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INSIGHT] ‘수능 보도’ 공·사교육 취재원 불균형 심각 “입시정보 공개 확대해야”
[대학 INSIGHT] ‘수능 보도’ 공·사교육 취재원 불균형 심각 “입시정보 공개 확대해야”
  • 황혜원 기자
  • 승인 2021.07.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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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편향성, 사교육에 영향 미칠 가능성↑…공·사교육 보도 형평성 필요
양영유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 현 단국대 특임교수
‘한국 언론의 수능기사 취재원 활용 현황 및 문제점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주장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수능 응시를 위해 고사장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교육청 제공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199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언론 보도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교육기자들이 수능 당일과 성적 발표 후 기사를 작성할 때 공교육보다 사교육 취재원 활용도가 높아 사교육 의존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자들의 전문성 부족과 기사마감 시간에 쫓겨 나타나는 현상으로, 교육부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능 당일 영역별 난이도 등 상세한 분석과 수능 성적발표일 촘촘한 입시 데이터를 공개해 사교육 취재원 활용도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양영유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 현 단국대 특임 교수는 인하대 교육연구소가 발행한 교육문화연구 제27호 ‘한국 언론의 수능기사 취재원 활용 현황 및 문제점에 관한 연구: 종합일간지 보도 실태와 기자·전문가 집단 심층인터뷰를 통해’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양 교수는 “교육기자들이 기사에 인용하는 공교육과 사교육 취재원은 학생과 학부모의 대입지원에 큰 영향을 준다”며 “조사 결과 언론사 모두 공교육보다 사교육 취재원 의존도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가 논문에서 제기한 우리나라 언론의 수능기사 취재원 활용 실태와 문제점, 개선 방향 등을 요약해 소개한다.

 

수능 관련 보도, 취재원 다양성 확보되고 있나?

국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019년 2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19억5000억원 대비 7.8% 증가한 수치로,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2008년부터 공동으로 사교육비를 조사한 이래 역대 최고 기록이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32만1000원으로 2018년 대비 3만원 가량 늘었다.

수능은 대학 입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험으로 사교육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은 사교육의 병폐를 공교육 부실과 수능을 포함한 입시시스템에서 원인을 찾으며, 입시제도와 수능 변별력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언론이 어떤 취재원을 활용하고 인용하는지에 따라 뉴스 수용자는 가치 판단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교육기자는 정부·공공기관·민간기관 등 출입처와 각 분야 취재원을 통해 입시 정보를 얻고 기사를 작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취재에 잘 응하는 취재원을 자주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취재원은 교육기자의 기사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정 취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할 경우 취재원 비대칭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양 교수는 언론이 수능 관련 보도에서 취재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종합일간지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수능 기사를 분석했다. 두 언론사를 선정한 이유는 2019년 선행연구에서 두 언론이 소유구조와 이념 면에서 기사 내용과 방향성에서 상이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보수신문과 진보신문의 기사 비교를 통해 취재원 현황과 유형별 비중, 취재원의 다양성 등을 파악하려는 취지에서다. 분석기간은 2017~2021학년도 수능일 전후와 수능 성적 발표 전후로 설정했다.

 

사교육 취재원 비중 ‘절대적’

‘국내 종합일간지의 수능 관련 기사 및 취재원 현황과 유형별 비중 및 특이점’에 대한 연구 결과 조선일보와 한겨레는 최근 5년간 수능일과 수능 성적표 발표 당일을 전후로 115건의 관련 기사를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연평균 14건씩 총 70건을, 한겨레는 연평균 9건씩 총 45건을 보도했다. 한겨레는 2019년 6건, 2020년 9건의 수능 관련 기사를 보도해 같은 기간 조선일보의 11건, 18건에 비해 보도 건수가 적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수능이 2주간 연기된 2020년 한겨레는 수능 성적 관련 기사는 거의 보도하지 않는 등 보도 비중을 급격히 줄이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조선일보의 수능 취재원 활용은 ‘사교육 전문가>학생>고교 교사>한국교육과정평가원>교육부>한국대학교육협의회’ 순서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273건의 취재원 중 절반이 넘는 142건이 사교육 취재원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조선일보의 공교육 교사 인용은 30건(11%)에 그쳤으며, 수능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의 취재원 활용도 24건에 불과했다. 교육부와 대교협도 각각 23건, 6건에 그쳐 정보원으로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의 수능 취재원 활용은 ‘사교육 전문가 → 고교 교사 → 평가원 → 교육부 → 학생→ 대교협’ 순서였다. 한겨레는 전체 취재원 161건 가운데 55건(34%)에서 사교육 전문가를 활용했다. 고교 교사 활용은 32건(20%)으로 조선일보 대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학생 취재는 14건에 그쳤다. 한겨레도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교육부 17건, 대교협 1건에 그쳐 정보원으로서의 활용도가 낮았다.

국내 사교육 대표기관 3인, 전체 수능 기사 87% 인용

‘국내 종합일간지의 수능 관련 기사에서 활용한 공교육과 사교육 취재원이 기사에서 차지하는 비중’ 분석 결과에서는 한겨레가 공교육 전문가의 실명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교사와 평가원, 교육부 취재원의 실명 활용 건수에서는 한겨레가 43건으로 조선일보 40건보다 다소 많았다. 5년간 ▲고교 교사의 실명이 활용이 된 경우는 한겨레 30건, 조선일보 26건이었다. ▲평가원은 한겨레 10건, 조선일보 9건 ▲교육부는 한겨레 3건, 조선일보 5건이었다.

조선일보는 취재원 활용횟수 273건 중 142건(52%)에 사교육 취재원을 활용했다. 이 가운데 실명이 기재된 경우는 65건이었으며 사교육 대표기관의 이만기(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 이영덕(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 임성호(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등이 57회 등장해 전체의 88%을 차지했다.

한겨레는 취재원 활용횟수 161건 중 55건(34%)에 사교육 취재원을 활용했다. 55건 중 실명이 기재된 경우는 32건이었으며, 위에 언급된 사교육 대표기관 3인은 19회 등장했다. 조선일보보다는 활용 비율이 낮았지만 수능기사 건수가 조선일보 대비 절반 가량 적다는 점에서 한겨레 역시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인용한 전체 사교육 실명 취재 87건 가운데 76회(87%) 등장해 취재원 편향 현상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들은 수능 난이도와 등급 컷에서 전반적인 분석 및 성적 분포도와 정시 전략을 다루는 기사의 방향과 입시전략 흐름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해석됐다.

 

교육기자 사교육 취재원 의존 심각 
이유는 ‘신속성·정확성’

양 교수는 ‘국내 언론 매체별 수능 보도 취재원 활용에 대한 교육기자 및 사교육 입시 전문가의 평가와 취재원 인용 불균형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기 위해 교육기자 8명과 사교육 입시 전문가 3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결과 교육기자와 사교육 전문가 대부분이 빠르게 진행되는 수능 기사 보도 과정에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기자들은 수능 당일과 성적 발표 직후 기사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 분주하게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한다. 이 과정에서 공·사교육 취재원의 자료와 코멘트는 유용한 정보가 된다.

특히 난이도와 등급 컷은 정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육기자들은 가급적 여러 취재원을 활용하며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사교육 취재원 활용도가 월등히 높은 이유는 사교육 전문가들의 ‘정확성’, ‘신속성’에 기인하고 있다.

A교육기자는 “수능 당일에는 공교육 취재원을 거의 취재하지 않는다. 복수의 사교육 전망을 조합해 전체 분석을 놓는 게 오류가 적은 편이다. 취재 시간도 빠듯해 사교육 취재원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B교육기자는 “고3 교사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료가 빨리 나오는 유명학원의 취재원을 더 많이 인용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사교육 전문가들은 “기자들의 문의가 쏟아져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 자료를 내는 데 시간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수능 보도 방식 개선 필요성 공감

즉 사교육 취재원의 정확성과 신속성 때문에 보수·진보 등 매체의 성향에 관계없이 사교육 기관 정보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교육기자와 사교육 전문가들은 언론의 수능 보도 방식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교육기자들은 수능 관련 보도의 사교육 취재원 의존을 탈피하고 공교육과 정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교육당국의 정보 제공 확대와 전문가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능의 구조적인 결함 ‘등급 컷 예측’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수능 직후 등급을 모르는 상태에서 치러지는 수시 논술의 영향으로 사교육 취재원이 제공하는 등급 컷 의존도가 높아진다.

사교육 전문가들 역시 공·사교육 취재원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교육 기관의 빅데이터 축적과 정보 공개 강화, 언론 보도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결 위해선…교육당국· 대학의 폭넓은 입시정보 공개 필요

양 교수는 이에 따라 ▲교육부·교육과정평가원·대학이 수능과 수시 일정을 조절해야 한다고 밝히며, 수능 직후 치러지는 수시 논술을 수능 성적표 발표 이후로 미룰 것을 제안했다.

또한 ▲교육당국과 대학의 폭넓은 입시 정보 공개도 요구했다. 언론과 수험생 모두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교육의 예상 합격선과 지원 전략 등의 정보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상세한 입시 데이터를 공개하고, 각 대학은 대입정보포털에 공개하는 합격선(70%컷) 보다 더 정확한 자료를 공개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공교육 입시 전문가 풀의 전문성과 영속성 강화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으며, 올바른 수능보도를 위한 언론의 노력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교육 수요자의 알 권리와 공교육 강화 사이에서 언론은 교육 철학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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