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지역 사회와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대학-지역 사회의 ‘윈윈(win-win)’ 모델을 만들어 가는 대학이 있어 주목된다. ‘열린 소통’으로 비상하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전남대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전남대가 소통의 도구로 삼은 것은 ‘책’이다. 전남대는 광주 시민과 책읽기를 통한 지역 공동체 정체성 확립에 나선 가운데 ‘광주가 읽고 톡(talk)하다(이하 광주톡)’ 프로그램을 통해 범시민독서운동을 펼치고 있다.

전남대는 ‘광주톡’을 통해 광주시민 모두가 한 권의 책을 공유함으로써 공통의 문화를 체험하고 나아가 지역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구상이다. ‘광주톡’은 이른바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으로 책 선정부터 독서 및 토론활동, 문화행사 등 프로그램 전반을 시민과 함께 운영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지역은 일상적으로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독서토론문화가 자리잡고, 전남대는 전문자원 활용 등 거점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역과 꾸준히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협력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5월에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광주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또 전남대는 한달 남짓 기간 동안 6400여 명의 시민이 투표에 참여 한 ‘한 책’ 선정이라는 뜻깊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지역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냈다. 독서운동이 대학과 지역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 이뿐만이 아니다. 전남대는 동반도서 선정·발표, 작가초청 강연회 및 사인회, 독서릴레이 전개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책 읽고 토론하는 문화 광주’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남대 지병문 총장은 “‘광주톡’은 광주·전남지역 거점대학인 전남대가 지역민을 위한 문화공동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시작했다”면서 “시민들이 일 년 내내 공통의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얘기 를 나누게 함으로써 공감하고 소통해 정서적 유대감을 갖게 하는 데 중요한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범시민독서운동과 더불어 ‘텃밭’을 통해 지역민과의 소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캠퍼스 일부를 지역민들에게 ‘텃밭’으로 제공해 친환경 먹거리를 직접 재배하는 도시농업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 편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전남대가 지역민과의 소통을 위해 내놓은 텃밭은 분양 때부터 큰 화제였다. 선착순 30여 명에게 1인당 6.6~10㎡(2~3평)씩 총 330㎡(100평)을 분양한다는 소식에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2시간만에 분양자 모집 이 마감됐다. 이후에도 200여 명이 분양 대기자로 등록하는 등 지역민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분양자들은 올해 말까지 자율적으로 텃밭을 관리하며 친환경 먹거리를 직접 재배할 예정이다.
전남대는 단순히 공간만을 제공해 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학이 지닌 인적 자원을 활용해 수평적 소통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교수들과 직원들이 나서 농사에 서툰 시민들을 위해 이론·실습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전문적인 지도에 나선다. 아울러 분양자들에게 살충제 등의 농약을 쓰지 않는 도시농업을 적극 권장함으로써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도 알릴 예정이다.
지역 대학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지역 사회의 사회적 요구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남대가 보여주고 있는 지역 사회와의 소통 방식은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 로 작용하게 된다.
지역민 위한 ‘무료 변호’, 주한독일문화원 어학센터 유치
지역 사회와 소통하려는 전남대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남대는 법률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지역민들을 위해 ‘무료 변호’에 나서고 있다.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리걸클리닉 센터는 지난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지역민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및 소송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이주여성, 외국인 근로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비롯해 법률 도움이 필요한 일반인 누구나 지원 대상이 되 며, 체불임금, 취업사기 사건 등 민·형사 전반에 대한 법률 지원을 한다.
또 지역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안이나 사회적으로 파급효과가 큰 공익소송도 지원 범위에 포함된다. 법률상담은 누구나 무료이며, 소송비용은 리걸클리닉센터의 자문위원과 전담 변호사가 소송 가능 여 부, 신청인의 경제력, 승소 가능성 등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전남대는 오는 12월 교내 구 출판부 건물 일부를 리모델링해 주한독일문화원의 새 분원을 개장한다. 주한독일문화원 어학센터를 유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일 유학을 희망하는 광주 시민들에게 큰 혜택을 제공하게 된다. 그동안 독일 유학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서울까지 가서 어학코스를 이수하는 불편을 겪었으나 전남대에서 유학 준비를 할 수 있어 지역민과 지역기관이 독일 등 유럽으로 진출하는 과정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밖에도 전남대 학생들은 강좌·시험 비용 할인, 언어센터 내 비치된 출판물 및 디지털자료 이용, 독일 관련 문화행사 참여기회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남대는 물론 광주·전남 지역의 국제화를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민의 사회적 가치 창출… 대학 발전의 ‘신(新)패러다임’에 ‘주목’
한편 여수캠퍼스도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대학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6월 여수시와 지역과 대학의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학교와 지역 사회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여수시는 여수캠퍼스 학생들의 취업과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하고, 여수캠퍼스는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학생들의 ‘여수 시민되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너도나도 창조경제를 운운하는 상황에서 지역 대학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지역민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원동력으로 지역 사회 발전의 선순환 구 조를 만들어 내는 게 바로 지역에 속한 대학이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과 지역 사회와의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 지역 사회와 ‘열린 소통’을 진행 중인 전남대가 보여 주고 있는 대학 발 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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