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이들이 동일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기자수첩] 아이들이 동일 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 임지연 기자
  • 승인 2021.06.01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학생의 문해력이 저하돼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한 대학 교수의 이야기를 들었다.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글을 읽고 뜻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해 수업 내용을 따라오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3년마다 OECD 회원국 79개국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소양을 측정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18’ 결과, 한국의 읽기 점수는 지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 첫해인 2000년 525점이었던 읽기 점수는 2006년 556점으로 상승했다가 2009년 539점, 2012년 536점, 2015년 517점, 2018년 514점으로 내려가고 있다. ‘문맹률 1% 이하’, ‘문맹률 낮은 국가 1위’ 등의 타이틀을 갖고 우리나라의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이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로 ‘인터넷 환경’을 들었다. 유튜브, 틱톡 등 영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고 메신저, SNS 등을 활용해 짧고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 길고 복잡한 구조의 문장 해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또한 네이버 등과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이용자가 스스로 찾을 필요 없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학생의 문해력 저하는 대학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업을 따라오기 힘든 학생들이 중도탈락하면서 대학 제정은 물론 주요 대학평가에서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대학들은 ‘독서와 토론’, ‘글쓰기’ 등을 교양과목으로 개설, 필수로 이수하도록 지정하는 등 학생들의 문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자체 교재를 발간해 글쓰기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 교육과정으로 문해력 저하를 해결할 수는 없다. 어렸을 때부터 글을 읽고, 쓰고, 이해하는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 학력격차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취약한 가정환경에 놓인 아이들은 문해력은 고사하고 한글 습득의 기회까지 평등하게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변화하는 사회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공교육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다행히 최근 전국 시·도교육청이 한글 습득과 초기 문해력을 기를 수 있도록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교재·교구, 학생 지도 등의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공교육은 아이들이 동일 선상에서 시작한다는 전제 하에 교육과정 운영하고 있다. 하루 빨리 모든 아이들에게 적용 가능한 공교육 시스템을 개발해 아이들이 동일한 선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관련 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