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식의 부재… 어디서부터 시작됐나

박초아 | choa@dhnews.co.kr | 기사승인 : 2013-04-11 15: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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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위주 교육체제로 국사와 근현대사 비중 낮아져…역사 교육 의무 강화해야

▲사립대 재학생들이 제작한 홍보 사진(출처 구글)
최근 강원도 소재 사립대 재학생들이 욱일기를 배경으로 나치식 거수경례를 하고 찍은 홍보사진을 SNS 등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해당 학과 학생회장이 사퇴하고 교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네티즌들은 제대로 된 사과문을 올리라며 계속된 항의가 이어졌다.


지난 1일 대학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에서 학생회장 및 임직원 일동은 “욱일기 배경은 패러디사진 촬영용으로 사용한 것이며 정치적인 뜻은 없었다”며 “순간적인 재미와 촬영을 위해 선택한 행동들”이라고 해명했다. 욱일기와 나치식 거수경례의 의미를 간과했다는 해명글에 일이 더욱 커진 것이다.


욱일기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해군에서 사용했던 깃발이다. 일본 국기인 일장기의 태양 문양 주위에 퍼져 나가는 햇살을 도안한 모양으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이번 대학생들의 욱일기 사용에 따른 논란은 역사의식의 부재, 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해 생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욱일기 사용으로 인해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몰랐던 것이다.


대학생들의 역사인식 부족은 입시 위주의 교육체제로 국사의 비중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2005학년도 수능에서 사회탐구 선택자 33만 9278명 가운데 국사 선택자는 절반인 15만 9052명이 응시했지만 2013학년도 수능에서의 국사 선택자는 4만 3918명으로 4배 가까이 감소했다. 2013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는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했으나 그 외의 대학들은 지정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최상위권인 학생들만 한국사를 선택하고 그 외 학생들이 한국사를 선택할 경우에는 좋은 등급이나 표준 점수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국사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근현대사 과목의 축소와 암기식 교육 때문이라는 점도 들 수 있다.


근현대사 과목은 지난해까지 선택과목이었으나 현재는 사라졌으며 한국사로 통합됐다.


서울 소재 사립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박 모 양은 “근현대사 과목은 한국사 전체 과정 중 4분의1 정도며 이름, 연도, 단체명 등을 사건위주, 시대순으로 배웠다”며 “고등학교 1학년 때에만 배우고 그 이후로는 배우지 않아 더 공부하고 싶은 경우, 학생이 개별적으로 책을 보거나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SBS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대학생들은 주 3~5시간 정도 역사를 배우며 수업이 끝난 뒤에는 토론, 스터디, 발표를 통해 생각을 공유하거나 관련 서적을 읽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교과서 외의 다른 시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대학생들만을 비판할 문제가 아니다. 국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입시 제도를 지적해야하는 것이 옳다.


만일 국사와 근현대사가 필수 과목이며 앞서 언급한 외국 학교들과 같은 교육 과정이었다면 이러한 논란이 생겼을까. 이런 식의 홍보용 사진도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입시 정책을 내놓겠다고 했으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오는 8월 입시 제도를 간소화하겠다고 했다. 지금과 같이 혼란스러운 입시를 바로잡는 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역사교육에 대한 중요성과 의무를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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