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새로운 입시의 한 해가 시작되었다. 입시 준비에 돌입하는 예비 고3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주력으로 하여 집중할 전형을 택하는 것이다. 1, 2학년 동안 내신 성적이 잘 관리되어 온 학생이라면 학생부 교과나 종합 전형에 집중하여 남은 3학년 1학기에 내신 성적을 향상시키고 생기부를 알차게 채워야 할 것이며, 내신 성적에 강점을 가지지 않는 학생이라면 일찍부터 정시 중심으로 방향을 잡아 수능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때 정시 중심 전략을 세운 학생이라면 꼭 한 가지 더 고려해봐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논술이다.
정시와 논술은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입시전략적인 면에서는 사실 하나의 패키지라 할 수 있다. 정시를 위해 수능 공부를 하다보면 논술 전형의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할 가능성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기왕 정시 합격을 위해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라면 그것을 논술 전형에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교과나 학종이 아닌 정시를 중심으로 입시전략을 수립하는 학생이라면 정시에만 올인하기보다는 정시와 논술을 병행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논술은 사실상 선택이 아닌 필수
물론 정시를 중심으로 입시를 치르고자 하는 모든 학생에게 정시+논술 병행 전략이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수능 최상위 학생의 경우 논술을 병행한다고 하여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별로 없긴 하다. 정시에서 소위 SKY, 즉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에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의 최상위 성적을 받을 수 있는 학생이라면 논술을 병행한다고 해서 SKY 합격 가능성이 더 높아지지는 않는다. 서울대는 논술 전형을 실시하지 않고, 연세대는 수능최저기준이 없어 논술 전형의 실질경쟁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논술을 병행한다고 해도 서울대와 연세대의 합격 가능성을 높이지는 않는다. 굳이 꼽자면 고려대 논술 전형은 수능최저기준이 매우 높아 수능을 잘 하는 학생들의 합격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능 최상위 학생들이 지원을 고민해볼 만하다. 이렇게 볼 때, 수능 최상위 학생들이 논술을 병행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크지 않으며, 오히려 1~2문제 차이로 당락이 엇갈리는 수능 최상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오로지 수능 공부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수능 최상위권이 아닌 대부분의 정시 중심 학생들에게는 논술 병행이 거의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정시와 함께 논술을 병행한다면 정시에서 합격을 기대해볼 수 있는 대학보다 더 상위의 대학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정시에서 인서울 할 수 있는 성적의 학생이라면, 논술 전형으로는 서울 시내 중위권 이상의 대학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또한 정시에서 서울 시내 중위권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논술 전형에서는 서울 시내 상위권 대학에도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된다. 이처럼 논술 전형은 정시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보다 한 두 단계 더 상위의 대학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그냥 날려버리기엔 매우 아까운 기회라 할 수 있다.
결심은 빠를수록 좋다
정시와 논술의 병행이 가지는 장점을 알았더라도 막상 수능 공부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을 쪼개 논술 공부에 할애하기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논술 병행의 결심은 빠를수록 좋다. 수능은 공부해야 할 내용의 양이 무척이나 많기 때문에 매일매일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진행해야 하는데, 거기에 더해 논술까지 매일매일 공부할 수 있는 여력이 학생들에겐 없다. 따라서 논술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데, 결심이 늦어질 경우 논술에 투입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너무나 줄어들게 된다.
이제 예비 고3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선 아직 수험생활이 한참 많이 남은 것으로 느껴지겠지만, 사실 입시의 시계는 매우 빠르게 돌아가며 수험생활 기간도 매우 짧다. 1월 기준으로 수능까지 300일 가량이 남아 있는데, 이를 주 단위로 계산하면 40주 남짓밖에는 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 논술 공부를 한다면 고작 40번 정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나마 이것도 1월부터 시작할 때의 계산이고, 결심이 늦어진다면 그만큼 논술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물론 상반기 동안에 수능 공부에 집중하여 어느 정도 수능 성적을 안정화시킨 다음 여름부터 논술 공부를 시작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상반기 동안에 수능 성적을 안정화시킬 수 있을지를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수능은 정말 공부할 양이 많은 시험이다. 해도 해도 부족하고 재수에 삼수까지 해도 겨우 잘 볼 수 있을까 싶은 시험이다. 따라서 일단 수능 공부에 집중하여 수능 성적을 올려둔 후에 다른 것도 하겠다는 것은 너무나도 순진하거나 무책임한 생각이다.
빠르게 결심했다면 준비는 차근차근
정시와 논술을 병행하겠다고 결심을 했다면 이제 너무 다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분하게 그리고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하면 된다. 논술은 단지 많이 공부한다고 실력이 늘지 않으며, 꼼꼼하게 되새기고 음미할 때 실력이 늘기 때문이다. 일주일 한 번씩 진행되는 학교 방과후수업이나 학원 수업을 들을 수도 있겠고, 친구들과 함께 대학에서 공개한 기출문제와 해제를 보고 토론하며 서로의 글을 비교 평가하는 스터디그룹을 조직해도 좋을 것이다. 어차피 논술은 수능만큼 학생 간 실력 격차가 크지 않을뿐더러 모두에게 처음이고 모두에게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시작한다면 얼마든지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주의할 점은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반드시 글을 쓰고 평가받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서 대학의 논술가이드북을 읽고 익히는 것만으로는 절대 부족하며, 문제를 풀고 답안을 쓰고 그것이 대학에서 발표한 해제와 내용적으로 어느 만큼의 차이가 있는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대입 논술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내는 에세이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엄연히 정확한 답과 빈출하는 유형이 존재하는 하나의 시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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