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보장 교수들의 연구실적이 전반적으로 낮고 연구를 아예 안 하는 교수들도 있습니다. 정년보장 교수들의 연구 실적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논의되는 얘기는 많지만 교수들의 반발이 예상돼 도입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현재 정년보장 교수들의 연구독려 방안을 고심 중인 모 대학 관계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학가가 정년보장 교수들의 연구 불성실 태도에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연구과 교육에 매진하라고 정년보장을 부여받은 교수들이 수년간 연구실적이 전무하거나 다른 교수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연구량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최근 대학가는 학령인구 감소와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등을 의식해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연구실적은 대학 평가의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그런데 많은 대학들이 정년보장을 받기 이전의 교수들이 내놓은 연구실적이 정년보장 교수들의 연구실적에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다.
문제는 정년을 보장해놓은 상황이라 마땅히 제재하거나 연구업적을 강제할 수단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 A대학은 최근 교수들의 승진·정년보장을 위한 연구업적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정년보장 교수들에게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강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학에서 부교수가 교수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연구실적 점수 600점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정년보장 교수에게 요구되는 1년 평균 실적은 80점. 학술진흥등재지에 2~3명이 함께 연구자로 참여하는 논문 1건만 쓰면 되는 점수다. 연구 실적을 강제하겠다고는 밝혔지만 연구년 자격 강화라든가 명예교수 자격에 연구실적 평가를 시행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교수들은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래서 이마저도 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 대학은 전체 교원의 반 이상이 정년보장 교원이다.
전체 교원 750여 명 중 465명이 정년보장 교원인 모 국립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년보장 교수들의 연구실적은 초임, 조교수, 부교수들의 연구실적의 반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이 대학 정년보장 교수 중에도 일년에 단 한건의 연구실적도 내지 못하는 교수들이 있다. 대학 차원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딱히 효과적인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불이익을 주는 네거티브 인센티브 도입은 교수들의 반발로 도입이 어렵다. 다만 2015년부터 국립대의 경우 성과급 연봉제가 전면 도입되면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이 대학 관계자는 밝혔다.
최근 초강경 교수 연구평가 개혁안을 내놓아 교수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중앙대도 정년보장 교수들의 해이해진 연구 태도 때문에 이 같은 개혁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은 정년보장 교수가 3년 동안 연구실적이 없으면 대학원 강의를 없애고, 연구실도 폐쇄하겠다는 강경 조치를 내놨다. 이 대학 관계자는 "최근 4년간 4회 연속 C등급을 받은 교수는 9명, 3회 연속 3명, 2회 연속 받은 교수는 24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학 교수들은 “몇 년의 연구업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오랜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년보장제도는 젊은 교수들에게 가장 강력한 연구 인센티브다. 이를 얻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연구력 강화를 위해 연구 성과가 많을 경우 조기에 정년을 보장해주는 것을 인센티브로 내놓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년보장을 받음으로써 연구에 소홀해진다면 제도의 의미는 퇴색된다. 각 대학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