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폭염이 학교를 강타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했지만 계속되는 폭염에 교사와 학생들이 고생하고 있는 것. 특히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로 학교들이 에어 컨디셔너(air conditioner·에어컨) 사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또한 수시모집 비율 확대에 따라 고3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짧게 보내고, 폭염과의 전쟁 속에서 대입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개학 연기, 단축수업 등 학교들은 폭염 대응에 분주한 상황. 그러나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 개선, 수시모집 조정 등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폭염 장기화에 대응책 분주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총 2254개교(초등학교 82개교, 중학교 723개교, 고등학교 1449개교)가 개학했다. 이 가운데 폭염 주의보와 폭염 경보에 따라 11개교가 개학을 연기했다. 38개교는 단축수업에 들어갔다. 폭염 주의보는 일 최고 기온 33℃ 이상 상태가 2일 이상 지속 예상되면 발령된다. 또한 폭염 경보는 일 최고 기온 35℃ 이상 상태가 2일 이상 지속 예상되면 발령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들은 폭염 주의보 시 단축수업 검토, 체육활동 등 실외활동 자제, 학교급식 식중독 주의 등의 조치를 취하고 폭염 경보 시 등·하교시간 조정, 임시휴업, 체육활동 등 실외활동 금지, 학교급식 식중독 예방 재점검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에 에어컨 무용지물
여야,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 개선 시동
"냉방이 안 돼 학생 건강이 우려된다. 너무 더워 수업이 불가능하며 어지럼증과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교실 온도가 30도가 넘어 땀이 줄줄 난다. 전기료 때문에 눈치 보여서 에어컨 틀어달라는 소리도 못한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학교 살림살이 실태 교원 설문조사' 결과)
학교들이 개학 연기와 단축수업 등으로 폭염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 조치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 개선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체계는 ▲주택용 ▲일반용 ▲교육용 ▲산업용 ▲농사용 ▲가로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주택용에는 6단계 누진요금제가 적용되고, 일반용·교육용·산업용에는 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제가 적용된다. 계절별·시간대별 차등요금제란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계절(여름·겨울)과 시간대(최대부하)에 높은 요금을, 상대적으로 전력 소비가 적은 계절(봄·가을)과 시간대(경부하·중간부하)에 낮은 요금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교육용이나 산업용 전기요금의 기본금이 피크(peak·최고조) 전력 사용량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는 것. 피크 전력 사용량은 1년 중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한 날의 요율(料率·요금의 정도나 비율)이다. 이러한 요금체계 때문에 학교의 전력 사용량이 미미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부담 단가가 높게 책정되고 있다.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2014년 기준 초·중·고교의 전력 사용량은 국가 전체의 0.6% 수준이었다. 반면 교육용 전기요금 실제 부담 단가는 ㎾h당 129.1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업용 실제 부담 단가 ㎾h당 106.8원보다 21% 비싼 수준이다.
다시 말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연중 일정하게 전력을 사용, 최대 전력 사용량과 평균 사용량 차이가 크지 않다. 하지만 학교의 경우 여름이나 겨울 등 특정 시기에만 전력 사용량이 매우 높고 방학이나 평소에는 사용량이 적다.
예를 들어 A 학교가 올해 여름 폭염으로 에어컨을 집중적으로 사용, 최대 전기요금이 500만 원 나왔다고 가정하자. 이때 내년 A학교 전기요금의 기본금만 500만 원 책정된다. 일반적으로 학교는 수익 구조를 가진 회사와 달리 예산에 제한이 있다. 학교 입장에서 기본금이 높을수록 부담이 커지는 게 당연하다. 바로 이것이 폭염에도 불구, 학교들이 자유롭게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다. 심지어 예산이 더욱 열악한 학교들의 경우 에어컨조차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현직 고교 교사인 B 씨는 "폭염이 몇 주째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기료가 학교 운영에 너무 큰 부담이 된다"면서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사용하거나 절전 장치를 통해 전기요금을 절약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자 여당과 야당이 모두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 개선을 위해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우택 의원 등이 지난 7월 26일 '교육용 전기요금을 농사용 전기요금을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정한다'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은 전기요금개선 TF를 구성, 오는 10월경까지 교육용 전기요금제 등의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수시모집 확대에 여름방학 단축
최근 대입에서 수시모집 선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4년제 대학 기준으로 2017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은 24만 6891명. 이는 전체 모집인원의 70.5%에 해당된다.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은 9월 12일부터 9월 21일까지다. 합격자는 12월 16일에 발표된다. 앞서 11월 17일에 수능이 실시된다.
수시모집 비율이 확대되면서 고3 교실은 2학기부터 수시모집과 수능 동시 준비 체제에 들어간다. 이에 고교들은 여름방학을 단축, 조기 개학을 하고 있으며 고3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한 채 폭염 속에서 대입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계에서는 수시모집 확대를 조기 개학뿐 아니라 고3 교실 파행 원인으로 지목하며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수시모집 비율 확대로 인해 고3 교실은 '수시와 정시를 준비하는' 한 지붕 두 가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9월부터 대입전형이 시작되다 보니 사실상 고3 2학기 교육과정은 파행이 될 수밖에 없고 특히 70%까지 수시모집 비율이 확대됨에 따라 고3 2학기 수업 분위기는 더욱 비정상적일 수밖에 없다. 수시모집 비율부터 시기, 수능까지 총체적이면서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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