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김태진 교수, 열네 번째 개인전 《시그널(Signal)》

이선용 기자 | lsy419@kakao.com | 기사승인 : 2025-04-16 14: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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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 호호에서 진행, 무료 관람
비형식적 회화 언어와 감각적 흔적이 교차하는 드로잉 신작 선보여

<액체, 빛>, 종이에 수채, 파스텔.

 

[대학저널 이선용 기자] 국민대 회화전공 김태진 교수가 열네 번째 개인전 《시그널(Signal)》를 개최했다. 오는 5월 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연희동 갤러리 호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6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드로잉 신작 20여 점으로 구성된다.


김태진 작가의 드로잉 연작은 고정된 형태를 지우고, 감각의 얼룩과 흔적을 따라 회화의 본질을 탐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번짐과 스며듦, 뭉침 같은 유기적 조형 요소가 유동적으로 흐른다. 수채 물감의 젖음과 번짐 위에 파스텔이 덧입혀지며, 하나의 얼룩처럼 퍼지고 수렴되는 색면들이 리듬감 있는 화면을 완성한다.

일정한 형태를 재현하기보다, 감각이 지나간 자리를 기록하려는 작가의 시도는 드로잉을 단순히 회화 작업을 위한 밑그림이 아닌, 조형적 파동의 현장으로 이끈다.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는 선의 흐름과 색의 중첩은 순간의 감정과 우연을 반영하며, 관객의 시선을 자유롭게 유도한다.

김태진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드로잉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감각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어 “명확한 이미지를 상정하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화면 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감각적 사건들을 지켜보는 태도에 가깝다”며 “물감이 번지거나 스며드는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나도 그 안에서 흔적을 추적(tracking)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 제목 ‘시그널(Signal)’은 일반적으로 ‘어떤 의사를 전달하거나 지시하기 위해 일정한 방법으로 보내는 표시나 기호’ 혹은 ‘어떤 일이 일어날 조짐이나 징후’를 뜻하지만, 단일한 의미로만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감상자 각자의 인식과 감정에 따라 다채롭게 반응하는 열린 회화 언어로 기능한다. 생성과 소멸, 파동과 흐름이 공존하는 화면은 감각의 프리즘을 통과한 일종의 ‘징후’이며, 동시에 관객에게 던지는 ‘신호’다.

김태진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다시 손으로, 다시 감각으로, 다시 회화로 돌아와 ‘보이는 것 너머’를 감지하려는 태도를 드러낸다. 익숙한 방식에서 벗어나, 미지의 조형 가능성을 향해 던진 그의 과감한 시도는, 예측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리듬과 감정에 대한 감각적 사유이자 그 흔적이다. 삶의 확신할 수 없는 순간들, 그 불완전한 감정의 결들이 화면 위에 투명하게 스며들며, 다가오는 봄의 시간 속에서 관객과 진솔하게 호흡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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