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학가를 훈훈하게 만든 미담

이원지 | wonji@dhnews.co.kr | 기사승인 : 2016-12-29 14: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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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이 선정한 2016년 미담 사례

[대학저널 이원지 기자]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저물어 간다. 올해도 각종 사건사고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미담은 우리 사회가 아직 따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모교 발전을 위해 거액을 기부한 동문, 의식을 잃은 시민에게 인공호흡을 실시해 생명을 살린 여대생, 백혈병에 걸린 학우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금활동을 벌인 학생들, 리우올림픽에서 선전해 모교의 위상을 드높인 스포츠 스타 등 다양한 미담 뉴스가 대학가를 훈훈하게 했다. <대학저널>이 2016년 대학사회에 감동을 준 미담 뉴스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되돌아봤다.


동문들이 보여준 뜨거운 모교사랑
대학 기부역사상 최대 규모인 1300억 원 상당의 부동산과 소장품이 경희대에 기부돼 화제다. 기부의 주인공은 이영림 영림한의원장(75). 이 원장은 "기부는 갑작스럽게 결정한 일이 아니며, 그동안 모교인 경희대가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고 국가적 인재를 키우는 데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며,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빈손으로 왔다가 가는 것이 인간이다. 내가 열심히 모은 것이 있다면, 쓸 수 있는 곳에 두고 가는 것이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어린 시절 독립운동을 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자라서 그런지,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부하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기부의 동기와 의미를 밝혔다.


동국대에서도 하룻밤 사이에 100억여 원이 모이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개교110주년 기념 동국대 후원의 밤'에서 불교계와 동문들로부터 하룻밤 새 100억 원이 넘는 발전기금을 유치한 것. 한태식 동국대 총장은 "오늘 하루만 100억 원, 올 한해 230억 원이라는 큰 금액을 모아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동국발전의 염원으로 불교계와 30만 동문이 힘을 합하면 국내 10위, 세계 300위 목표를 자신 있게 이룩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세상을 뜨면서까지 제자 사랑을 실천한 교수가 있어 감동을 줬다. 지난 6월 별세한 고(故) 이갑숙 대구대 명예교수의 유족들은 고인의 뜻에 따라 이 교수의 조의금 전액을 포함, 총 1억 원을 대구대에 전달했다. 이에 대구대는 경산캠퍼스 성산홀 2층 소회의실에서 '관우장학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관우'는 이 교수의 호(號)를 일컫는다.
이 교수의 아들이자 유족 대표인 이상호 원장은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보이던 제자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다"면서 "그만큼 아버지께서 제자들과 깊은 정을 나눴고 또 하나의 '가족'같이 지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가 용감한 인물
지난 4월, 쌍문역에 진입하던 열차 객실에서 전모(49) 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전 씨는 심장이 멈춘 상태였다. 전 씨는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진 상태였지만 삼육대 간호학과 홍예지 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홍 씨는 "머리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였다"며 "간호학도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해 감동을 줬다. 홍 씨는 지난 2014년도에도 청량리 소재 영화관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70대 노인을 응급처치로 생명을 구한 바 있다.


영남대 교직원이 심정지로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일도 있다. 지난 3월, 경산 소재 대학의 한 교수가 사우나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당시 근처에서 목욕 중이던 영남대 교직원 도영현 씨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목숨을 구했다. 도 씨는 "지난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으면서도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응급상황이 발생하고 나니 그 때 받았던 이론 교육과 실습 경험이 선명하게 떠올랐다"며 "감사를 받아야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교육을 해준 경산소방서 구급대원들"이라고 말했다.


학우를 위한 자발적인 모금활동
건양대 특수교육학부 재학생들이 대장암 수술을 받는 동료 어머니의 수술비를 모아 전달해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이들은 같은 과 4학년 한 모씨의 어머니가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아 수술을 받게 된 소식을 접했다. 이에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헌혈증과 성금을 모아 동료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로 했고 학과 교수들도 학생들의 정성에 감동해 성금 모금과 장학금 기탁 등에 동참했다. 그 결과 중등특수교육과 학생·교수들이 모은 성금 및 장학금 약 150만 원과 헌혈증 80여 장이 모였다. 한 씨는 "어머니 병간호와 학업을 병행해야하는 어려운 시기이지만 학과 선후배, 동기들, 그리고 교수님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정말 큰 힘을 얻었으며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다"고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인하대 학생들도 백혈병 투병 중인 동문을 위해 십시일반 모금활동을 펼쳤다. 인하대 사범대학 사회교육과 학생들은 최근 서울삼성병원 암센터에 진현섭 씨를 위해 모금한 463만 9000원과 헌혈증 117장을 전달했다. 진 씨는 올해 10월 급성 림프종 혈액암(백혈병)을 진단받았고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사회교육과 학생회 학생들의 주도로 모금운동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학생회가 제시한 '커피한잔, 맥주한잔 아껴 모금에 동참합시다'라는 표어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모금 첫날에 150만 원 이상을 모았다.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들도 제자의 소식을 접하고 모금에 동참했다.


울산대 학생들이 외국인 유학생들의 도서비를 지원, 화제가 됐다. 울산대 경영대학원 박정란 석사과정생(대한적십자사 울산혈액원 의무관리실장)은 김도일 울산대 경영대학장에게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도서구입비로 써 달라"며 500만 원을 전달했다. 앞서 울산대 경영학과(야간) 1학년생인 박경석 씨(자연보호 울산광역시협의회장)도 200만 원을 기부했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도서구입비 기부가 이어지는 이유는? 울산대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 사업에 따라 경영학부 영어트랙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얀마, 필리핀, 몽골 등 개발도상국의 36명 외국인 유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등록금의 경우 전액 또는 일부 지원받지만 대부분 학비 부족으로 교재를 구입하지 못한 것. 이에 수업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직장인 재학생들이 도서비를 지원하게 됐다.


모교를 빛낸 올림픽 스타
지난 8월에 열린 리우올림픽에서 온 국민을 환호하게 만들었던 장혜진 선수는 계명대 출신 양국선수다. 장 선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해 대표팀 주장을 맡아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올림픽 단체전 8연패라는 대기록을 이뤘다. 개인전 금메달까지 차지해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최초 2관왕에 오른 주인공이 됐다.


나사렛대 조기성 선수(특수체육학과 1학년)가 장애인들에게 전할 희망을 가지고 지난 9월 브라질에서 귀국했다. 조 선수는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 3관왕(자유형 200m·100m·50m)을 차지하며 한국 패럴림픽 역사의 새 기록을 썼다. 조 선수는 선천성 뇌병변장애로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한다. 수영을 하면 걸을 수 있다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2008년 처음 재활센터를 찾아 물에 몸을 띄웠지만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열심히 재활에 매달려 7개월 만에 센터 내 수영대회에서 입상을 하고 자신감과 꿈을 갖게 됐다. 조 선수는 "메달을 하나만 따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둬서 기쁘다"며 "저를 보며 다른 장애인들도 희망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애극복하고 꿈 이룬 감동스토리


영남대를 졸업하고 특수교사의 꿈을 이룬 신근섭 씨 스토리도 감동이다. 신 씨는 공립 지체장애아 교육기관인 대구성보학교에서 지도자로서의 꿈을 막 펼치기 시작했다. 신 씨는 2003년 특수교사의 꿈을 갖고 영남대 특수체육교육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2008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어깨 아래 전신이 마비되는 1급 장애를 입고 4년간 병원 신세를 졌다. 불편한 몸으로 휴학과 복학을 반복한 끝에 지난 2014년 2월 입학한지 11년 만에 졸업장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졸업한 지 2년 만에 꿈을 이뤘다.갑작스럽게 장애인의 삶을 살게 되면서 교사의 꿈도 접은 채 오로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복학했다는 신 씨는 4학년이던 2013년 봄, 대구성보학교에 교생실습을 나가면서 한 번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는다. 신 씨는 "당시 나를 지도했던 선배 선생님께서 일반 선생님들보다 학생들과 더 많이 공감하고, 더 잘 가르치는 것 같다며 나 같은 사람이 꼭 특수교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 한마디가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말했다.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장유진 씨의 다섯 번째 동시집 <좋아요 좋아요 나는>(창조문예사)이 출간됐다. 장 씨는 선천성 희귀병 ‘뇌동정맥기형’을 앓고 있어 더욱 이번 출간이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21살인 장 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병이 발생해 지금까지 14번의 뇌출혈 증상으로 쓰러진 적이 있으며 7번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후유증으로 뇌병변장애 2급과 시각장애 4급 판정을 받은 장 씨는 지난해 11월에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수개월간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동시집 출간 후 의식이 돌아와 현재 안산의 요양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뇌동정맥기형'이 발병한 후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장 씨는 13년 동안 8000여 편의 시를 지었다. 장 씨가 쓴 시들은 2004년 '꿈이 이루어지는 세상'을 시작으로 2005년 '내 꽃은 항상 웃고 있습니다1', 2006년 '내 꽃은 항상 웃고 있습니다2', 2007년 '밥그릇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 '좋아요 좋아요 나는'까지 5권의 동시집으로 출간됐다.


배움에 나이가 있나요


대전대에서 80세라는 고령의 나이로 석사학위를 수여받는 학생이 있어 화제였다. 주인공은 대전대 대학원 서예학과를 졸업하는 정금우 여사. 정 여사는 ‘201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석사학위를 수여받게 됐다. 과거 정 여사는 어려운 형편으로 학업을 그만둬야 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만은 간직하고 있었다. 뒤늦게나마 검정고시에 합격하며 2010년 대전대 서예한문학과(現서예디자인학전공)에 입학했다. 거주지와 학교까지의 거리가 30Km가 넘는 꽤 먼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정 여사는 단 한 차례의 결석도 없이 학교를 졸업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정 여사는 "공부는 늦게 시작한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며 "항시 배움에 대한 존경심만 가지고 있다면 늦게 시작하는 공부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변을 감동시켰다.


지진피해 입은 이웃에게 용기를


지난 가을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경주 지진 이후 심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대구가톨릭대가 손을 내밀었다. 대구가톨릭대는 경주 황성성당에서 지진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경주시민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실시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잇따른 지진으로 불안과 공포를 겪고 있는 경주 시민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심리학과 교수, 대학원생, 학부생 등으로 구성된 상담지원팀을 경주에 파견해 상담을 진행했다.


또 이 대학은 한달에 두차례 강진이 일어나 피해를 입은 에콰도르를 응원하기 위해 교내에서 에콰도르 지진 피해자 돕기 성금을 모금했다. 각 학생회별로 자발적으로 가두 성금 모금을 진행했으며 교직원은 급여공제를 통해 성금 모금에 동참했다. 모금한 액수는 모두 747만 6000여 원으로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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