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소모전, 교통대·충북대 갈등 심화

유제민 | yjm@dhnews.co.kr | 기사승인 : 2016-03-02 16: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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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캠퍼스 부분통합 관련 사태 심각
물리적 충돌, 보직교수 해임, 수업거부 사태 잇달아

한국교통대학교(이하 교통대) 증평캠퍼스 부분통합을 둘러싼 교통대와 충북대학교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충북대와의 통합을 요구하는 교통대 증평캠퍼스 구성원들과 이를 반대하는 교통대 본부 직원들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교통대 증평캠퍼스 학생들은 교통대 본부 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총장실 진입을 시도한 학생들과 이를 막는 대학 본부 직원들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또한 교통대 본부에서는 증평캠퍼스 8개 학과 대표 학생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임의단체를 만들어 충북대 통합을 요구하는 등 해교와 매교 행위를 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증평캠퍼스 교수 4명을 보직해임했다. 증평캠퍼스 유아특수교육학과에서는 교수 해임에 반발,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문제 해결의 진전은 전혀 없고 양자 사이에 소모적인 공방과 충돌만 일어나고 있어 사태의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사건은 증평캠퍼스를 통합하려는 듯한 충북대의 움직임을 교통대 본부에서 감지하면서 불거졌다. 교통대는 충북대의 이 같은 행위를 비판하며 증평캠퍼스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충북대 쪽에서도 관련 사안은 증평캠퍼스 일부 학과들 쪽에서 오히려 제안한 일이며 충북대는 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두 학교는 한 쪽에서 공세를 가하면 다른 쪽에서 이를 반박하는 식으로 약 3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끝모를 공방전을 진행해오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교통대가 강도 높은 구조개편안을 내놓은 것이 기폭제가 됐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교통대 증평캠퍼스의 애매한 위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교통대는는 충주대와 한국철도대학의 통합을 통해 탄생하게 된 대학으로서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교통·물류 중심 특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통대에 대해 '녹색교통시스템 관련 고급인재 양성, 최첨단 교통기술 개발 및 교통 관련 산업 및 정책을 선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교통분야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 등을 명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통합목적으로 볼 때 교통대는 '교통 및 물류'에 특성화된 대학이며 학과 구성 등을 보더라도 특성화 분야가 어느 쪽인지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이에 반해 교통대 증평캠퍼스의 전신은 '청주과학대'다. 청주과학대는 2006년 교통대의 전신인 충주대와 통합됐다. 이어 충주대와 한국철도대학과의 통합으로 교통대가 출범하자 교통대 증평캠퍼스가 됐다. 현재 교통대 증평캠퍼스 학과는 '보건·의료'와 '교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학과 구성 자체가 '교통 및 물류' 특성화라는 교통대의 설립 목적과 거리가 있다.


또한 증평캠퍼스 일부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증평캠퍼스가 교통대 본부로부터 적지 않은 차별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형성돼 있는 듯 보인다. 증평캠퍼스의 한 학생은 "그동안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교실에서 힘들게 공부했다"고 주장했으며 증평캠퍼스 교수들이 성명서를 통해 "증평캠퍼스는 열악한 학습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캠퍼스 활성화 대책을 여러 차례 대학 본부에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증평캠퍼스 측에서는 충북대와의 부분통합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의과대학을 보유하고 있는 충북대와의 통합이 향후 학생들의 진로나 취업 등에 있어서 더욱 유리할 것이란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충북대 측에서는 보건·의료 관련 학과를 보유한 증평캠퍼스를 통합할 경우 학과 간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충북대는 최근 '2015년도 의학교육 평가인증'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할 정도로 우수한 의과대학을 보유하고 있다. 의대를 보유한 충북대가 증평캠퍼스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교통대는 증평캠퍼스 부분통합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교통대에서 불가론을 내세우는 가장 큰 명분 중 하나는 '대학과 대학이 아닌 일부 학과의 부분통합은 전례없는 일'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교통대가 내세운 이런 명분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두 학교가 증평캠퍼스 부분통합에 합의하게 된다면 그 방법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통대에서 증평캠퍼스 통합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증평캠퍼스를 넘겨주면 신입생 유치와 취업률 등에서 손실을 입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보건·의료'와 '교육' 계열은 전통적으로 신입생들이 선호하고 취업이 잘되는 계열이다.


이미 두 대학 사이의 갈등은 양자 간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단계는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상위기관인 교육부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교육부에서는 이번 사건은 어디까지나 당사자끼리 논의해 결정해야 할 일이라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해당 사태와 관련한 교육부의 입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처럼 소극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 사태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전으로 치닫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무수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중재에 나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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