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교육부 장관 vs 진보 교육감.' 향후 교육계 지형을 바꿀 구도가 그려지고 있다.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에 이어 보수 성향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내정된 것.
지난 6월 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총 17개 시도교육감 가운데 13개 시도에서 진보교육감이 탄생했다. 이에 따라 '보수 교육감 > 진보 교육감' 판세는 완전히 역전됐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김명수 한국교육학회장을 내정했다.
국가 교육과정 정책자문위원과 한국교육행정학회장,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 등을 역임한 김 내정자는 보수 성향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진보진영에서는 김 내정자에 대한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실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김 내정자는) 극우적인 역사의식을 지닌 이념편향적 인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김 내정자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는 기대의 목소리도 크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교육계에서 신망이 두터운 교육행정 전문가"라며 "그동안 공교육 살리기 등을 위해 노력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을 정상화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강조했다.
김 내정자를 둘러싼 엇갈린 시선이야 어찌 됐든, 교육계에서는 김 내정자가 교육부 장관으로 공식 취임하면 '보수 교육부 장관 vs 진보 교육감'의 대립 구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분열 조짐', '갈등 불가피'라는 부정적인 단어가 벌써부터 등장하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보수 교육부 장관과 진보 교육감들은 한 가지를 명심해야 한다. 바로 교육이다. 그리고 그 교육의 중심에 '우리 아이들', 즉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곧 보수의 시각에서 진보가 '틀리고', 진보의 시각에서 보수가 '틀린', 이른바 이분법적 논리에 학생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보수 교육부 장관과 진보 교육감 간에는 무엇보다 소통과 화합의 자세가 요구된다. 보수 교육부 장관의 입장에서, 진보 교육감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정책과 소신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수정하고,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책이라면 반대편의 주장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바로 이것이 불안심리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지름길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소통과 화합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 실제 김 내정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보 교육감들과의 관계 설정을 묻는 질문에 "낮은 자세로 갈 것이다. 그 분(진보교육감)들 말도 국가를 위한 것이고, 정부도 국가를 위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것인 만큼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소통하도록 힘쓰겠다"면서 "그분들 의견 중 수용할 만한 것은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진보 교육감 중 한 명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문용린 교육감의 자유학기제나 진로체험학습 확대, 독서교육 강화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교육은 개별 정책으로 들어가면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필요 없는 분야다. 전임 교육감의 정책 중 좋은 정책은 과감히 수용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차 말하건데 교육은 결단코 이념에 의해 좌우돼서는 안 된다. 보수도, 진보도 자신만의 논리로 학생들을 가르칠 권리는 없다. 서로가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고, 잘 된 부분은 배워 나감으로써 상생하는 교육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 이번 '보수 교육부 장관 vs 진보 교육감' 구도가 그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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