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 배포, 찬반 논란 '확산'

정성민 | js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6-02-12 09:29:13
  • -
  • +
  • 인쇄
서울시교육청 일선 학교 배포 추진···보수, 진보 엇갈린 목소리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배포할 예정인 가운데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두고 교육계는 물론 정치권이 또 한 번 갈등과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일 서울 중·고교 583개교에 '친일인명사전'을 한 질(전 3권)씩 배포키로 하고 학교당 구입 예산 30만 원을 교부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2014년 12월 본회의를 열고 '친일인명사전'의 일선 학교 배포 예산 등이 담긴 '2015년도 서울특별시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을 의결했으며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1월 '친일인명사전' 배포 방침을 처음 밝힌 바 있다.


'친일인명사전'은 민족문제연구소(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정신과 친일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1991년 설립)가 2009년 편찬한 책자다.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지지·찬양하거나 독립을 방해하는 등 이른바 친일파들의 행적을 수록하고 있다.


그러나 '친일인명사전'은 발간 당시부터 편향성 논란에 휩싸였다. 즉 친일파 기준에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것. 이에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이 처음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추진했을 당시 새누리당 초·재선 국회의원 모임인 '아침소리'는 "서울시교육청이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서울시 학교에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창립선언문을 보면 해산된 통합진보당과 아주 흡사한 패러다임을 가진 단체"라면서 "대한민국을 반민족, 반민중적 체제로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이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재추진하자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또 다시 반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보수성향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일제 강점기 인사들의 친일 행적이 사실로 확인된 부분은 당연히 비판받아야 마땅하며, 학생들에게 사실에 근거한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친일인명사전'은 편향성 논란과 더불어 객관성이 떨어지며 많은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학교현장에 비치하고 교수·학습에 활용하는 것은 결코 교육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교총은 "사회·학계의 이념 논란이 있는 '친일인명사전'으로 인해 더 이상 학교를 이념 논란의 장으로 만들지 말고 '친일인명사전'의 학교 배포와 학습자료 활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유관순어머니회, 역사교과서대책범국민운동본부 등 보수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이제 학부모는 더 이상 정치 중립을 요구하지 않겠다"면서 "정치 사전 구입 예산이 있으면 영유아 교육지원에 우선하라"고 주문했다.


교육부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친일인명사전' 구입을 위한 예산을 배포한 것과 관련, "학교의 자율적인 도서 구입 권한 침해 우려가 있다"며 예산 사용 적절성 여부를 점검키로 한 것.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의 보고를 받은 뒤 문제가 있으면 후속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반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는 찬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서울시교육청의 중·고등학교 도서관 친일인명사전 비치 방침에 대해 새누리당이 반대한민국, 반교육적 결정이라고 공격하고 있다"며 "친일 인명사전 배포계획은 2014년 12월 1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도 만장일치로 의결한 사안이다. 친일인명사전을 강제로 배우는 것도 아니고 도서관에 단순히 비치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윤경로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전 한성대 총장)은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사말을 통해 "자랑스럽든, 치욕적이든 역사의 진실 규명은 새로운 출발과 변화를 위한 전제조건일 것"이라면서 "'친일인명사전'은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진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친일인명사전' 배포를 두고 또 다시 촉발된 갈등과 대립. 서울시교육청의 '친일인명사전' 배포 계획이 예정대로 이뤄질지, 재차 무산될지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