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 전도사라 불리는 스타강사 김미경 씨는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방송을 전면 하차했다. 지난 20일 조선일보는 “김미경이 2007년 2월 작성한 석사 학위논문 ‘남녀평등 의식에 기반을 둔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의 효과성 분석’에서 기존 논문을 최소 4편 짜깁기했다”고 보도하며 김 씨의 이화여대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유명인에 대한 논문 표절 의혹은 배우 김혜수 씨와 방송인 김미화 씨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김혜수 씨는 200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에서 논문 ‘연기자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관한 연구’를 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이 논문이 상당 부분 표절됐다는 의혹을 사면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석사학위를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미화 씨도 201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에서 작성한 논문 ‘연예인 평판이 방송 연출자의 진행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표절 논란 대상이 되면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다.
스타강사 김미경에 이어 배우 김혜수, 방송인 김미화를 강타한 논문 표절 논란. 혹자는 표절 논란을 피해갈 석사학위 논문이나 박사학위 논문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위주의 풍토가 논문 표절을 부추기는 가장 큰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일부 대학들은 선진국에 비해 유난히 ‘학력 콤플렉스’가 심각한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학위 장사’까지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 기관임을 망각한 채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것. 특히 몇몇 대학들은 직업인이나 일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특수대학원을 마구 세워 석·박사학위를 남발하고 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표절을 마치 공공연한 관행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대학의 풍토 또한 문제다. 실제로 표절 사실이 발각돼도 관행이라 묵인해 주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들이 학문적 양심에 떳떳하지 못하다면 어떻게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진정한 실력이 아닌 ‘스펙쌓기’식으로 박사학위를 가진 고학력자들이 과잉 배출된다면 대학교육의 질적 하락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면 ‘논문 표절’을 근절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요원한 일일까? 무엇보다 논문 표절을 막기 위해 가장 근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바로 연구자로서의 양심과 도덕성이 아닐까 싶다.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표절’이 인기 검색어로 눈에 띄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표절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plagiarism’이다. 이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의 ‘유괴’라는 뜻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남의 학위 논문을 표절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다. 특히 학자나 예술가들에게 있어서는 양심을 저버린 짓은 도둑질과 진배없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은 1992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의 상당 부분이 표절한 것으로 드러나자 박사학위 박탈은 물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외국 사례만 보더라도 고위 공직자와 사회 지도층 인사가 범한 ‘논문 표절’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표절 문제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유명 사립대 대학원의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노OO 씨는 “모든 논문을 대상으로 표절 여부를 정확히 가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면서 “자료 수집이나 서베이 구성 전 단계까지의 수업을 하는 동안 지도교수들이 연구자의 윤리 의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연구윤리의 강조와 함께 논문 작성과 관련된 윤리 교육, 논문 작성법 등 제도적인 보완 장치를 통해 논문 표절 관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작금의 현실에서 대학들은 취업률 제고, 대학의 양극화, 신입생 충원 등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논문 표절로 얼룩져 가는 사태가 계속 반복된다면 지성의 상아탑이 아닌 스펙을 쌓기 위한 인재 양성소로 전락하는 건 아닌지 대학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참에 논문 검증에 대한 제대로 된 가이드 라인을 설정하는 것을 비롯해 근본적인 쇄신 방안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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