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술과 윤리가 공존하는 ‘인공지능 교육’ 이뤄져야

황혜원 | yellow@dhnews.co.kr | 기사승인 : 2022-02-07 20: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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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최근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블랙핑크를 좋아하는 20살 여대생’이라는 친근한 설정과 실제 사람과 나누는 듯한 자연스러운 대화로 10~20대 연령층에서 높은 인기를 보인 ‘이루다’는 하지만 각종 논란 끝에 정식 출시 20여일 만에 결말을 맞았다.


‘이루다’는 두 가지 시사점을 남겼다. ‘인권’ 문제와 ‘개인정보 불법 수집’ 문제다.


‘이루다’가 쏟아낸 성희롱, 약자 차별, 소수자 혐오 등의 발언은 사회적 인권과 직결된 부분이다. 인공지능이 배운 차별, 혐오가 다시 사회적으로 재생산돼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불법 수집’은 더욱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연애 분석 어플을 통해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를 ‘이루다’의 데이터베이스로 사용하면서, 특정 개인의 주소,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개발사 스캐터랩은 제대로 된 고지 없이 카카오톡 대화를 통한 데이터를 ‘이루다’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가지 시사점은 ‘인공지능 윤리’ 문제로 귀결된다. 윤리 문제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없는 이유를 ‘이루다’가 직접 증명한 셈이다.


결국 인공지능 산업 확장을 위해서는 윤리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 전문가들 역시 인공지능 산업 분야의 ‘윤리 부족’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는 인공지능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삼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교육부 역시 이에 맞춰 인공지능 분야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대학에는 인공지능 관련 학과가 속속 개설되고 있으며, 대학-기업 간의 특화 연구센터 등도 조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과 관련한 윤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습득할 수 있을까.


수도권 소재 주요 대학에 설치된 인공지능학과 10곳을 조사한 결과, 인공지능 윤리와 관련된 교과목이 설치된 대학(학과)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수의 대학에만 개설이 됐는데, 이마저도 4학년 ‘전공선택’ 교과다. 수강을 하지 않아도 졸업에 지장이 없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미래 신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집중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과 달리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교육은 거의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경우 컴퓨터과학 전공자를 대상으로 윤리적 합리성에 대한 집중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의 교수가 단순히 교과목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과학, 철학 등 분야 교원 다수가 투입돼 컴퓨터과학 전반에 걸쳐 윤리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기술 개발 단계에서부터 인간 중심적 태도를 고민하며, 인간과 기계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지나친 규제가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무분별하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의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발전해야 하지 않을까. 윤리 교육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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