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한 가지 주목을 받은 점은 최훈규 군의 형인 최성규(카이스트2)군이 지난 2008년 동일한 상을 수상했다는 이력이다. 형제가 나란히 대한민국인재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다. 그 배경에는 두 아들의 아버지인 최병운(50 경기 한뫼초 교사)씨의 특별한 교육관이 자리하고 있다.
각종 과학 대회 출전 유도...
결과보다 과정 중요시
과학 경시대회 관련 학원에 한 번도 보내지 않았다는 최 씨의 교육관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교육이다. 또한 어릴 때부터 습관화 되온 ‘책읽기’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최 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도서관을 놀이터로 느끼도록 유도했다. 그러나 단순한 책 읽기가 아닌 단계별로 수준을 높이는 독서가 되도록 했다. “처음에는 읽고 싶은 책을 모두 읽게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 단계씩 심화된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일주일에 서너 번씩 도서관에 갈 때마다 두세 권씩은 꼭 빌려서 읽도록 했다. 이렇게 하다 보니 한 달에 읽게 되는 책이 30권이 훌쩍 넘을 정도였다.
“책 읽기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을 잡아주게 되면 중·고등학생이 되면 스스로 책을 고르는 안목이 생기기 마련이에요.” 과학 과목을 가르치는 최 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과학 실험을 하고 대회 준비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했다. 그 수업을 함께 구경하거나 각종 과학기구를 자연스럽게 만지며 놀게 했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발명이나 과학탐구 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 참가하도록 했다. 과학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만약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더욱 중요하게 여겼다. 결과에 집착하면 오히려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체봉사활동도 활발하게 참여하게 했다. 개인이 아닌 단체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길러주고 활발한 성격을 키울 수 있게 했다.
토론식 수업 유도가 카이스트 입학 원동력
최 씨는 고등학교에 입학 한 큰 아들에게 학원 수업이 아닌 학교에서 운영하는‘수학 동아리’ 활동을 적극 추천했다. 카이스트에 진학할 수 있게 동기부여를 해준 것도 동아리의 영향이 컸다. “단순히 문제를 주고 풀어보는 정형화된 공부가 아니라 몇 명이 팀을 이뤄 다양한 문제 방법을 연구하는 수업 방식이었어요.” 문답식이 아닌 토의식으로 이뤄진 동아리 활동은 자연스럽게 논리적으로 말하는 방법 및 팀워크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창의력올림피아드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낳았다.
성규 군은 수학과 과학은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에 비해 영어가 다소 약했다. 그러나 무조건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학원에 가지는 않았다. 최 씨는 큰 아들이 일률적인 학원 수업 방식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전화영어’를 하도록 했다. 일정한 시간과 횟수를 정해 외국인과 자연스럽게 통화하며 회화를 통해 공부하도록 초점을 맞췄다. “다른 과목에 비해 다소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조건 책을 보며 공부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어요.” 전화 영어 뿐 아니라 학교 수업 중에서도 모르는 점이 있으면 반드시 물어보고 넘어가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질문을 하지 못한 성규 군도 꾸준한 질문을 통해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주말에는 전화 또는 메일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궁금증을 풀고야 마는 집념이 생긴 것이다.
시시콜콜한 대화는 ‘슬럼프 극복’ 일등공신
공부에 있어서 체력도 중요하다. 집중력이 높아지려면 그에 따른 체력도 뒷받침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씨는 두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태권도를 통해 체력을 키우도록 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운동 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말에는 꼭 가족들이 함께 운동을 했다. 운동 후에는 온 가족이 모여 책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읽게 하되 수능에 필요한 권장 도서를 빼놓지 않고 읽도록 했다. 최 씨는 책 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단 아이들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부모도 같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의 역할도 컸다. 두 아들이 예민한 사춘기를 슬기롭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스스럼없는 대화가 원동력이 됐다. “아이들이 자율학습을 끝내고 집에 오면 저녁 10시가 넘는 시간이죠. 그 때부터는 공부는 접어두고 아이들과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시시콜콜 얘기하는 시간으로 보냈어요.” 아이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한 최 씨의 교육관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최 씨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 ‘여유’를 갖고 교육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시험 결과에 따라 감정 기복을 심하게 표현하는 것은 금물이다.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는 나를 믿는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슬럼프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카이스트에 입학 해 2학년이 된 큰 아들 성규 군은 학교에서도 각종 동아리에서 리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학교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상규 군이 카이스트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결과에 연연해하지 않는 즐기는 공부’를 강조해온 최 씨의 교육관이 큰 버팀목이 됐다. 즐기는 공부를 통한 성취감을 맛본 아이들은 반드시 어느 분야에서든 그 진면목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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