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못으로 눌러 쓴 DJ 옥중서신 공개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22-08-17 13: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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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병실서 작성…체제 변화 가능성 등 예언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8년 서울대병원 감옥병실에서 작성한 못으로 눌러 쓴 옥중 서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8년 서울대병원 감옥병실에서 작성한 못으로 눌러 쓴 옥중 서신.

“내가 판단하기는 가을 이후 우리나라 정치 정세에 큰 변화가 올 것이오. 그 성격과 범위는 첫째 우리 민주세력의 역량과 국민의 호응 둘째 국내의 경제 및 사회의 동향 셋째 박씨의 태도 넷째 우방 특히 미국의 태도 등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오. 그러나 근본은 우리 국민이 어느만큼 각성하느냐요. 오는 8·15쯤 박씨가 모종의 정치적 타개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오.”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김대중 대통령 서거 13주기를 맞아 김 전 대통령이 1978년 7월 서울대병원 감옥병실에서 작성한 못으로 눌러 쓴 옥중서신를 공개한다. 기존에 공개된 못으로 눌러쓴 옥중서신 19편 외에 추가로 새롭게 발견된 것으로, 김 전 대통령이 이희호 여사에게 보낸 편지다.


김 전 대통령은 1976년 3.1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1976년 3월 8일 연행돼 조사를 받은 후 3월 10일 서대문구치소에 구속수감됐다.


이어 1977년 12월 19일 서울대병원 감옥병실로 이감됐다. 감옥병실에서의 감시 통제가 극심한 탓에 김 전 대통령은 아무런 기록을 남길 수 없었다. 그러자 병실 면회를 통해 유일하게 만날 수 있었던 부인 이희호 여사와 몰래 타개책을 강구했다. 바로 못으로 눌러쓴 편지였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여사를 통해 몰래 반입한 작은 메모지 위에 못을 누르는 방식으로 흔적을 남겨서 글을 작성했고 이 메모지를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 속에 두면 이 여사가 이를 외부로 갖고 나갔다.


못으로 눌러쓴 옥중서신은 국내외적으로 다른 예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작성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김대중 도서관은 평가했다. 주변의 감시를 피해 몰래 못으로 눌러서 한 글자 한 글자 작성한 의지는 가히 초인적이라고 할 만하며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극복해 나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못으로 눌러쓴 옥중서신은 감시를 피해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정세 판단, 민주화 투쟁 전략 등 일반적인 옥중서신에는 들어갈 수 없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공개한 편지는 김 전 대통령이 1978년 가을 이후에 유신 체제의 변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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