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교육부의 2015년 구조개혁평가 기본계획이 발표된 가운데 대학들은 각종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대학들의 노력이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학생들의 성적 평가 방식을 기존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바꾸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 기본계획’을 의식한 일방적 변경”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5일 경희대·한국외대·홍익대 등 8개 대학 총학생회는 한국교육개발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교육부 평가 기준을 보면 대학 본연의 역할과는 괴리된 취업률 반영 비율은 높은 반면, 공적 기능을 담당하던 등록금 지표와 법인 지표는 사라졌다. 특히 ‘학점 관리’ 지표 등 무리한 평가 내용의 피해는 이미 여러 캠퍼스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2일 한국외대 학생들은 서울북부지법에 ‘성적평가제도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지원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학의 특성상 소수 정원의 수업이 많은데도 학교는 모든 성적 평가를 상대평가로 바꾸기로 했다. 이는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줄세우기 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국외대 관계자는 “상대평가는 이미 올 초부터 시행하려고 계획했던 내용인데 대학구조개혁 평가 시점에 맞춰 시행한 것이 오해를 불러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홍익대, 경희대와 덕성여대 등도 성적산정방식을 변경했다가 대학과 학생 간의 갈등만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졸업유예 제도를 없애려는 대학의 움직임도 있다. 졸업 유예 학생의 수가 늘어나면 교원 대비 학생 수가 높아져 교육부의 대학평가 평가 점수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는 지난 7일 올 1학기부터 정규학기인 8학기 이상 등록자 가운데 정해진 학점을 모두 이수한 학생은 무조건 학사학위 수료로 처리하는 ‘과정 수료제’를 신설키로 했다. 과정수료제가 도입되면 최소 학점을 채운 학생은 졸업을 미루고 싶어도 더 이상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수료생이 되지 않으려면 등록금의 6분의 1이상을 내고 1학점 이상 추가 등록해 수업을 들어야 한다. 결국 재학생 자격을 유지하려면 등록금을 더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학생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대학생들은 졸업논문을 내지 않거나, 채플을 이수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재학생 신분을 유지했던 것. 실제로 재학생 신분이 취업에 유리하고 기업 주최의 각종 공모전, 인턴제도 등은 대부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대학생 및 직장인 1574명을 대상으로 ‘졸업유예’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대학생들(686명)은 70.4%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이유로는 ‘부족한 스펙을 쌓을 수 있어서’(53.2%·복수응답) ‘인턴 등 졸업예정자로 한정한 기회가 많아서’(46.6%) ‘기업에서 졸업생을 기피해서’(43.1%) ‘진로를 결정하는 시간을 벌 수 있어서’(35.6%) ‘소속이 없다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어서’(31.9%) ‘공백기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있어서’(23.6%) 등을 택했다. 이같은 결과만 보더라도 졸업유예가 대학생들에게는 굉장히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끊임없이 지적돼 왔던 무분별한 학점 인플레를 예방하기 위해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졸업유예생을 조율하기 위한 대책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대학평가를 앞두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급작스런 변화는 학생들에게 혼란과 반감만을 줄 뿐이다.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좋은 지표를 받으며 살아남기 위한 대학들의 몸부림으로 결국 학생들에게 불똥이 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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