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직업교육 책임지며 전문인력 양성…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
취업, 특성화, 전문성 등이 전문대학 강점… 표준 시스템 구축으로 경쟁력 강화
교육 한류시대 전문대학 역할이 중요… 전문대학 영역 보장 필요

대한민국 고등직업교육의 중심, 전문대학.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전문대학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을 책임지면서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 실업 대란 시대에 전문대학의 명성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는 ‘201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서 전문대학의 취업률(61.4%)이 4년제 대학 취업률(58.6%)을 앞선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능력중심사회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대학의 미래는 밝다.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실무능력이 탄탄한 전문대학 출신들의 가치가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이처럼 전문대학의 위상이 높아지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에 재입학하는 ‘U턴 현상’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의원에 따르면 U턴 입학생 수는 2012학년도 1102명, 2013학년도 1253명, 2014학년도 1283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렇게 볼 때 전문대학은 더 이상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이 가는 대학’이 아니다.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할 미래의 전문인재들이 소신을 갖고 진학하는 대학’이 바로 전문대학이다.
그렇다면 전문대학만의 매력과 강점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승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군장대학교 총장)은 ‘삼류’와 ‘사위’라는 표현으로 전문대학의 강점을 소개했다. 이 회장은 “광고 카피처럼 심플하게 말하자면 ‘전문대학은 삼류(三流)’다. 여기서 말하는 삼류란 취업, 특성화, 전문성의 3가지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이 삼류는 전문대학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솔직히 전문대학의 위상이나 경쟁력이 높아졌다거나 낮아졌다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전문대학은 변함없이 그리고 꾸준히 시대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사회가 필요로 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의 학습을 시켜 왔다. 교육계의 우직한 집안 대소사를 챙기는 사위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취임한 이 회장을 만나 전문대학의 강점과 특성, 비전과 발전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고 계신 소회를 간단히 밝힌다면.
“사실 쉽지 않은 도전이었고 결심이었다. 무엇보다 책임감과 함께 도전의식이 생긴다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지방 사립대학 오너의 입장에서, 대학의 정상적인 경영 체계를 확보해야 하는 동시에 ‘전문대학이 신(新)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전문대학 호’를 이끈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현재 전문대학은 학령인구 감소, 새 교육 수요로 인한 기업 미스매치(Mismatch·부조화), 다양한 직업교육기관 등 여러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전문대학의 또 다른 도전과 성공을 이끌어 낸다면 성취감도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문대학 총장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고 계신 입장에서 전문대학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면.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기관이다. 따라서 학문적으로는 갈 수 없고 직업교육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또한 전문대학은 직업훈련소, 직업학교와는 다르다. 즉 대학인으로서 인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도록 해 주면서 직업교육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게 전문대학이다.”
그동안 전문대학들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중심으로 교명에 ‘교’자를 붙이고 총장 명칭을 사용하게 되는 등 다수의 성과와 발전을 이뤄냈다. 전문대학의 주요 성과에 대해 말한다면.
“주요 성과라기보다 지금까지 계속 살아남았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540만 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사회 곳곳에 영양소로 심어왔다는 게 중요하다. 단언컨대 전문대학은 대한민국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이다. 이 말 한마디에 전문대학의 태생과 앞으로 가야 할 방향성이 다 들어있다.”
회장께서 취임하신 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전문대학들은 새 도약이 예상되고 있다. 회장으로서 어떤 목표와 사업 계획을 갖고 있나.
“지난 9월 17일 취임식에서 전문대학이 정부, 산업체와 함께 ‘개방·소통·협력’해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5개 실천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개 실천과제는 ▲특성화 사업을 통한 국가 고용률 70% 달성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교육과정 운영 ▲학습자 중심의 교육인프라 조성 ▲청년 실업 문제 등 국가 어젠다를 수용할 수 있는 평생직업교육 집중 ▲교육 복지 및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응한 글로벌화 지향이다. 그리고 이 5개 실천과제는 현 정부의 전문대학 육성방안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전문대학 간 끈끈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유대관계를 더 강화시키는 것도 꾸준히 이어가야 할 부분이다.”
지금은 전문대학들도 국내를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이란 무엇이라고 보며 전문대학들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답은 WCC 전문대학에서 찾아야 한다. WCC 전문대학들의 특징은 그 대학만의 특화된 직업교육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학생들이 제대로 배울 수 있고, 학생들을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진 대학들이다. 즉 이렇게 교육하면 ‘세계 수준의 고등직업교육 메카가 될 수 있다’고 교육부의 인정을 받은 전문대학이라고 보면 된다.”
WCC 전문대학들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3가지 면에서 타 대학 및 마이스터고와 차별화되고 있다. 첫째 대학별 강점 분야 특성화 추진(예: 거제대학교 조선과), 둘째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현장중심 교육과정 개발(예: 영진전문대학 주문식 교육), 셋째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 운영(예: 영남이공대학교, 대전보건대학교) 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선도 모델 대학이 특화되면서 다른 대학들을 유인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3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대학을 계속 육성해 나갈 것이다. 그것이 대학과 국가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상생하는 길이다. 또한 이제는 문화만 한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교육의 한류도 고민해 봐야 할 시기가 왔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정부의 관심과 재정 지원이 맞물려 가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문화, 패션, 춤, 음식 등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 한류는 주로 패션, 요리, 노래처럼 학문이 아니라 기능이다. 지금까지는 유학생 수요를 4년제 대학과 대학원만 생각했다. 그런데 한류를 배우고 싶은 유학생들이 4년제 대학으로 오는 게 아니다.
따라서 이런 유학생들을 전문대학이 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지만 한류 유학생 같은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다. 즉 유학생들은 한국의 피부미용과와 자동차과에 와서 각각 한국의 미장원이나 정비센터에서 일하고 싶은 것이다. 한국에서 배우고 돌아가면 고국에서 유명한 디자이너 역할을 하고 수입차를 정비할 수 있다. 이처럼 전문대학에도 유학생 수요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사회적으로 인성이 중요시되면서 대학의 인성교육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전문대학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보통 ‘인간이 돼야 한다’는 말에는 인성교육과 예절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인사(人事)라는 말도 따지고 보면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란 뜻이 아닌가. 학교폭력, 왕따, 자살 등 부정적인 교육 기사들의 내면에는 인성교육 부재라는 요인이 숨겨져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에 대해 꾸준한 관심이 있어야 하고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동안 전문대학은 우리나라 산업과 국가 경쟁력 발전에 필요한 인재 양성 공급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하지만 전문대학의 사회적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직업교육을 넘어설 수 있는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해답은 바로 인성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은 어떻게든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예절과 심성은 한순간에 이뤄지는 게 아니지 않나 싶다.
앞으로 취업 교육에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더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바른 심성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문대학 인재상이 돼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 관람, 수업 후기 발표 등을 통한 정신적 교류와 마음의 정서 채움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를 중심으로 ‘전문대학 표준 학사정보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향후 시스템 구축 시 어떤 기대 효과를 예상하고 있나.
“대학 구조조정, 입학정원 감축, 등록금 동결 등 대학 경영난이 점차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시스템 활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을 교육투자로 환원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이다. 사실 개별 대학마다 새로운 교육정책 변화를 정보시스템에 즉시 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공동시스템을 활용하면 제 시기에 최신 기능을 항상 유지, 업무효율성과 활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전문대학들의 노력 못지않게 정부 정책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고등직업교육에 대해 말을 하고 싶다. 솔직히 요즘에는 ‘노를 잡은 사공이 많아 배가 빙빙 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4월 고용노동부에서 폴리텍을 중심으로 일·학습 병행제를 추진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7월에는 기획재정부에서 5년제 고등 전문대학 신설 정책을 내놓았다. 특히 폴리텍과 관련, 기존 제조업 중심 학과에서 서비스 분야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용 확대와 투자 활성화를 명분으로 발표되는 직업교육 정책들을 보면 각 부처가 따로 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솔직히 산재된 직업교육과 훈련기능을 한곳으로 모을 수 있는 정치력과 실행력을 정부에 부탁드리고 싶다. 문제는 왜 전문대학이 잘하고 있는 분야를 정부가 중복투자하려 하고 있고 기존 교육기관 특성과 기능을 집중하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하는가에 있다.
이러한 정책 혼선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정부 직제상 직업교육을 총괄하는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현 사회부총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도 생각한다.”
최근 4년제 대학이 전문대학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상생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사항이지만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의원이 발간한 ‘전문대학 10년의 변화와 박근혜 정부의 전문대학 정책진단’ 자료집에 따르면 4년제 일반 대학의 전문대학 학과 설치는 2004학년도 43개교 80개 학과에서 2015학년도 108개교 303개 학과로 증가했다.
하지만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은 분리돼야 한다. 서로 간의 역할을 탐하거나 침범할 필요가 없다. 전문대학에서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4년제 대학들이 만든다. 예를 들어 4년제 대학에서 요리과를 왜 만드나. 4년제 대학에서는 식품영양학이나 재료 분석처럼 학문을 하는 것이지 파와 마늘을 다듬고, 스테이크를 굽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학교는 4년제가 없다. 프랑스의 르 꼬르동 블루와 미국의 CIA 등 모두 2년제다.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간 역할과 기능이 정립돼야 한다.”
4년제 대학 입장에서는 정부가 대학평가에서 취업률을 강조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우선 전문대학만이 설치할 수 있는 학과를 법·제도적으로 보장해 전문대학의 특성을 살리도록 해야 한다. 특히 대학 취업률 평가를 개선해 4년제 대학들이 전문대학 학과를 침범하는 현상을 줄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결국 연구중심대학과 취업중심교육의 전문대학으로 가는 ‘투 트랙(Two-Track·두 가지 방식, 양면전략)’이 반드시 형성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문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84%를 넘어 고등교육 기회라는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많은 졸업생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오랫동안 방황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에 ‘사랑하는 일을 택해 평생을 걸어라’라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 우리가 결혼할 때 사랑하는 배우자를 찾으면서 사랑하는 일은 왜 찾지 않나. 학부모들도 자녀가 좋아하고, 평생 즐거워 할 수 있는 일을 권장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고시를 보거나, 대기업 직원이 되거나, 의사 등이 되길 원한다.
이제는 사회가 선진화, 다양화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으며 보상을 받는 시대가 됐다. 적성에 맞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가르치는 대학을 택하라. 분야별로, 기능별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대가가 되는 것이다. 전문대학에서 그 기회를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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