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 하락, 무관심으로 명맥유지 어려움 겪는 대학 총학생회
평판 하락, 무관심으로 명맥유지 어려움 겪는 대학 총학생회
  • 임지연 기자
  • 승인 2021.09.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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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간부 학생회비 횡령…불신으로 이어져
“취업에 큰 도움 안돼”…학생회, 총여학생회 활동 기피
호남대 총학생회가 2021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 기간을 맞아 학생들을 격려하는 간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대학을 대표하는 학생자치기구인 총학생회가 평판 하락과 무관심 등으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모임이 어려워지면서 관리가 소홀해진 틈을 타 학생회 간부의 학생회비 횡령 사례가 늘어 총학 불신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취업에 큰 도움이 안된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학생회장이 ‘공지 셔틀(심부름)’로 전락해 공석이 지속되고 있는 대학이 늘고 있다.

총학생회 불신으로 이어진 간부의 학생회비 횡령
고신대는 단과대학 학생회 간부가 학생회비 845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행위를 회계 장부 정리 과정에서 적발했다. 

고신대 총학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 올해 5월 회계를 결산하던 중 회계상 잔고와 장부 금액이 맞지 않아 학생회비 회계를 관리하던 A씨를 추궁했고, 공금을 사적으로 썼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A씨는 지난해 말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잃고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공금에 손을 댔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을 확인한 총학생회는 곧바로 A씨의 학생회 간부 직위를 박탈했으며, 학생 상벌에 관한 규정 제9조 13항 ‘학생기구단체 지원 경비 또는 일정 목적을 위해 지출한 금액을 유용, 횡령한 자’와 15항 ‘기타 법률을 위반하거나 학생의 본분에 어긋난 행위와 학교의 명예를 손상시킨 자’ 등에 따라 사안을 처리해 달라고 학교에 요청했다.

서경대 역시 지난해 총학생회의 한 간부가 2천여만원을 몰래 챙긴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렀다. 서경대 총학에 따르면 학생회비를 관리해온 사무국장 B씨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총 38회, 불법 사설도박과 통신비 목적으로 2004만1600원을 횡령했다.

이에 서경대 학생회장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진상조사위원회 이외에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학교 측과 논의해 부정적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학생회비 운용 방식과 감사 방식에 대한 세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하고, 사건에 관한 모든 횡령 건과 자료를 수사기관에 의뢰했다.
이밖에도 지난해 전남대 총학생회는 경품 추첨 조작과 신천지 개입설 등 의혹에 휩싸여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모두 사퇴했고, 한양대와 건국대에서도 총학 간부가 각각 500만원과 1530만원을 횡령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한국방송통신대는 전국총학생회장이 지역 총학생회 여성임원을 성추행하고, 또 다른 임원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총학생회 간부의 학생회비 횡령과 성비위 등은 총학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대면모임이 적어지면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사용 내역까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학생회비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대학가에서는 총학생회 회비 사용을 자율적으로 하더라도 통장 관리를 대학본부에 맡기거나, 총학에 대한 감사 기구를 마련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취업에 도움 안되는 활동 왜 해요?”
무관심과 평판 추락으로 명맥유지 못하는 학생회, 총여학생회

학생회장 공석이 지속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대학에서 단과대와 학과 학생회장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로 학사가 운영되고 있다. 각 단과대·학과의 1년을 대표하는 학생회장은 직전 학기에 선출되는데, 본선거는 물론 재선거에도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는 등 학생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총학생회장 선거가 무산되는 일도 다반사다. 지난해 말 이화여대는 총학 단일 후보 측에서 부착한 대자보에 문제가 생겨 선거가 무산됐다. 서울대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등은 후보자가 없어 아예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 서울대는 인문대와 자연대, 자유전공학부 등 단과대학, 학부에서도 후보가 없어 선거를 진행하지 못한 바 있다.

여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던 총여학생회도 사라지고 있다. 총여학생회는 대학 내 성차별이 만연해 여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기구로, 지난 1984년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최초로 탄생했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을 추월했던 2009년 학내 성차별이 사라졌다며 총여학생회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했지만, ‘2019년 대학 성희롱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3년간 접수된 사건이 2016년 245건, 2017년 368건, 2018년 551건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학내 성폭력 위험이 여전하다는 것이 입증돼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총여학생회의 실질적인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수년째 집행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대학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경희대는 최근 총여학생회 해산을 논의하고 있다. 투표를 진행해 총여학생회의 해산이 가결되면 올해 안으로 대안 조직을 설립하고, 부결되면 존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희대 총여학생회는 지난 2017년을 마지막으로 4년째 회장 궐위 상태다. 경희대 총여학생회가 사라지면 수도권 소재 대학 중 총여학생회가 남아 있는 대학은 한양대와 총신대, 감리신학대, 한신대 등 4곳뿐이다. 

전문가들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등 조직 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관심도가 떨어진 원인으로 학생회장 이력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진 점을 꼽는다. 사회적 약자가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때 기득권이 이에 반발하는 현상인 백래시 공격으로 총여학생회가 페미니즘 활동을 할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수도권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회는 곧 학생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목소리다. 무관심으로 스스로의 이익을 내려놓는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는 투명한 학생회 운영이 우선돼야 하고, 학교 역시 총학생회 활동에 대한 감사 등을 통해 신뢰 회복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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