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이 드디어 공개됐다. 교육부는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교과서', '미래세대를 위한 올바른 교과서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국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앞서 교육부는 2015년 10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를 검정에서 국정(이하 국정교과서)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골자. 국정교과서는 집필(2015년 11월 말~2016년 11월 말)과 교과서 감수·현장적합성 검토(2016년 12월)를 거쳐 2017년 3월부터 학교현장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국정교과서는 발행 작업 이전부터 야권과 교육·시민단체들이 우편향, 독재·친일 미화 등을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발행 작업 이후에도 교육부가 국정교과서 집필진과 원고본 공개를 거부하자 야권에서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가 국정교과서 반대 여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국정교과서를 주도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최순실 라인'의 핵심인물, 차은택 씨 외삼촌으로 밝혀진 것. 이에 야권은 물론 역사학계, 교육계, 시도교육감, 시민단체 등 전방위적으로 국정교과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 교육부는 당초 일정대로 28일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집필진 명단(중학교 역사교과서 31명, 고등학교 한국사 27명)도 공개했다.(※전용 웹사이트 주소: http://historytextbook.moe.go.kr)
교육부는 28일부터 12월 23일까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일반 국민은 휴대폰 인증과 공공아이핀으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그리고 역사교사는 EPKI(교육부 행정전자서명)로 본인 확인을 거친 뒤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제출 의견은 ▲내용오류 ▲오탈자 ▲비문 ▲이미지 ▲기타의견 등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금칙어나 비속어 사용 시 시스템상 자동으로 필터링된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해 올바른 역사교과서(국정교과서)를 개발했다"면서 "역사적 사실과 헌법가치에 충실한 대한민국 교과서를 개발하기 위해 학계 권위자로 집필진을 구성했고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현장교원들이 개발과정에 참여, 열과 성을 다했다"고 밝혔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대한민국 정통성이 확고하게 서술됐다. 즉 기존 검정 교과서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 표현이 '대한민국 수립', '북한 정권 수립'으로 변경됐다. 교과서 본문에 '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됨으로써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는 내용도 기술됐다. 기존 일부 교과서가 1948년 선거로 탄생한 합법정부 범위를 38도선 이남으로 한정시킨 데에 반해, 국정교과서는 당시 UN에서 합법정부 범위를 한반도 전체로 승인한 사실을 사료와 함께 제시했다.
아울러 학생들이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북한의 군사도발, 인권문제, 핵 개발 등이 상세히 서술됐다. 기존 검정 교과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서술하거나 북한의 군사 도발을 간략하게 다뤘다. 일부 교과서의 경우 '천안함 사건'을 책임 주체 명시 없이 '천안함 침몰'로만 서술했다. 이에 국정교과서는 북한의 군사도발과 인권문제를 각각 별도 소주제로 구성했다.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으로 명시했다.
또한 교육부는 국정교과서가 대한민국 수립 이후 각 정권의 공·과와 주요 역사 쟁점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다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친일 반민족 행위는 별도의 소주제로 편성, 친일 부역자 명단과 친일 부역 행위를 상세하게 서술했다.
반면 이승만 정부에서 활동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의 한계가 분명히 규정됐다. 반민특위는 일제 강점기 친일파의 반민족행위 조사와 처벌을 위해 설치된 특별위원회다. 이승만 대통령은 친일파를 적극 옹호하며 반민특위 활동을 방해했다. 이에 반민특위는 설치 1년 만에 해체됐다.
독립 운동의 경우 항일 무장 투쟁을 별도 주제로 상세히 서술됐다. 특히 기존 검정교과서에서 소홀히 다뤘던 외교 독립 활동과 여성 독립 운동가 내용이 다뤄졌다. 또한 기존 교과서가 경제성장의 성과보다 부작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국정교과서는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충분히 서술함과 동시에 경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도 별도 소주제로 구성, 서술했다.
국정교과서가 역대 정부의 '독재'를 분명하게 서술한 것도 주목된다. 이는 진보 측에서 제기한 '독재 미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이에 이승만 정부 독재로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됐음을 분명히 밝혔다. 박정희 정부의 유신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약한 독재체제였음을 명확히 서술했다. 반면 독재에 항거한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민주화 운동 의미와 성과도 자세하게 다뤘다.
이와 함께 국정교과서는 역사 왜곡 대응 사고력과 통찰력 향상을 위한 내용을 포함했다. 즉 독도 분량이 대폭 확대됐으며 기존 검정교과서에 대부분 서술되지 않았던 '동해' 표기의 역사적 연원을 제시했다. 일본군 '위안부'의 경우 동원의 강제성, 인권 유린, 국제사회 인식 등을 서술했고 동북공정 같은 고대사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고조선 등 고대사 서술을 확대했다.
이준식 부총리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사실에 입각한 균형 잡힌 교과서"라며 "미래세대를 위한 올바른 교과서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많은 국민들께서 관심을 갖고 살펴봐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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