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연구팀, 토양세균 DNA 분석해 산성 오염 원인 찾는다

오혜민 | ohm@dhnews.co.kr | 기사승인 : 2020-12-23 09: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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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배효관 교수팀, ‘분자생물학적 환경 법의학’ 기술 개발

[대학저널 오혜민 기자] 사건 현장에 남겨진 DNA를 분석해 범인을 검거하는 법의학 기술과 유사하게 토양세균이 가진 DNA 정보를 분석해 산(酸) 누출 사고의 원인물질을 추적하는 ‘분자생물학적 환경 법의학’ 기술이 부산대학교(총장 차정인)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배효관(사진) 교수 연구팀은 토양세균의 DNA 정보를 분석해 산성 오염물질을 추적할 수 있는 기계학습(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과 기술을 개발하는 학문)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화학사고 환경피해 사후관리 기술 중 화학사고 피해 의심지역에서의 생물·화학적 분석기법을 사용한 오염물질 판별기술 개발 과제의 하나로 수행됐다.
‘환경 법의학’ 기술은 분해 중간물질과 최종 잔류물질을 분석해 오염원을 추적하는 기술이다.


보통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 및 안정 동위 원소 분석의 조합을 이용해 환경 법의학 기술이 개발됐다. 하지만 기화(액체의 기체화)와 이온 해리(음이온·양이온 분리)가 빠르게 진행되고 비가 내리면 토양에서 쉽게 세척되는 불산·염산·질산·황산의 특성 때문에 산 누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존 분석법을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부산대 연구팀은 산성 오염물질에 영향을 받은 토양세균 군집이 일정 시간 동안 토양 환경에 머무는 원리를 이용해 토양세균의 DNA 패턴을 바탕으로 원인물질을 추적하는 ‘분자생물학적 환경 법의학’ 기술을 제시했다. 이것은 용의자의 DNA를 분석해 범인을 판별하는 법의학 기술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산성 오염물질에 영향을 받은 토양세균 군집의 16S rRNA 유전자에 형광을 입혀 증폭하고 DNA 절단효소로 절편화하는 ‘말단 제한효소 절편길이 다형성(Terminal Restriction Fragment Length Polymorphism, T-RFLP)’ 분석 기법을 적용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또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고속으로 분석하는 ‘차세대 시퀀싱(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술을 이용해 종(Species)단위 미생물 우점율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 기법은 T-RFLP보다 진보된 디지털 입력값으로 기계학습 모델을 구현할 수 있어 오염원 예측성능이 향상되지만 T-RFLP에 비해 약 30배의 비용이 소요된다.


배효관 교수는 “토양 미생물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오염물질에 견디는 내성이 다른데 그 결과로 여러 가지 화학사고 환경에서 생존하는 미생물 군집이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연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산성 오염물질에 대한 T-RFLP 및 차세대 시퀀싱 패턴이 미생물별로 다른 것은 화학물질 내성에 관여하는 기능성 유전자가 미생물에 따라 서로 다르게 존재함을 반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최근 이 기술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확인하고 ‘인공신경망 모델을 이용한 토양 오염원 예측 방법’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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