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입학으로 대한민국이 멍들고 있다. 최근 불거진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의혹은 정관계와 경제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또한 대입에서는 매년 부정입학 사태가 반복되는 현실이다. 이에 부정입학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총리 친인척까지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의혹=외국인학교 부정입학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관계와 경제계 등 사회 고위층으로 향하면서 파문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대표적 인물은 김황식 국무총리의 조카 며느리. 검찰에 따르면 김 총리의 조카 며느리는 자신의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회의원, 재벌가 등의 친인척들도 이번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외국 국적을 허위로 취득한 뒤 관련 서류를 외국인학교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학교가 부정입학의 도마 위에 오른 배경은 무엇일까? 외국인학교는 국내 거주 외국인과 3년 이상 해외에서 체류한 주재원의 자녀 교육을 위해 설립된 학교다. 당초 외국인학교는 내국인 입학 비율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2010년부터 내국인이 전체 정원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외국인학교가 조기유학 또는 해외대학 진학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외국인학교는 말 그대로 외국인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유학을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효과적인 외국어교육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외국인학교는 조기유학과 해외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구미를 사로잡았다. 그러자 자녀의 외국인학교 입학자격이 되지 않는 상류층 인사들의 경우 부정입학까지 감행하기에 이르렀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현재 자녀가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려면 해외에서 본인이 3∼5년간 교육을 받았거나,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외국 국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되풀이되는 대입 부정입학 논란= 부정입학은 대입에서도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실제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감사원이 적발한 농어촌특별전형 감사 결과에 대해 '사실 조사 확인서'를 전국 55개 대학에 통보한 바 있다. 통보 대학에는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과 거점국립대 등이 포함됐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농어촌특별전형의 경우 55개 대학에서 총 479명 학생의 학부모들이 허위 주소 이전 방법으로 자녀를 부당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특성화고특별전형, 저소득층특별전형, 재외국민특별전형에 대해서도 부당 합격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또한 체육특기자 부정입학과 이를 이용한 사기행각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자녀를 체육특기자로 대학에 입학시켜주겠다며 학부모들로부터 7500만여 원을 받은 고교 배구단 감독 3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체육특기자 부정입학을 제안,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전직 축구 에이전트 송모(54·무직) 씨가 구속됐다.
■부정입학에 국민들 분노, 대책 마련 촉구=부정입학은 정직한 방법으로 자신의 자녀를 대학 등에 보내려는 수많은 학부모들에게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 특히 이번 외국인학교 부정입학에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친인척까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김황식 국무총리의 조카 며느리가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고자 가짜 국적취득서류를 제출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다"면서 "대법관과 감사원장을 지낸 김 총리의 주변마저 이러한데 과연 공직자와 부유층의 부정입학 실태는 얼마나 될 지 국민은 허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변인은 "이번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는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만연돼 있는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을 멍들게 하는 부정입학 사태. 이번 외국인학교 사태를 계기로 부정입학 차단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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