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SKY’라고 하는 우리나라 3대 명문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에 입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사교육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교육에 매달리지는 않을지언정 한 두 번쯤은 사교육을 받아 봤을 터. 하지만 서울대 재료공학과 16학번으로 입학한 박종훈 씨는 태어나서 단 한 번의 사교육도 받지 않고 당당히 서울대에 입학했다. 그것도 부모님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학원이나 과외 없이 공교육에 충실했다. 박 씨가 사교육 없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었던 비결을 <대학저널>에서 들어봤다.

그날 배운 것, 그날 익힌다 ‘복습은 나의 힘’
박 씨는 전형적인 ‘스스로 공부법’을 지키며 공부했다. 그는 수업이 끝나면 바로 귀가해 그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모두 복습했다. 복습을 하며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은 다음날 학교 선생님에게 질문했고, 질문의 답을 구하기까지 이틀을 넘기지 않았다.
수학과 과학은 내신·수능 공통으로 기본 개념이 중요하므로 개념 위주로 공부했다. 다른 과목의 경우 내신은 교과서로, 수능은 문제풀이로 실력을 쌓았다. 박 씨는 사회과목 외에는 노트정리도 특별히 하지 않았다고 한다. “빨간 펜 하나만 들고 수업 내용을 교과서에 필기했어요. 그래서 복습도 교과서 한 권으로만 끝낼 수 있었습니다.”
박 씨는 고3 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1년간 풀 문제집 목록을 적어 내려갔다. 그는 “의지를 다지는 셈으로 실제 풀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정했고 목표로 한 문제집 분량은 한 달 단위로 나눴다”고 말했다. 이 중 가장 많은 문제집을 푼 과목은 수학과 화학이었다고 한다.
박 씨는 어렸을 때부터 과학 분야에 두드러진 흥미를 보였다. 특히 물리와 화학은 초등학교에 진학하기도 전부터 과학 서적을 통해 재능을 발견했다고. 그는 “물리, 화학, 수학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학교’라는 기관이 없었어도 혼자 공부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반면 박 씨가 가장 어려워하던 과목은 국어였다. 어렸을 때부터 책은 많이 읽었지만 대부분 과학 관련 서적이었고 문학에는 큰 흥미가 없었다. 그래도 책 읽던 습관 덕에 비문학 부문만큼은 자신 있었지만 문학적인 표현은 어렵게 느껴졌다고.
이에 박 씨는 고3 때부터 본격적으로 수능대비 국어 공부를 했다. 실전 연습형 기출 문제집을 풀며 시험에 나오는 용어·유형을 파악하는 한편 문제풀이 시간을 조절하는 연습을 했다.
이공계 적성 살린 교내활동으로 ‘모범’ 자기소개서 채워나가
박 씨는 수시 일반전형(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울대 재료공학과에 진학했다. 박 씨가 지원할 당시 1차에서 정원의 5.73:1, 2차에서는 2:1의 비율로 지원자를 뽑아 최종적으로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가렸다.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은 담임선생님 추천서,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생활기록부를 요구했다.
최종 면접의 경우 지원자들에게 수학 문제를 30분간 풀도록 한 후 교수 2명 앞에서 지원자 1명씩 문제풀이 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박 씨는 면접 일주일 전부터 지금껏 배운 수학 개념을 다시 짚는 것으로 면접 준비를 마쳤다. 그는 “수학면접 전문학원도 성행하지만 학원을 다닌다고 갑자기 설명 능력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자소서의 경우 박 씨는 제출 기한 단 1~2주 전부터 작성해 평소 존경하던 수학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께 간단한 첨삭을 받았다. 첨삭이라봐야 바꿀 내용을 일러주는 것이 아니었다. “첨삭 시간은 고교 생활 중 자소서에 쓰지 않은 내용을 떠올리게 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소서에서 핵심이 된 내용은 교내 활동이었다. 첫 번째 주된 내용은 고등학교 1학년 진로 수업시간에 했던 ‘진로 로드맵’ 프로그램이다. 매주 1시간 자율적으로 진로·적성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수업이 있었고, 박 씨는 이 수업에 충실히 임해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작성했다.
온·오프라인 <과학동아>를 정기구독하며 과학계 흐름과 최신 연구를 접했고 이 가운데 흥미로운 내용을 스크랩했다. 포트폴리오 작성은 강제가 아니었지만 학년말 결과물 중 우수작에 한해 학교에서 시상했다. 이때 박 씨는 대상을 받았다.
박 씨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며 ‘과학이 좋다’는 막연한 생각을 예리하게 다듬어 나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환경오염과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해당 분야를 수학하려면 자연과학과 화학, 공학을 아우르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이를 ‘재료공학과’에서 배울 수 있다는 것도 포트폴리오 작성을 하며 알게 됐다고.
자소서에서 두 번째로 강조한 내용은 교내 경시대회 수상 경력이다. 박 씨가 졸업한 양정고에서는 매년 수학, 화학, 물리 과목별로 1~3학년 모두가 응시할 수 있는 경시대회를 개최한다. 범위는 교과서 내용이지만 형식과 문제 수 등이 매년 다르게 출제된다. 대개는 고3 학생들이 상을 ‘싹쓸이’하는 것이 관례지만 박 씨의 경우 2학년 때 화학 금상(2등), 수학 장려상을 받았고 3학년 때는 화학 금상(1등), 물리와 수학 각각 은상을 모두 석권했다.
세 번째는 중학교 시절 체험한 ‘세종과학고 영재교육원’ 활동을 꼽았다. 당시 박 씨는 과학고 진학을 준비하는 친구들의 어깨너머로 교육원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교육원에 합격한 박 씨는 2년간 격주 1회로 세종과학고에서 생물, 물리, 화학, 지구과학, 수학,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을 심화 학습했다.
이처럼 박 씨는 수업과 교내 활동에 충실했던 점, 이공계에 ‘특화’된 뚜렷한 적성을 어렸을 때부터 발굴했던 점을 어필해 자소서를 채워나갔고 대학 측에서도 이를 높이 평가해 합격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충분한 수면과 운동, 시간 낭비 아닌 ‘학습 지구력’의 원천
평소 잠이 많다는 박 씨. 그는 잠이 부족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수업에 방해돼 고3 때도 귀가 후 12시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고 한다. 주말에도 공부에서 손을 떼지는 않지만 잠을 푹 자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또 스포츠 뉴스를 틈틈이 보며 머리도 식히고 점심시간에는 운동장에뛰어나가 야구를 했다. 단, 평소 좋아했던 온라인 게임은 고3 내내 단 번도 하지 않는 등의 규칙을 지켰다.
수험생 후배들에게 박 씨는 “수능이 다가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겠지만 조급해하지 말 것, 무리하게 공부만 하려고 스스로를 몰아세우지 말 것, 여유는 갖되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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