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항암제, 투약 전 치료 성공률 예측한다”

온종림 기자 | jrohn@naver.com | 기사승인 : 2026-05-06 10: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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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개별 분석 기반 면역항암제 효과 정량화 기술 개발

왼쪽부터 박규민 석박통합과정생, 생명과학과 박지환 교수,

 

[대학저널 온종림 기자] 종양 내부의 미세한 차이까지 세포 단위로 정밀하게 분석해 면역 항암 치료 반응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맞춤형 진단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은 환자별 특성에 기반한 1:1 맞춤형 항암 치료의 가능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과 박지환 교수 연구팀이 단일세포 수준에서 면역 항암 치료* 반응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분석 기술(scMnT)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여러 세포를 한꺼번에 분석해 평균값만을 보는 기존 ‘벌크(Bulk) 분석’의 한계를 넘어, 종양을 구성하는 개별 세포마다의 차이를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면역 항암 치료는 우리 몸의 면역계를 활성화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같은 암이라도 환자에 따라 치료 효과가 크게 다르며, 일부에서는 효과가 거의 없거나 과도한 면역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차이는 암세포의 유전적 특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세포는 분열 과정에서 DNA를 복제하며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를 이루는 염기(A, T, G, C)가 잘못 삽입되거나 빠지는 ‘삽입·결실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AAAAA’처럼 같은 염기가 반복되는 구간에서는 복제 과정에서 하나가 더 들어가거나(AA→AAA), 하나가 빠지는(AAA→AA) 오류가 상대적으로 더 쉽게 발생한다.

정상적으로는 이러한 오류가 복구되지만, 복구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오류가 축적되며 ‘미세부수체 불안정성(MSI)’이 나타난다. MSI가 높은 암세포는 비정상 단백질(신항원)을 더 많이 생성해 면역세포에 잘 인식되기 때문에, 면역 항암 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존 MSI 평가는 ‘양성/음성’의 이분법에 머물러, 환자별 치료 반응을 정밀하게 가려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MSI를 단순한 ‘유무’가 아니라 강도의 차이를 갖는 연속적인 지표로 보고, 이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분석 기술 ‘scMnT’를 개발했다. 특히 이 기술은 종양 내 MSI의 ‘이질성’에 주목해, 기존처럼 전체 평균값이 아닌 세포 단위의 차이를 개별적으로 비교·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하나의 종양 안에서도 암세포마다 복제 오류의 정도가 서로 다른데, 이를 마치 상자 속 과일의 상태를 하나하나 구분하듯 세포별로 정밀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실제 대장암 환자 데이터에 적용한 결과, 동일 환자의 종양 내에서도 MSI 수치가 높은 세포와 낮은 세포가 공존하는 이질성이 확인됐다. 특히 MSI 강도가 높은 영역일수록 면역세포(T림프구)가 집중돼 활발하게 암세포를 공격하는 반면, 낮은 영역에서는 면역 반응이 상대적으로 무뎌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종양 내부의 차이가 실제 치료 반응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모든 세포의 평균값만을 기준으로 MSI를 ‘양성’ 또는 ‘음성’으로 판단하던 기존 벌크 분석의 한계를 드러낸다. 평균값만으로는 종양 내부의 미세한 차이를 반영하기 어려워, 치료 반응이 낮은 영역과 같은 ‘사각지대’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별 환자의 종양 특성에 맞춘 최적의 정밀 의료를 실현하고, 면역 항암 치료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연구팀은 MSI 강도가 높은 종양일수록 면역세포(특히 T림프구)가 더 많이 존재하고, 면역 항암 치료에 대한 반응도 더 좋은 경향을 확인했다. 이는 scMnT 기술이 치료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며, 환자별 종양 특성에 따른 치료 전략 수립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지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MSI를 단순한 이분법적 지표가 아닌 ‘정량적 지표’로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암 환자의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과 면역 항암 치료의 성공률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지환 교수가 지도하고 박규민 석박통합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지원사업,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 중소기업 기술개발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 한-미 공동연구 기금(KUCRF)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생물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리핑스 인 바이오인포매틱스(Briefings in Bioinformatics)’에 4월 14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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