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대학 학과 구조조정에 학내 '내홍' 잇달아
대규모 대학 학과 구조조정에 학내 '내홍' 잇달아
  • 황혜원 기자
  • 승인 2021.06.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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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구성원 “학과 의견수렴 생략된 독단적인 통보”
대학 측 “정부 재정지원, 사회 대응 위한 불가피한 선택”
신라대 캠퍼스 전경. 사진=신라대 제공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대학들이 학령인구와 재정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정원감축과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각 대학은 등록금 동결이 지속되고, 입학자원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부 재정지원과 연계되는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를 감안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내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7일 대학저널 취재에 따르면 전국 각 대학은 구조조정이 예정된 학과 교수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구조조정이 졸속으로 처리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라대는 지난 2021학년도 대입에서 신입생 충원율 70% 이하를 기록한 학과·학부를 통폐합하기로 하고, 다른 전공과 통합이 어려운 창조공연예술학부(음악·무용 전공) 폐과를 결정했다. 

무용전공 학생들은 이에 반발해 지난 3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신라대학교 창조공연예술학부 무용전공 폐과반대’ 시위를 했다.

이들은 “학교로부터 일방적인 통보를 받고 입장문 등을 발표했지만 확고한 반대의견이 돌아왔다"며 "새로운 변화를 꾀하며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수요를 반영해 전공명을 ‘실용무용’으로 변경하는 등의 계획안을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대학 본부를 비난했다.

무용전공 관계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구제를 위해 다른 전공과 연계, 편제 방안도 검토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며 “학과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미 결정된 사항이기에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토로했다. 

신라대 측은 “이번 구조조정에서 가장 핵심이 된 것은 ‘신입생 충원율’이었다"며 "구조조정은 안타깝지만 학과 교수 및 학생 대표 등과 수차례 면담을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폐과 대상 재학생은 졸업 시까지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학습을 지원하고, 전과도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며 “해당 학과 교수진에 대해서도 교수 신분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양대 역시 최근 강화캠퍼스 공공행정학과와 관광학과, 융합소프트웨어전공 등의 폐과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신라대와 마찬가지로 관련 학과 등의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안양대 모 교수는 “학과 구조조정과 관련해 대학 본부 측에서 공청회를 열었지만 제대로된 학과 의견수렴 과정이 생략된 채 처리됐고, 공청회 당일 학과 구조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책임자인 총장마저 참석하지 않았다”며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감행'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의료기기정보과와 호텔관광경영과, 경영정보과의 폐지가 예정된 한림성심대에서도 학내 구성원 반발이 이어졌다. 

우형식 한림성심대 총장은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기기정보과와 호텔관광경영과, 경영정보과 학생과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게시하며 “대학이 경쟁력을 상실하면 국가재정지원사업 선정 제한과 더불어 학생들의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이 전면 제한되는 등 많은 불이익을 받게 돼 학과 구조조정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기기정보과와 경영정보과 학생회는 폐지 학과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의 협의가 전혀 없었으며, 독단적인 폐과 결정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학들의 이같이 몸집 줄이기에만 집중된 구조조정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많은 대학이 학과를 폐지함과 동시에 사회의 새로운 수요에 발맞춰 학과를 개설하고 있지만 결국 사회적 유행에 따른 백화점식 학과 개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지난 2014년에 의생명공학과를 신설했지만 10년도 되지 않아 2022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지할 예정이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은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측면에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며 “학생수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도 대학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겠지만 대학도 차별화된 특성화 전략 등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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