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허상 넘어, 청년의 ‘디지털 사회권’을 보장하라!

대학저널 | webmaster@dhnews.co.kr | 기사승인 : 2026-02-19 12:14:19
  • -
  • +
  • 인쇄

함대건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 청년위원장.

 

우리는 흔히 지금의 청년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고 부른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를 접하고, 온라인 환경에서 숨 쉬듯 자연스럽게 정보를 습득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화려한 수식어 뒤에는 냉혹한 현실이 숨겨져 있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데 능숙한 것과,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을 자신의 역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사이에는 ‘경제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와 생성형 AI의 등장은 디지털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과거의 빈곤이 식량과 주거의 문제였다면, 현대의 빈곤은 ‘정보 접근성’과 ‘디지털 도구의 활용 여부’에서 결정된다. 이제 디지털 접근권은 단순히 편리함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사회권(Social Rights)’의 영역으로 격상되어야 한다. 청년들을 위한 디지털 사회권을 서울시 청년정책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프트웨어 구독 빈곤’을 해결해야 한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를 한 번 구매하면 평생 소유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매달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독 경제가 표준이 되었다. Adobe, MS 오피스, 그리고 최근 업무 필수 역량으로 꼽히는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취업 준비와 자기 계발에 필수적인 툴을 구독하는 데만 월 10만 원 이상의 고정 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들에게 ‘디지털 족쇄’로 작용한다. 이미 경기도 용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소프트웨어 구입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서울시의 대표적 청년 플랫폼인 ‘청년 몽땅 정보통’ 가입자에게 필수 소프트웨어 및 AI 툴의 구독료를 획기적으로 할인하여 제공하거나, 서울시가 단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무상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청년들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사회적 투자가 될 것이다.

둘째, 공공 행정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검색’에서 ‘생성’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의 행정 정보는 방대하지만, 정작 청년들이 필요한 정보를 찾으려 하면 수십 페이지의 공고문과 복잡한 웹사이트 속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곧 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이에 ‘생성형 AI 기반 행정 서비스’ 도입을 강력히 주장한다. 복잡한 검색어나 카테고리 분류를 알지 못해도, 대화형 AI를 통해 “내가 받을 수 있는 주거 지원 정책이 뭐야?”, “지금 내 조건에서 신청 가능한 취업 지원금 찾아줘”라고 물으면 즉각적인 답변과 신청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행정의 문턱을 낮추는 것, 이것이 기술이 지향해야 할 공공성이다.

셋째, 이러한 지원은 시혜가 아닌 ‘권리’로 규정되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이제 도로, 수도, 전기와 같은 사회적 인프라이다. 인도를 걷는 데 돈을 받지 않듯, 청년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기초적인 디지털 도구 활용은 공공이 보장해야 한다. 예산 추계가 필요하겠지만, 청년들이 디지털 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디지털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사회적 비용보다는 훨씬 더 적게 들어갈 것이다.

인공지능은 소수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장 진보된 기술의 혜택이 가장 보편적인 권리로써 청년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이제 우리는 ‘디지털 격차’의 소극적 해소를 넘어, ‘디지털 역량’의 상향평준화를 논해야 할 시점이다. 기술의 가속화가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기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의 창을 여는 동력이 되도록 공공 영역의 과감하고 선제적인 개입이 필수적이다. 청년 누구나 비용 걱정 없이 최신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사회권을 보장하는 일이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허상을 넘어선 디지털 혁신을 이룩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