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두산이 경영하더니…"

부미현 | bmh@dhnews.co.kr | 기사승인 : 2013-07-09 10: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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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특별기획>, 두산 경영 5년의 빛과 그림자
"수십년 고질적 문제 해결" VS "개혁 아닌 기업문화 이식"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총장 이용구)를 경영한 지도 벌써 5년을 맞고 있다. 최근 학과 구조조정으로 학내 논란이 불거지면서 중앙대는 또 다시 매스컴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대학저널>은 특별기획으로 '두산의 중앙대 경영 5년'을 집중 조명해봤다.


중앙대는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중앙대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는 박 이사장의 말처럼 공격적인 개혁을 펼쳐왔다. 행정, 교육, 연구 등 학교의 모든 부분에서 효율성을 강조한 것이 개혁의 핵심. 그 결과 중앙대는 짧은 기간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을 통한 캠퍼스 환경 개선을 비롯해 각종 외부 기관 평가의 주요 항목 순위 대폭 상승이 대표적. 입시에서도 중앙대는 경쟁률이 상승하며 이른바 두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광의 모습 뒤에 감춰져 있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즉 교육과 연구라는 대학 본연 가치가 '효율'과 '성과'를 강조하는 분위기에 밀려 도외시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무엇보다 취업률과 논문 수로 평가받는 교수, 그리고 학과 인기도로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개혁에 대한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이에 중앙대는 발전을 위한 과감한 개혁과 함께 구성원들의 우려와 피로를 어루만질 수 있는 리더십 또한 요구되고 있다.


5년 만에 각종 평가 순위 급상승 '눈길'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중앙대의 지난 5년 성과는 한 마디로 눈부시다. 중앙일보 종합평가의 경우 2008년 14위에서 2012년 10위로 4계단 올랐고, 조선일보와 QS 아시아대학 평가 순위에서는 2009년 114위에서 2013년 7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2008년부터 시작된 교육부 '교육역량강화사업'에는 5년 연속 선정됐다. 교육의 질과 경쟁력이 높은 대학임을 인정받은 것.


SCI논문 게재 수는 두산 인수 전 2007년 504건에서 2010년 1011건으로 대폭 늘었다. 대입 경쟁률도 2007년 4.5대 1에서 2012년 23.4대 1로 높아졌다. 2012년 착공된 경영경제관을 비롯해 약학대학과 R&D 센터 신축, 중앙대병원 증축, 기숙사 신축 등 그동안 3509억 원 상당이 건물 신축과 리모델링에 투입됐다. 2007년 6억 4000만 원에 불과했던 법인전입금은 2009년 326억 원, 2010년 693억 원 2011년 263억 원으로 늘었다.


뿐만 아니다. 학교 운영 전반에서 '비효율을 효율'로 바꿔놓았다. MBO(목표 관리 경영) 성과평가를 통한 경영관리 혁신, 학문단위 재조정, 책임형부총장제도입을 통한 본부 조직 최소화, 본분교통합, 적십자 간호대학 합병을 통한 의·약·간호교육 복합 클러스터 조성으로 경쟁력 확보, 예산, 회계제도 개선, 엄격한 학사관리에 따른 졸업생들의 대외경쟁력 상승. 실용적 요양과목 이수 강화, 특성화학과 육성 등의 성과가 모두 박 이사장이 가져온 변화다. 특히 박 이사장이 비효율을 효율로 바꾼 부분은 그의 강한 리더십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학내 평가다.


유춘섭 중앙대 노동조합위원장은 "학교에 쓴소리를 하게 되는 노조 입장에서도 박 이사장 취임 후 지난 20년 간 고치지 못한 중앙대의 고질적인 병폐들이 많이 개선됐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5년의 성과 이면엔 '밀어붙이기'식 개혁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기 마련. 학내에서는 박 이사장이 펼치는 개혁이 기업이 추구하는 효율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대학 본연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부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교육과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교수들이 느끼는 개혁 피로감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논문 수가 대폭 늘어난 것을 두고 학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정작 교수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는 상황.


교수협의회의 A 교수는 "SCI에 게재되는 논문도 그 수준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무조건 질을 담보한다고 볼 수 없다"며 "논문의 질이 아닌 숫자로 평가받으면서 1년에 20개씩 쓰는 사람이 나오는 상황은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논문 수에 개의치 않고 해당 분야에서 최고의 논문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중앙대가 그 학문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중앙대가 대학 최초로 도입한 '연구 결과에 따른 급여 지급' 방식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존 교수들이 평가에서 유리하기 위해 신임 교수 채용 시 연구역량이 부족한 사람을 채용하려는 분위기를 조장, 오히려 대학의 경쟁력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A교수는 "기존 교수들이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인정받지 못하고 신임 교수들과 현 시점의 논문 수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이런 비상식적인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밀어붙이기식' 대학 경영에 대한 학내 반발은 학과 구조조정에서 가장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중앙대는 2010년 대대적인 학문단위 재조정 과정에서 학생들과 갈등을 겪은 바 있으며 당시 학생들은 구조조정 대상이 된 인문학 영역에 취업률이라는 천편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민 것과 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 등을 문제 삼으며 타워크레인 고공시위까지 벌였다.


또한 최근 중앙대는 학문단위 재조정을 통한 캠퍼스별 특성화에 따라 사회복지학부의 아동복지, 가족복지, 청소년전공과 아시아문화학부 비교민속전공에 대한 폐지 안건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켜 해당 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효율성이라는 표피를 씌워 포장했지만 구성원 간 아무런 협의나 명확한 근거 없이 비민주적으로 강행된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했다.


개혁 피로감 누적…구성원 마음 살필 때


중앙대는 두산 경영 이후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대학가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두산-중앙대'는 '삼성-성균관대'의 제2모델로 각광받으며 많은 대학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중앙대가 진정한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학경쟁력의 주축인 교수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즉 논문 수, 연구 결과 연동 급여 지급 등 정량적 평가와 경쟁적 시스템이 불러온 문제점도 있음을 인정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 교수는 "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것에 급급해하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뒷받침을 해줄 때 해외 우수 인력들도 중앙대에 관심을 가져 우수 교수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대학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일련의 개혁과정에서 피폐해진 구성원들의 마음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유춘상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개인 기반의 경쟁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 개인별 줄세우기 대신 부서, 학과 단위로 공동체가 경쟁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해 개인의 부담을 덜고 구성원과 학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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