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울산교육이 2018년 노옥희 제8대 교육감 취임 이후 180도 바뀌었다.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공공기관 부패 방지 시책평가 3년 연속 최우수 1등급,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2년 연속 우수교육청 선정 등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그 바탕에는 청렴한 울산교육을 위해 시민이 참여하고 감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복지 사업을 추진한 교육감이 있다.
노 교육감은 “취임 후 가장 보람있는 것은 울산교육청이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울산이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복지 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교과보충 프로그램을 강화해 학습결손을 해소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확대해 학생들의 관계 형성과 교육회복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4년째 울산교육을 이끌고 있다. 소회를 전한다면.
“임기 절반을 코로나19와 함께 보냈다.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지만, 한편으로 학교의 존재 이유, 공교육의 진정한 의미, 미래 교육에 대한 준비 등 코로나 시대 학교의 소중함을 우리 모두가 깨달은 시간이었다.
울산교육청이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가는 열 걸음 보다 함께 걷는 한걸음이 더욱 소중하다 여기고 현장 의견을 반영하고 사전 검토를 통해 현실성 있는 정책을 추진했다. 정책을 결정하는데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시민과 만나는 교육감’ 간담회를 76차례 가지는 등 지속적으로 원탁토론을 열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결정할 수 있는 공간도 대폭 확대했다.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모든 학교를 방문했다. 남은 임기 동안 잃어버린 교육 일상을 회복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 취임 이후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한 교육혁신 사례는.
“취임 이전 울산의 교육복지는 전국에서 가장 열악했고 청렴도 또한 최하위를 맴돌고 있었다. 이에 취임 이후 복지정책으로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급식과 공·사립유치원 무상급식, 중·고 신입생 교복비 지원, 초·중학생 수학 여행비 지원 등 다양한 교육복지 사업을 시행했다. 특히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앞당겨 지난해부터 시행했다.
또한 전국 최초로 교육재난지원금을 세 차례 지원했고, 내년 3월부터는 초등학교 신입생 모두에게 10만원의 입학준비금을, 고등학생에게는 최대 20만원까지 수학여행비를 확대 지원할 예정이다. 투명하고 청렴한 울산교육을 위해 시민이 참여하고 감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비위 관련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울산교육청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공공기관 부패 방지 시책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1등급 달성,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2년 연속 우수교육청으로 평가받았다. 이제 울산이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복지 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하고 있고, 청렴도 또한 전국 최상위 수준으로 높아졌다.
아울러 전국 최상위 교육복지와 청렴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미래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학생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학생중심수업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협력을 통한 프로젝트 중심수업’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수업’ 등 학생 참여 수업을 위해 교사들은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배움과 성장이 있는 수업의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학교업무를 덜고 교육활동 지원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고자 각 지원청에 학교지원센터와 학생생활회복지원센터를 개소해 운영하기도 했다.
울산의 부족한 교육인프라 해결을 위해 학생교육문화회관, 교육연수원, 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를 개관했고 수학문화관, 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를 구축하고 울산 학생들의 미래역량을 키우는 기폭제가 될 미래교육관 설립도 추진 중이다.”
- 고교 무상급식과 교복구입비 지원 등 다양한 교육복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복지 정책이 필요한 이유와 정책으로 얻은 효과가 궁금하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의 목표는 경쟁 중심 교육이 아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협력하며 자신만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하는데 있다. 부모의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누구나 공교육 안에서 차별없이 교육복지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소신으로 지금까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빠르게 복지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서 울산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7만4천원으로 8대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적고, 사교육 참여율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시민을 대상으로 한 울산교육정책 여론 조사에서도 가장 잘한 정책으로 3년 연속 교육복지 정책을 우선으로 꼽았다.
우리 교육청은 앞으로도 보편적 교육복지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기르고 교실수업 혁신을 통한 공교육 강화로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맞는 교육을 통해 잠재 능력을 최대한 계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 타 시도와 차별화된 ‘다듣영어’, ‘교육복지 안정망’, ‘1학년 학급당 학생수 20명 배치’ 정책과 성과 등을 소개한다면.
“기존에 문제가 된 과도한 영어 사교육비를 줄이고, 아이들이 즐겁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듣기 위주 의사소통 중심의 교육으로 탄생한 것이 울산형 초등영어 교육인 ‘다듣영어’다. 다듣영어는 ‘다(多) 들으면 다(ALL) 들리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아이들이 흥미 있어 하는 듣기 콘텐츠를 반복 시청하면서 상황을 이해하고 추리해 듣기와 말하기까지 영어 실력이 향상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 38개 지역아동센터에 다듣영어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복지 안전망 강화를 위해서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모든 학생에게 배움과 돌봄이 지속될 수 있도록 취약계층 학생 지원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전담팀을 신설, 운영 중이다. 법정지원 대상 학생뿐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 학생도 개개인의 상황과 필요를 파악해 개별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관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 2월에는 각 지원청에 교육복지안전망센터를 구축했으며, 지역사회 내 교육 취약계층 학생을 촘촘하게 지원하기 위해 동네 단위로 교육후견인을 양성하는 교육복지이음단 사업을 올해 처음 도입했다. 아동·청소년이 긴급한 위기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울산형 학생청소년복지맵(Map) 모바일 서비스도 구축하고 있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는 우리 학생들이 선생님과 눈을 맞추면서 공부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이는 곧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출발점을 좀 더 공정하게 하기 위해 기초학력을 탄탄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저학년부터 수업과정에서 기초학력 미달자를 만들어 내지 않게 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꼭 필요하다. 이에 우리 교육청은 ‘학급당 학생수 20명’이 실현 가능한 정책이고, 효과가 매우 큰 정책이라는 점을 먼저 실행해 보여주고자 한다.
내년에는 우선 초등학교 1학년 학급당 학생수를 20명으로 낮추고 초등 2~6학년과 중·고등학교 급당 인원수를 28명에서 27명으로 편성할 예정이다. 2024년까지 일반교실 전환, 증축, 모듈러 설치, 자연해소 등을 통해 학급당 학생 수 28명 이상인 과밀학급(737학급)을 100% 해소하도록 하겠다.”
- 코로나19로 상처받은 교육 회복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은.
“학력 격차와 정서·심리 위험을 극복하고 관계 형성을 위한 학생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 지원으로 교육일상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모든 초·중학교에 두드림학교를 확대 운영해 학습 지원을 강화하고, 1수업 2교사제와 채움교사제를 통해 기초학력을 지원, 학력격차와 학습결손을 해소하고자 한다.
학습종합클리닉센터에서는 찾아가는 학습 클리닉과 학습·심리·정서 통합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학생 수준과 희망에 따라 소규모 그룹별로 과목 맞춤형 보충수업, 교과중심 체험활동, 교과별 학습코칭지도 등 다양한 형태로 교과별 학습 결손 해소를 지원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교우관계 형성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사회성 회복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과 현장체험을 병행한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된다. 성공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 선제돼야 할 부분은.
“고교학점제의 성공적인 제도 안착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다양화하고,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교육과정 문해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학교의 학점제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한 예산 지원과 학교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도 지원해야 한다.
지역사회를 포함한 학교 밖 교육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의 다양한 요구를 듣고 제도를 수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학 입시는 고등학교 교육과 연결될 수밖에 없으므로 고교학점제를 반영할 수 있는 대입 제도의 개편, 미래형 수능 제도 등의 조기 확정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우리 교육청은 고교학점제와 대학 입시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협력적 교육과정 운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육 정책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내실 있게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교육 제도를 도입하고 안착시키는 데에는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소통과 공감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에 울산 고교학점제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고교학점제 추진단을 중심으로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대비하고 있다.”
-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지방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지방대 위기는 지역사회의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지역 인재 유출은 지역사회의 발전을 멈추고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인구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방소멸로까지 표현되는 지역의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역사회는 젊은이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우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고 그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방대 질적 혁신을 위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지방대를 중심으로 지역혁신 역량을 강화해 미래 일자리 창출 기반 구축, 지역 인재 친화적인 취·창업 환경 조성, 산학협력 촉진을 위한 캠퍼스 공간 혁신 추진 등 인재 정착과 기업의 유입 촉진 등의 다양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지역균형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에 걸맞은 형평성에 맞춘 재정지원과 교육의 기회를 공정하게 배분해 지역인재들과 지역사회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방대 활성화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 올해로 교육자치 30주년을 맞았다. 교육자치를 통한 성과와 향후 방향에 대해 제언한다면.
“혁신학교나 무상교육,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정책들은 시·도교육청이 정책 주체가 돼 추진한 대표적인 교육자치의 성과들이고, 궁극적 목표는 학교 민주주의 실현이다.
교육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민, 학부모, 학생 등의 교육행정 참여가 확대되고, 교육청 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학교혁신으로 촉발된 교육 변화 운동이 혁신교육지구사업이나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등으로 발전하면서 지역 속의 학교, 지역과 함께 하는 교육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고, 다양한 실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런 변화는 학생이 중심이 되는 교육의 길이 열리고 넓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교육자치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단순한 권한 배분의 문제를 넘어 자율성과 책임성을 바탕으로 지역적 특성과 다양성을 고려한 진정한 학교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각 시도 단위에서 교육과정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 국가와 동등한 교육과정 개발 주체가 돼 지역 교육과정의 교육목적을 달성해야 할 것이다.”
- 울산지역 학생, 학부모, 교사 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직원 모두의 노력과 시민 여러분의 성원으로 울산교육은 변화와 성장을 멈추지 않았고, 울산교육의 저력과 희망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울산교육청은 그동안 전국 최고 수준의 교육복지 체계를 만들어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저마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도시 울산으로 기반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교과보충 프로그램을 강화해 학습결손을 해소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확대, 학생들의 관계 형성과 교육회복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우리 아이들이 잃어버린 일상의 회복을 위해 교육공동체 모두의 마음을 모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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