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포터 영화의 초반을 보면 덤블도어 교수가 라이터로 가로등 불빛을 당겨 주위를 어둡게 만드는 장면이 있다. 그걸 보고 9살이었던 저는 “엄마, 덤블도어 교수가 들고 있는게 블랙홀이야!”라고 말했다. 작가인 J.K.롤링이나 9살의 제갈은성이나 과학 문제집으론 얻을 수 없는 상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똑똑해지는 한국의 학생들에게서 과학적인 상상력과 호기심은 오히려 줄어드는 거 같다.
'과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물갈퀴 물리수학 전문학원 제갈은성 대표가 한 말이다. 제갈 대표는 어렵고 딱딱한 과학과 수학을 초등학생도 쉽게 알 수 있도록 각종 책을 집필하고, 과학책으로 이야기 형식의 수업을 하고 있다. 그는 “저는 20세기에 태어난 사람이고, 지금의 학생들은 21세기에 태어난 더 진화된 인류이기 때문에 저보다 더 똑똑합니다. 여기에 자유로운 상상력이 더해진다면 어떤 재밌는 세상이 만들어질지 기대되요"라며 이 같은 활동을 벌이고 있다.
Q. 과학 대중화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A. 대표적으로는 강의와 저술을 꼽을 수 있을거 같습니다. <물리라는 안경, 그래서 보이는 것들>이라는 책은 물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듯 쓰려고 노력했고, <물갈퀴의 상류물리>, <물갈퀴의 미운오리 수학> 같은 교재들은 학생들과 함께 공동작업으로 집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본인도 과학과 수학이라는 분야에 언제든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더라고요.
논문작업도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배울 수 있는 점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학생들과 협업하기도 하고, 최근에는 피아니스트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Q. 물리는 다가가기 너무 어렵지 않나요?
A. 학생들이나 비전공자들이 과학을 어렵게 느낀다면, 그것은 과학탓이 아니라 과학자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리는 어렵다’라는 고정관념은 물리학자인 저를 포함한 여러 과학자들이 켜켜히 쌓아온 잘못이기 때문에 그것을 해결하는 것 역시 과학자의 사명입니다.
그래서인지 제 수업에는 어려운 수식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암기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죠. 그저 일상의 모든 것에서 과학적이 요소를 찾고, 그것의 원인을 파헤치다보면 초등학생들도 고등물리 이상을 지식을 습득하더라고요. 우연히 일어나는 일상의 단순한 일들도 과학이라는 돋보기로 들여다보면 흥미진진한 원리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Q. 물리로의 첫걸음은 어떻게 내딛는게 좋을까요?
A. 물리를 공부할 때 '이게 물리다'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됩니다. 본인이 겪은 사건들 혹은 영화 속 장면들에 그저 ‘왜?’라는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거 같네요 아기들이 걸음마를 떼는 원리와 로켓이 발사되는 첨단과학은 작용반작용이라는 같은 원리에서 시작되거든요. 단순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질문을 이어가면 자기도 모르는새 물리학적인 원리를 깨우치고 있을겁니다. 우린 이미 작용반작용의 원리를 알아서 걸어다니는 중이잖아요.
그는 "요즘은 음악에서 과학적 원리들을 많이 발견하고 있습니다. 전혀 관심없던 분야였는데, 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음악은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학생들이나 비전공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물리도 꽤나 매력있을겁니다. 그저 호기심을 한번 가져보세요"라고 말했다.
제갈은성 대표는 2020년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물리학과(수학부전공)를 졸업하고 비정질 물질의 자기적 기계적 성질의 연결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21년부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2022년부터 물갈퀴 물리수학 전문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학·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에 6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
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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