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자율만큼 책임도 져야"

부미현 | bmh@dhnews.co.kr | 기사승인 : 2013-03-13 10: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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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논문 표절 문제 연이어‥법인 전환에 따른 책무성 필요

서울대학교(총장 오연천)가 지난 2011년 12월 법인화 이후 잇따른 논문표절 논란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의 잡음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법인 전환으로 자율성을 확보한 만큼 사회적 책무에 대해 보다 엄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비판에 귀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지난 7일 서울대는 논문표절이 확인된 정치외교학부 김모(48) 교수의 사직서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서울대에 임용되기 전인 지난 2004년 한국국제정치학회 학회지에 투고한 논문이 미국 예일대 모 교수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의 논문 표절은 한국국제정치학회가 이 논문의 저자로부터 표절이라는 제보를 받고, 윤리소위원회를 꾸려 검토한 결과 사실로 판정됐다. 이후 김 교수가 서울대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앞으로 철저한 검증을 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임용 심사 3년 전까지 발표된 논문만을 다루기 때문에 걸러내기 힘들었다고 해명했다. 심사에 임박해 한 번에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모든 논문을 일일이 검토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하지만 외부기관을 통해 표절 문제를 알게 될 정도로 서울대의 임용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또한 서울대는 교수의 임용 전 논문뿐 아니라 재직 교수가 내놓은 논문에서도 표절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달에는 황우석 박사가 서울대를 떠난 후 서울대 수의대의 줄기세포 연구를 이끌어 왔던 강경선 교수의 논문 조작 의혹이 제기됐고 대학 측은 '연구 부적절 행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강 교수가 참여한 논문 2건에서 조작 사실이 발견돼 엄중경고 처분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논문 조작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징계위원회 회부는 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에도 서울대 약대의 김상건 교수가 2011년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의 유전자 분석 사진이 다른 논문에서도 중복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대는 조사 결과 직접 논문 조작을 하지 않았지만 교신저자로서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했다면서 엄중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 같은 일련의 논란들을 돌아보면 서울대 교수들의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 부족과 서울대의 검증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교수의 연구윤리 문제와 더불어 사회적 시선에서도 서울대는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대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사회학과 초빙교수로 임용하려다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문제를 제기한 학생들은 산업재해 피해자를 양산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총 책임자였던 황 전 사장을 사회학 교수로 초빙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비판적 지성이 돼야 할 대학이 먼저 사회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인물을 임용하는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은 서울대 외부에서도 제기됐고 결국 서울대 사회학과는 황 전 사장의 교수 임용 계획을 취소했다.


최근 잇따른 논문표절 논란과 교수 채용 불발은 서울대에 악재임은 분명하다. 특히 서울대는 그렇게도 갈망하던 법인 전환에 성공했다. 법인 전환 과정에서 내부 반발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 때문인지 아직도 서울대의 법인 전환을 부정하는 시각은 여전하다. 따라서 불미스러운 일이나 잡음이 생기면 이전보다 더욱 따가운 여론의 화살이 서울대로 향할 수밖에 없다.


서울대는 법인 전환의 명분으로 세계 최고 수준 대학으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자율만 챙기는 모습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성 강화를 통해 국민적인 신뢰를 얻는 것이다.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뤄낸 법인 전환인 만큼 뼈를 깎는 자정노력은 당연하다. 서울대가 최근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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