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는 게 아니라 졸업 당하는 기분”
“졸업하는 게 아니라 졸업 당하는 기분”
  • 백두산 기자
  • 승인 2021.09.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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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번, 20·21학번을 만나다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 학생들 위기감 강하게 느껴
수도권 대학의 교수가 교내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의 특정한 내용과 관련 없음.
수도권 대학의 교수가 교내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의 특정한 내용과 관련 없음.

“2020년 대학에 입학했는데, 학교는 몇 번 못 가보고 졸업을 앞두게 됐어요. 졸업을 하는 게 아니라 졸업을 당한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수도권 전문대 A씨)

“취업을 위한 스펙이 선배들보다 현저히 부족해 졸업을 하게 돼도 취업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돼요. 취업 스터디도 제대로 꾸리지 못하고 정보도 부족한 상태라 취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요.”(서울 4년제 대학 B씨)

이른바 ‘코로나 학번’이라 불리는 20, 21학번 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입학 이후 대부분 수업을 온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실험 · 실습 과목은 오프라인 수업과 병행해 이뤄지긴 했지만 수험생 시절 꿈꾸던 캠퍼스 라이프는 언감생심이었다. 더욱이 오프라인 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친목과 다양한 정보 습득의 부재는 이들 코로나 학번의 고립감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런 고립 상태로 인한 위기감은 4년제 대학, 전문대를 가리지 않고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대학 친구가 없어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20학번인 B씨는 입학 후 대학 캠퍼스를 밟아 본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뤄질 뿐만 아니라 선·후배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어 고등학교 때보다 더 큰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B씨는 “학과에 몇 명이 있는지, 선·후배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며 “몇몇 동기는 지방에 거주 중인데, 아직 학교 구경도 안 해봤다고 한 것을 동기 카카오톡방에서 봤다”고 말했다.

대학생 대부분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대면 수업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그로 인해 캠퍼스 생활을 전혀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도권 4년제 대학 21학번인 C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친구들을 많이 만들고 싶었는데,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대학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차라리 군대에 다녀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대 학생들은 더 막막

졸업까지 2년여가 남은 4년제 대학 학생들보단 전문대에 재학 중인 코로나 학번 학생들은 한 학기 후면 취업 전선에 나서야 한다. 이들은 취업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 전문대 20학번인 A씨는 “졸업까지 한 학기 밖에 안 남았는데, 취업 필수요건인 실습시간과 대외활동 등 취업 필수 스펙 채우기가 난감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업계가 어려워져 울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전문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취업하는 호텔·관광·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시장 자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관련 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신규 채용 또한 줄어든 탓이다.

코로나 블루 호소하는 학생도 늘어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코로나 블루(우울과 불안)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은 8월 19일 ‘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 영향평가’ 1차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전국의 성인과 14세 이상 청소년 등 1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백 교수팀에 따르면 우울과 불안 등 정신건강 지표가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평균 점수는 6.6점으로 2018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2.3점)의 2.9배에 달한다.

이같은 증상은 코로나 학번 학생들에게서도 잘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 20학번인 D씨는 “최근 우울감이 심해 정신과에 다녀왔다”며 “대학 생활부터 취업 준비까지 제대로 하고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학점비례납부법 도입되나

교육부는 8월 2일 ‘코로나19 상황 속 전문대학생 취업역량 강화 한시 지원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전문대를 졸업했거나 내년 졸업 예정인 3만명에게 각종 자격증 응시료와 교육 프로그램 수강료를 70만원 이내로 지원하는 게 골자다.

4년제 대학 학생을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코로나 지원 대학등록금 학점비례납부법)도 발의됐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22일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재난 발생으로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 신청 학점별 또는 월별로 등록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했다.

안 의원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대학과 학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대학 공공성 확보를 위한 국가의 책무”라며 “고액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대학 운영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을 위한 현실적인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전문대 취업팀장은 “졸업을 앞둔 20학번 학생들의 경우 절대적으로 현장 실습활동 시수가 부족하다”며 “전문대 학생들의 실습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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