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뉴스에서는 우리나라의 자살율이 OECD국가 중 최고라는 불명예스러운 기사와 함께 하루 평균 43명이 자살을 한다는 내용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자살의 증가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질환이 우울증입니다. 우울증의 평생유병율은 남자는 5-12%, 여자는 10-25%로 알려져 있어서 최소 10명중의 1명은 일생 중에 한번은 겪고 넘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이라고 하면 우울하고 기운이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밥도 안먹고 잠도 제대로 못자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되지만, 10대나 20대 초반까지는 겉으로 드러나길 난폭한 행동, 반사회적인 행동, 가출, 무단결석, 약물남용 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학업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는 조그마한 자극에도 우울, 불안, 분노의 상태로 넘어가기 쉽게 되는데, 공부 못하고 계속적인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학생을 단순히 문제아로 치부해 버리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우울증의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우울증의 치료시기를 놓쳐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자살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살소식을 듣게 되면 사람들은 “죽을 용기로 살면 될 텐데”라고 하면서 안타까워하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자살하는 사람은 용기가 있어서 자살한다기보다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나 우울 상황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고민하다가 죽음 이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 막다른 기분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더 생각해 보면 다른 해결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위의 조언을 얻지 못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막다른 길로 몰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울해 보이는 친구가 있거나, 가까운 사람 특히 가족 중의 누군가가 우울해 보인다거나 고민이 많아 보이는 경우에는 먼저 다가가 대화를 나눠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군가 자신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려고 한다는 느낌, 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느낌만으로도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줍니다.
그 다음 베르테르 효과라고 알려져 있는, 유명인의 자살이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부분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평소 우울한 기분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저런 사람도 자살하는데 난 살아서 뭐하나”하는 반응을 보이고, 유명인의 자살이 결국 실천으로 옮기게 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게 됩니다. 비록 유명인뿐 아니라,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자살은 남겨진 사람에게 미리 알고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주게 됩니다. 한사람의 자살로 영향을 받는 사람은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천, 수만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극단적인 죽음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는 우울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가 있을까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게 우선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동양 문화권에서는 우울이란 스스로 마음먹기에 따른 문제라고 하며 개인의 문제로 돌려버리는 경향이 심해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하고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조차 말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신체적인 질환에 대해서는 사소한 감기나 소화불량조차 병원에 가는 것을 당연시 하는데 비해 심각한 우울조차 병원가는 걸 꺼리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어서 예민해지는 기분을 완화시켜야 합니다. 모든 우울이 다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악화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우울에서의 스트레스 해소에는 운동 특히 햇빛을 쬐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이 보다 효과적입니다.
약물치료또한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서양의학에서는 세로토닌의 분비상태를 조절해주는 항우울제가 주로 사용되고, 한의학에서는 기가 순환이 안되고 뭉쳐있는 기울(氣鬱)과 기운이 모자라 있는 기허(氣虛)로 크게 대별되어 기울에는 기운을 움직이게 하는 행기(行氣)의 치료법이, 기허에는 기운을 보충시키는 보기(補氣)의 치료법이 사용됩니다. 우울증의 약물 치료에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한약이든 양약이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두번 약물 복용으로 효과가 없다고 포기 하지 말고 적어도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8주정도 약을 복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그 기간이면 완치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정도는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쪼록 우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의 계기가 되어 치료에 적극적일 수 있도록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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