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술주간, 다양한 전시·아트페어 및 비엔날레 개막

강승형 기자 | skynewss@nate.com | 기사승인 : 2025-09-03 10: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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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축제의 성취와 세계화를 향한 과제
9월, 한국 미술의 황금기(K-ART)
 

대한민국의 9월은 예술의 계절이라 불려도 지나치지 않다. 매년 이 시기, 전국은 대한민국 미술주간(Korea Art Festival)이라는 이름 아래 크고 작은 전시와 아트페어,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비엔날레가 일제히 개막한다. 이는 단순한 문화 행사가 아니라, K-ART가 현재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문화 지도’라 할 만하다.


서울은 그 심장부다. Kiaf SEOUL(키아프 서울)과 Frieze Seoul(프리즈 서울)이 나란히 막을 올리며 국제 미술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ASYAAF(아시아프)는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적 담론을 확장한다. 지방 역시 만만치 않다.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대구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바다미술제(부산), 청주공예비엔날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등은 각 지역의 미학적 전통과 현대적 상상력을 결합한 장관을 연출한다.

민간 차원의 실험 또한 활발하다. 매월 전국을 순회하며 160여 명의 작가를 아우르는 STO 한국현대미술 순회전, 그리고 작가들이 사용하는 캔버스 자체를 아카이브화하는 국내 유일의 플랫폼인 2025 화동페어는, 한국형 현대미술의 독창적 실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미술주간은 수많은 전시와 담론으로 뜨겁게 타오르지만, 그 열기에는 한 가지 뚜렷한 결핍이 존재한다. 바로 세계와의 소통이다. 국내 언론과 방송, SNS는 앞다투어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정작 해외 무대에 한국 현대미술을 전략적으로 알리는 노력은 부재하다.

프리즈 서울이 글로벌 갤러리와 컬렉터의 방문을 이끌어내고는 있지만, 이는 한정된 범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미술 축제가 스스로를 세계의 장으로 확장하지 못한 채, 여전히 국내 담론에 갇혀 있는 모습은 아쉽다. 수억 원대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전시들이 매년 반복되지만, 해외 무대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눈에 띄는 반전은 있다. 정창기(백석대 명예박사)와 엄재국(홍익대 대학원) 두 작가는 한국의 9월 축제를 뒤로하고 뉴욕 맨해튼 중심부, 케이트 오 갤러리(Kate Oh Gallery)에서 초대전을 개최했다. 더 나아가, 이들은 세계적 기업 광고가 집결하는 타임스퀘어(Times Square) 대형 전광판을 통해 전시를 홍보함으로써, 한국 현대미술의 존재감을 직접 세계 대중 앞에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전략적 행위였다. 국내 언론 보도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광고의 심장에서 한국적 현대미술의 이름을 각인시킨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금보성아트센터와 더윤INC(윤정희 대표)가 후원하며, “규모보다 파급력”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거대한 예산이 투입된 국내 전시들보다 더 강렬한 세계적 울림을 만들어낸 사건이었다.

대한민국은 매년 수많은 축제와 비엔날레를 통해 ‘문화강국’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지만, 진정한 세계화를 향한 구조적 전략은 여전히 미흡하다. 기획자와 전시 감독들은 국내 담론을 풍성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는 반면,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 시스템은 거의 부재하다. 그 결과, “국내에서는 화려하지만, 국외에서는 미약한” 이중적 풍경이 반복된다.

오늘날 K-ART가 직면한 과제는 분명하다. 국내 중심의 자기만족적 구조를 넘어, 세계와의 접점을 확장해야 한다. 해외 갤러리 및 미술관과의 협업, 글로벌 미디어 전략, 국제 교류 네트워크의 구축이 절실하다.

 

 
대한민국 미술주간은 분명 K-ART의 ‘꽃’이라 불릴 만하다. 그러나 그 꽃이 국내 축제의 화려함에만 머문다면, 이는 순간의 개화로 끝날 수 있다. 정창기·엄재국 작가의 뉴욕 전시와 타임스퀘어 홍보는, 한국 현대미술이 “작지만 세계를 울리는 씨앗”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한국의 미술시장과 옥션은 정체되어 있다. 새로운 작가보다 인지도 있는 작가만을 수십년째 우려먹는 일을 낯 부끄럽게 진행 중이다. 말로는 K-ART를 말하지만, 정작 바꾸어야 할 화랑과 갤러리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작가가 화랑을 등지는 모험도 개척할 필요가 있다. 해외 진출하는 작가에게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도 변화할 시기다.

앞으로의 미술주간은 단순히 국내의 잔치가 아니라, 세계와 연결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 길에서만 K-ART는 진정한 글로벌 담론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한국의 현대미술은 꽃에서 씨앗으로, 씨앗에서 나무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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