. 이는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제를 도입한 뒤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했던 고교에서 합격자가 나올 수 있었던 효과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 대학별로 배당한 추천인원 수는 기존 입사자들의 통계를 수치화한 것에 불과했고 당연히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사실 삼성의 신입사원 채용은 공평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또한 학벌이나 인맥보다는 능력중심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학 총장 추천제도도 이런 맥락에서 도입이 검토됐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삼성이 국민들의 소리에 더욱 귀기울여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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