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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미국, 일본의 학자들을 초청해 사회과학, 문학, 철학 등 다양한 학문적 시선에서 돌봄의 본질과 실천적 방향, 죽음과의 관계성을 입체적으로 성찰하고자 마련됐다.
박준식 부총장 겸 생사학HK+연구단장은 개회사에서 “돌봄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최고의 품격을 상징하는 핵심 영역”이라며, “기술과 환경, 인구 구조가 급변하는 시대적 도전에 직면하여, 그동안 인류가 발전시켜 온 돌봄의 긍정성과 인간 존엄의 가치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자인 장유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지원으로 진행 중인 ‘치매 가족 돌봄자를 위한 근거 기반 프로그램’의 성과를 소개했다. 장 교수는 한인 이민자 가족의 언어·문화적 특성과 정서를 반영한 K-Savvy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참여자들의 우울 증상이 완화되고 자기효능감이 높아지는 효과를 확인해 돌봄 지원이 문화적 맥락을 고려해 설계될 때 실효성을 갖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안지나 일본 오키나와국제대학교 교수는 ‘돌봄의 경험은 죽음을 어떻게 다시 쓰는가: 사에 슈이치의 <노숙가족>과 <황락>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일본의 개호(돌봄) 문학을 분석했다. 가족 중심 재택 돌봄의 한계, 노노(老老) 개호, 간병 살인과 안락사 담론이 문학 속에 어떻게 그려지는지 짚으며, 돌봄 제공자의 고통을 이해하는 동시에 돌봄 받는 이가 자기희생적 죽음 서사에 갇히지 않고 주체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적 시선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장태순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교수는 마이어로프(Mayeroff)의 돌봄 개념을 생사학적으로 재해석했다.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노쇠와 임종기의 돌봄도 고유한 존재에 대한 헌신과 동행으로서 근본적 돌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보름스(Worms)의 완화의료 철학과 트론토(Tronto)의 민주주의적 돌봄 조건을 아우르는 통합적 사유를 제시했다.
석재은 한림대 고령사회연구소장은 “돌봄은 한 인간의 시작부터 마지막 임종의 순간까지 존엄성을 완성해 가는 본질적인 과정”이라며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돌봄의 복합적인 측면을 깊이 있게 조명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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