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INSIGHT] 메타버스, ‘새로운 기준이 되다’
[대학 INSIGHT] 메타버스, ‘새로운 기준이 되다’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1.09.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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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열풍에 올라탄 대학들
교육부터 입학식, 졸업식, 입시 설명회·박람회까지 폭넓게 활용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입학식에서 신입생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입학식에서 신입생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메타버스 열풍이 대학가에도 파고들고 있다. 많은 대학이 메타버스를 교육부터 신입생 환영회, 졸업식, 입시 설명회·박람회, 대학 축제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해 특강을 진행했으며, 서울대와 경희대, 연세대,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원) 등은 메타버스 교육법을 도입했다.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메타버스, ‘새로운 기준이 되다’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세계로 ‘~너머에’라는 뜻의 ‘Beyond’의 그리스어인 ‘Meta’와 우주 혹은 세상이라는 의미의 ‘Universe’를 조합한 단어다. 산업에서의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처럼 느껴지는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대화를 하거나 쇼핑을 즐기는 등 현실세계와 동일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의미한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정부와 산업, 대학가를 가리지 않는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디지털 뉴딜 2.0의 핵심 키워드로 ‘초연결·초실감 신산업 육성’을 내세우며 디지털 미래를 선도할 핵심 산업으로 메타버스를 낙점한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기존 160조원으로 책정됐던 총사업비도 220조원으로 확대됐다.

대학가에서도 메타버스는 중요한 화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외부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메타버스로 구축한 가상세계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또한 메타버스는 최신 기술인 AI(인공지능)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MR(혼합현실)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런 기술을 연구하는 대학들로서는 놓쳐서는 안 될 아이템으로 꼽힌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지난 7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개최한 제191회 한림원탁토론회에서 “AI와 메타버스를 만드는 사람이 세상을 지배한다”며 “이에 걸맞은 교육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즉 AI와 메타버스가 다가올 시대에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이 총장의 예측처럼 국내 대학들은 속속 메타버스를 도입하며 기술과 교육이 융합된 새로운 시도들을 선보이고 있다.
 

숙명여대, 메타버스 활용한 교육 시도

숙명여대가 지난 7월 존 서 교수를 초청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숙명여대가 지난 7월 존 서 교수를 초청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지난 7월 창학 115주년을 기념해 국내외 저명 기업가 15명을 초청해 ‘What’s the Next : 글로벌 리더 15인의 릴레이 비전 특강’을 열었다.

릴레이 특강 중 존 서(John Suh) 기초교양학부 객원교수의 강의는 미국의 스타트업 ‘스페이셜웹’의 메타버스 서비스로 제공돼 눈길을 끌었다.

AI 기반 온라인 법률 자문기업 ‘리걸줌(LegalZoom)’의 전 창업차인 서 교수는 이날 ‘What Can Startups Teach Us about Creating Change?’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강의에 참여한 한 학생은 “메타버스에서 실제 강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며 “다른 플랫폼에 비해 교수님 및 강의 참석자들이 ‘같은 공간에 속한 느낌’을 체감할 수 있어 강의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숙명여대는 ‘숙명 버츄얼 오디토리움’ 구축을 통해 최근 대두되고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실질적인 교육 도구로 활용하는 디지털 교육 혁신을 시도 중이다.

대학가의 메타버스 활용 교수법은 보다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은 VR·AR을 활용한 해부학 관련 실습을 진행했으며, 경희대 의과대학도 VR 해부학 프로그램을 활용해 강의를 했다. 연세대는 생물학 실험 VR콘텐츠를 도입했고, 카이스트는 2023년 9월 ‘케냐-카이스트 캠퍼스’를 오픈해 몰입형 학습 과정에 메타버스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입학식‧·‧졸업식, 각종 행사도 메타버스로

성균관대가 지난 8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1회 세계성균관한글백일장’을 열고 있다.
성균관대가 지난 8월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제1회 세계성균관한글백일장’을 열고 있다.

순천향대는 지난 3월 교내 대운동장을 메타버스로 옮겨 세계 최초로 가상 입학식을 했다. 순천향대 신입생들은 3차원 가상공간에서 총장의 인사말과 신입생 대표의 입학 선서를 듣고 각자 개성 넘치는 아바타를 활용해 교수·동기·선배와 상견례를 나누는 등 기존 오프라인과 온라인 환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했다.

순천향대의 이번 입학식은 SK텔레콤(이하 SKT)과 협업해 진행한 행사로, 입학식에 참석한 신입생들은 점프VR 어플을 실행해 본인의 개성을 살린 아바타를 꾸민 후 ‘버추얼 밋업’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월드 내 입학식 방(커뮤니티)에 입장만 하면 됐다. 버추얼 밋업은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공간에 최대 120명까지 동시 접속해 콘퍼런스와 공연 등 다양한 모임을 갖는 SKT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SKT는 당시 약 2500명의 순천향대 신입생들이 모두 입학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57개 학과를 기준으로 150여개의 소셜월드 방을 개설했다. 신입생들은 소속 학과에 따라 약 25명 내외가 한 방에 입장해 친근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입학식을 경험했다. 모든 방은 메타버스 대운동장 환경이 적용돼 어느 방이든 동일한 입학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김승우 순천향대 총장은 “언택트 시대에 신입생들이 대학 생활의 소중한 추억을 놓치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디지털 네이티브인 MZ세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메타버스 입학식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의 캠퍼스 생활 및 학습 능력 제고를 위해 온·오프라인 융합형 열정캠퍼스플랫폼(PCP)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입학식뿐만 아니라 졸업식에도 활용됐다. 동의대는 지난 8월 20일 메타버스로 유명한 마인크래프트 서버를 통해 ‘동의대 마인크래프트 크루 1기’ 학생들이 건축 중인 가상캠퍼스를 공개하고, 서버오픈 이벤트로 캠퍼스 투어와 졸업 축하 현수막 게시, 단체사진 촬영, 양궁 경기, 컬링 경기 등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성균관대는 지난 8월 11일 제1회 세계성균관한글백일장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진행했으며, 건국대는 VR개발업체인 플레이파크와 협력해 건국대를 메타버스 세계에 그대로 구현해 ‘Kon-Tact 예술제’를 개최했다. 숭실대 학생회와 연세대 동아리연합회는 ‘게더타운’이라는 간소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축제와 동아리박람회를 진행했다.
 

메타버스 교육법, 교육의 본질 잊어선 안 돼

메타버스의 열풍이 대학가를 강타한 가운데 교육 본연의 목적이 기술에 함몰돼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교육 방식에 있어 시대의 흐름에 맞춘 기술 도입은 필요하지만 기술에 치중해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열 광운대 건축학과 교수는 지난 6월 열린 ‘HTHT(High Touch High Tech) 2021 컨퍼런스’에서 “팬데믹 시대를 맞아 정보통신 및 VR기술 등과 같은 하이테크 기술이 도입된 온라인/가상공간 수업방식이 모든 교육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되면서 기존의 전통적 수업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며 “AI, VR기술을 비롯해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 기술은 지식의 전달과 습득에 있어 효과적이지만 활용에 있어 교육의 근본적인 목적을 잃지 않도록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교육은 단순히 지식의 전달만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인성교육과 사회화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미래의 IT기반 교육기술은 지식의 효율적 전달을 위한 수단으로서만이 아닌 학생들의 감성과 인성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까지도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메타버스 기반 캠퍼스 라이프 환경 구축

고려대가 지난 7월 SKT와 차세대 스마트 캠퍼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고려대가 지난 7월 SKT와 차세대 스마트 캠퍼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메타버스와 관련해 가장 주목해야 하는 대학이 바로 고려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AI 혁신허브’ 사업을 수행할 기관으로 고려대 주관 ‘K허브(K-Hub) 그랜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컨소시엄은 향후 최장 5년간 최대 445억원을 지원받아 ▲AI 분야 고난도‧도전형 연구 ▲개방형 연구환경 조성 ▲최고 수준의 인재양성 등 국가 AI 역량 강화와 인재양성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고려대는 또한 지난 7월 15일 SK텔레콤(이하 SKT)과 현실과 가상세계를 기반으로 연결과 융합 중심의 차세대 스마트 캠퍼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고려대와 SKT는 ▲메타버스 기반 캠퍼스 라이프 환경 구축 ▲이니셜(initial) 서비스 기반 통합 신분증 발급 ▲IoT 기반 스마트 에너지 캠퍼스 구축 ▲5G 인프라 구축 및 Cloud 연계 서비스 제공 ▲메시징 서비스 기반 교우회 참여 활성화 등 스마트 캠퍼스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메타버스 캠퍼스 조성…고연전 응원도 메타버스 공간에서

SKT는 고려대에 새로운 소통 트렌드인 메타버스 기반의 캠퍼스를 조성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통해 학생들은 영상 회의를 넘어 각자 개성이 담긴 아바타로 학생들을 만나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상호작용과 재미요소를 담은 대면 이상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메타버스 첫 적용 사례는 코로나19로 지난해 생략됐던 고연전이 될 예정이다. 실제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되지만, 메타버스 경기장에서는 역동적인 응원이 가능해 코로나19 시대에 달라진 응원문화와 함께 비대면 시대에도 많은 학생들이 함께 고연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연전으로 메타버스를 처음 선보인 뒤, 고려대는 교과와 비교과 활동 등 다양한 분야까지 적용해 학생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실험/실습 등 비대면으로는 한계가 있는 일부 교과목에도 적용을 검토하며 학생들의 동아리, 국제교류, 사회봉사 등 다양한 비교과 활동에도 메타버스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정진택 총장은 “기술 그 자체가 혁신이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연결과 융합 중심 혁신이 우리 일상과 사회를 변화시킴으로써 비대면 시대에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대학 최초로 블록체인에 기반한 모바일 신분증을 도입하고 캠퍼스 전체를 리빙랩으로 구축해 구성원들의 생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수집, 분석, 활용해 대학 교육, 연구, 행정의 디지털 혁신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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