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20회 경암상수상자 발표

온종림 기자 | jrohn@naver.com | 기사승인 : 2024-09-30 16: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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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권영민 명예교수(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자연과학: 박승범 교수(서울대학교 화학부)
생명과학: 허원도 교수(KAIST 생명과학과)
공 학: 조계춘 교수(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
특 별 상: 김은선 음악감독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왼쪽부터 권영민 교수, 박승범 교수, 허원도 교수, 조계춘 교수, 김은선 씨. 

 

[대학저널 온종림 기자] 故 경암 송금조 태양그룹 회장이 전 재산을 출연하여 설립한 경암교육문화재단은 2004년 ‘경암상’을 제정, 매년 인문‧사회/자연과학/생명과학/공학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학자들을 선정, 시상하여 올해로 제20회를 맞았다.


경암상은 경암 송금조 회장이 생전 가장 큰 가치를 부여한 학술진흥 사업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를 갖는 학술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경암상 수상자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학문적 독창성과 세계적 수월성이다. 경암상의 목적은 전공 분야에서 탁월하고 독창적인 연구 업적을 이룬 학자와 그 성취를 널리 알려 치하하고, 동시에 앞으로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하여 경암교육문화재단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학문적 성취를 계속 이룩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경암상위원회는 제20회 경암상 수상자 선정을 위해 우선 전국 대학 총·학장, 주요 학회장, 3인 이상의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로부터 55명의 수상 후보자를 추천받았다. 이후 각 6-7인의 저명한 석학과 전문가들로 구성된 분야별 심사위원회에서 2차에 걸쳐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여 분야별 수상 후보자를 선정한 후, 경암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번 제20회 수상자로는 인문사회, 자연과학, 생명과학, 공학 분야에서 경암상 취지에 부합한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룬 네 분과 특별상 한 분이 선정되었다. 신성철 경암상위원장은 “특히, 이번에 선정된 과학기술분야 수상자들은 국내에서 시작한 독창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적 선도학자로 도약할 수 있는 매우 기대가 되는 탁월한 연구자들이다” 라고 언급하였다.

인문사회: 권영민 명예교수(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권영민 명예교수는 한국현대문학 연구자로서 현장비평 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의 역사적 해석과 통합적 평가를 통해 한국 현대문학사를 체계화한 여러 방면의 연구 업적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이상 연구>는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텍스트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사회적, 역사적 배경까지도 새롭게 해석하여 역사와 문학연구의 접점을 찾았으며, 한국적 모더니즘이라는 커다란 영역 안에서 이상 문학의 역사적 위상을 규정한 뛰어난 업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권영민 명예교수의 연구 업적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방대한 작업의 결과물로서 끈질긴 학문적 열정이 없다면 이루기 힘든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권영민 명예교수가 2024년에 발간한 <한국현대문학비평사>는 1,000페이지에 달하는 역작이다. 이는 서울대 교수와 단국대 석좌교수가 끝난 2016년 이후 8년이 지난 후에 나온 업적으로, 권영민 명예교수가 대학 강단을 떠난 이후에도 활발한 연구 활동을 지속해 왔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저서는 철저한 실증자료를 바탕으로 비평사의 쟁점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개념과 방법에 대한 통합적 해석과 평가에 기초하여 한국 현대문학비평사의 역사적 체계화를 확립한 중요한 업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연구 작업은 향후 오랫동안 한국 문학 학계와 후학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권영민 명예교수는 한국 문학의 해외 소개를 위해 미국 하버드 대학과 버클리 대학, 일본 도쿄대학 등에서 한국문학을 강의하면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쳤다. 특히,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버클리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한국학의 국제화, 세계화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권영민 명예교수는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앞장서 미국 컬럼비아대학 출판부의 한국문학 시리즈를 해외 한국문학 연구자들과 공동 기획하여 한국 고전 시가, 한국 현대소설, 한국 현대시 등 3종의 한국문학 강독용 교재를 출판하기도 했다. 권영민 명예교수의 한국문학의 해외 소개는 국문학자로는 보기 드문 사례에 해당함은 물론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실질적으로 앞당기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자연과학: 박승범 교수(서울대학교 화학부)

박승범 교수는 미지의 생명현상, 특히 질환에 관련된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화학생물학의 국제적 전문가이다. 박승범 교수는 유기화학, 생명과학, 의약학과 화학생물학의 실질적 융합을 통해서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개척하였다.

기존의 신약개발 전략은 개량신약 개발에 집중하였던 것에 비해서, 혁신신약 개발전략은 다양한 제한점들 때문에 활용에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박승범 교수는 서울대 임용 후 지난 20년 동안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새로운 작용기전의 혁신신약 확보를 위한 플랫폼 기술 개발로 이러한 제한점들을 해결해 왔다.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하기 위해서 분자다양성을 구축하였으며, 생체 내 질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독자적인 형광물질인 서울플로어를 만들고, 바이오 이미징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신약 평가단계를 혁신적으로 단축하였다. 또한 신약 후보물질의 세포 내 표적단백질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혁신신약의 작용기전을 확립하여 신약개발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승범 교수는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2016년에 ㈜스파크바이오파마를 창업하였으며, 현재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제 임상 2상과 감암/담도암 치료제 임상 1상을 진행하는 촉망받는 바이오 벤쳐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기존의 혁신신약 개발 플랫폼인 표적단백질 분해 전략은 질환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줄여줌으로써 약물의 효능을 높여주는 접근법이다. 그러나 박승범 교수는 이의 정반대 접근법인 표적단백질 분해저해 전략을 최초로 제시하였으며, 질환 극복에 유익한 단백질의 선택적인 증가를 통해서 면역항암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이러한 연구 전략은 기존 국내 제약산업의 추격자 (fast follower)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선도자 (first mover)로서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혁신신약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명과학: 허원도 교수(카이스트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는 2008년 카이스트 생명과학과에 부임하여 지난 16년간 국내의 분자광유전학 분야 연구를 개척하였으며 최고 수준의 논문 발표를 통해 세계적 연구리더로 성장하였다. 허 교수는 살아있는 세포 또는 생쥐 등의 모델동물에서 핵산,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외부에서 조사하는 빛으로 시공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동물의 기억, 감정, 성체신경 발생 등을 조절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구체적으로 2015년 생쥐의 뇌에서 칼슘 이온의 농도를 빛으로 제어하여 생쥐의 기억 형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보였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항체 활성과 mRNA의 단백질 번역을 빛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밝혔다. 더 나아가 리보핵산의 교정도 빛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러한 다양한 광유전학 기술 개발을 통해 생쥐뇌에서의 세포신호전달 과정을 빛으로 조절하고, 실제 당뇨병 및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에도 적용 가능함을 증명하고 있다.

허원도 교수가 개발한 다양한 광유전학 기술은 국내외 첨단 바이오 연구의 중요한 실험기법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광정밀제어기술이 발전하면 다른 인간 질병의 치료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허원도 교수는 매년 꾸준히 최고 수준의 논문을 다수 발표하여 연구 수준의 우수성을 증명하였으며, 성공한 연구자로서의 지속성과 향후 추가적인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공학: 조계춘 교수(카이스트 건설및환경공학과)

조계춘 교수는 카이스트 건설 및 환경공학과 교수로서, 지속가능한 지하 공간 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낸 선도 연구자이다. 대표적 업적은 다음과 같다.

세계 최초로 워터젯을 이용한 암반굴착 장비 및 공법을 개발하여, 도심지내 안전하고 경제적인 지하공간 창출을 위하여 진동이나 소음 없이 암반굴착 시공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기존 공법대비 시공속도 3배 증가, 공사비 30% 절감, 민원저감 및 시공안전성 향상을 이루었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고속도로/철도 지하화 사업 등 향후 10년간 터널시공 시장규모는 최소 국내 87조원 및 해외 1,100조원으로 예상되어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지구물리탐사기법을 이용하여 세계 최고의 터널 전방 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건설현장에 보급하였다. 지하굴착 시 안전재해(땅꺼짐, 지하수 유출, 터널붕괴 등)를 획기적으로 경감시켰으며 터널 시공의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데 기여하였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폴리머를 이용하여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지반건설재료 및 시공법을 개발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bio-soil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여 국제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끔 만들었으며, 다양한 지반공학분야에 활용이 가능하여 세계적으로 신시장(향후 10년간 1,400조원)을 창출하였다.

현재 (사)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회장을 역임 중이고,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SCI 국제학술지 저널 2곳에서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특별상: 김은선 지휘자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김은선은 연세대학교 작곡과에서 학사 과정을 마친 후,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악대학교에서 최고 연주자과정을 수료하였고 지휘 공부를 이어갔다.

김은선은 2019년 6월에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드보르작의 오페라 루살카를 지휘한 후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그녀의 데뷔를 "놀라운 활기와 확신의 데뷔"로 평가했으며, 2021년부터 그녀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Caroline H. Hume 음악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이는 정명훈 이후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 오페라 극장의 음악 감독인 것이다. 또한 그녀는 세계 주요 오페라 하우스에서 정기적으로 객원 지휘를 하고 있다. 그녀의 데뷔 후 뉴욕 타임즈는 그녀를 클래식 음악의 돌파구 스타로 평가했다.

그녀의 주요 오케스트라 지휘는 Berliner Philharmoniker, 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Orchestre de Paris, Orchestre National de France, Gothenburg Symphony, 서울시향 등이 있다. 특히 여성에게 유난히 보수적인 베를린 필에서 동양인 여성에게 지휘의 기회를 준 것은 그의 지휘 능력이 이미 세계적 수준임을 말해 주는 것이다.

김은선은 San Francisco Opera에서의 임기동안 Il trovatore, Lohengrin, Dialogues of the Carmélites, La traviata, Fidelio, The Magic Flute, Tosca, Madama Butterfly, 그리고 John Adams의 Antony and Cleopatra 세계 초연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녀는 Houston Grand Opera에서 25년 만에 최초로 상임 객원 지휘자로 임명되었으며, The New York Times는 그녀를 "큰 민감성과 유연성을 가진 주요 스타"라고 평가했다.

클래식 전문 온라인 매체 “슬립트 디스크(Slipped Disc)”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1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동양인 음악감독이며 올해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김은선을 여성 지휘자 1위에 올렸다. 이는 그녀의 뛰어난 성과와 국제적인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오는 11월 1일 부산 서면 경암홀에서 역대 수상자와 경암상위원회, 경암상 심사위원 및 학·예술계 주요 인사들을 초대하여 영예로운 수상을 축하하는 시상식을 개최한다. 각 수상자에게는 2억 원의 상금과 상패가 수여되며, 수상자만을 위한 헌정곡 연주로 특별한 축하와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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